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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용덕·넥센 장정석, 입 무거워진 감독들···신경전

입력 2018.10.18. 15:59 댓글 0개
【대전=뉴시스】함형서 기자=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2018년 준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모임공간국보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한화이글스 한용덕 감독과 넥센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8.10.18.foodwork23@newsis.com

【대전=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화 이글스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한용덕(53) 감독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꺾은 넥센 히어로즈의 장정석(45) 감독이 결전을 앞두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선발투수 순서에 따라 흐름이 좌지우지 될 수 있는 단기전인만큼 서로의 의중을 은근슬쩍 떠보고 또 감췄다.

18일 대전 중구 모임공간국보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한 감독과 장 감독에게 '서로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해달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장 감독은 "2, 3차전 선발투수 좀 알려주세요"라고 물었다. 시즌 중 숨기는 것이 많지 않은 한 감독이었지만, "먼저 알려주시면 저도 얘기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대로 질문을 해달라는 말에 한 감독은 조금이라도 정보가 샐세라 "우리 팀 신경 쓰느라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장 감독은 한현희의 보직을 알려달라는 말에 정보를 조금 공개해야만 했다. "최원태가 시즌을 마감한 상황에서 세 번째 선발투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고민한 결과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현희를 선발투수로 기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 감독에게도 다시 2, 3차전 선발투수를 공개해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그러나 한 감독은 "한현희가 몇 차전에 등판하는지 말씀 안 하셨잖아요. 우리도 김성훈, 김민우, 장민재 등 후보가 많아요"라며 말을 아꼈다.

한 감독과 장 감독의 신경전은 '서로의 팀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서도 이어졌다.
【대전=뉴시스】함형서 기자=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2018년 준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모임공간국보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한화이글스 한용덕 감독과 넥센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웃음을 짓고 있다. 2018.10.18.foodwork23@newsis.com

장 감독은 "다 나와도 괜찮은데"라며 슬쩍 자신감을 드러내더니 미디어데이에 동석한 한화 거포 이성열과 베테랑 투수 송은범을 언급하면서 "우리랑 할 때 강하다. 쉬어가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넥센은 다 잘하니까 많이 안 나왔으면 좋겠는데"라더니 "마무리 투수가 나오지 않도록 하고 경기를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필승 의지를 내비쳤다.

한 감독과 장 감독은 사령탑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경험한다.

두산 베어스에서 수석코치로 2015~2017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한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지휘봉을 잡아 한화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부터 넥센을 이끈 장 감독은 16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10-6으로 꺾고 포스트시즌 첫 승을 따냈다.

한 감독은 "한화는 144경기 모두 도전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시즌을 시작했다. 도전을 해 좋은 결과가 나왔고, 가을야구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장 감독은 "쉽지 않은 과정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온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이겠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가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었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대전=뉴시스】함형서 기자=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2018년 준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모임공간국보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한화이글스 한용덕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화이글스 송은범 선수,이성열 선수, 한용덕 감독, 넥센히어로즈 장정석 감독, 김하성선수,김상수선수. 2018.10.18.foodwork23@newsis.com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우여곡절 많은 페넌트레이스를 거쳐 이 자리까지 오른 두 팀이다.

특히 한 감독은 한화에 11년 만에 가을야구 티켓을 안겼다. "너무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나뿐 아니라 선수들도 가을야구를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이런 마음으로 하나가 돼 온 것 같다"고 전했다.

정규시즌 막판 다소 나태한 태도를 보인 송광민을 2군에 내렸다가 1군으로 불러올린 한 감독은 "잡음이 있었는데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좋은 모습으로 팀에 하나가 됐다. 송광민이 없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잘해줬음에도 3번 타순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송광민이 돌아와 3번이 꽉 채워진 느낌"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장 감독도 구단주가 법정에 서고, 주요 선수들이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어 감회가 남다를 터다.

장 감독은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도 많았는데 그 때마다 이택근, 김민성 등 중고참급 선수들이 어린 선수 위주로 된 팀을 잘 이끌어줬다. 그런 것이 원동력이 돼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감독과 장 감독은 나란히 한화의 중간계투진을 이번 시리즈의 열쇠로 꼽았다. 한화는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4.28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한화는 지켜야, 넥센은 무너뜨려야 한다.

한 감독은 "중간계투진이 요소요소 잘 막아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요즘 야구가 중후반 싸움이다. 우리는 144경기를 중간, 마무리 투수가 잘 끌어왔다. 초반에 집중을 잘해 중후반에 매조지를 잘하면 우리에게 승운이 올 것이다. 중간투수를 요소요소 잘 넣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뉴시스】함형서 기자=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2018년 준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모임공간국보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넥센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18foodwork23@newsis.com

장 감독은 "긴장감을 낮추고, 실수를 덜하고, 집중력을 발휘하면 좋은 중간계투진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며 "요소요소 작전을 하고, 흐름을 가져가며 경기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장 감독은 1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한 에릭 해커에 큰 기대를 걸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넥센으로서는 첫 판 결과가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장 감독은 "1차전 선발 싸움이 중요하다고 본다. 해커가 좋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 해커가 좋은 흐름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친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 해커를 지목하기도 했다.

한화와 넥센은 정규시즌에서 8승 8패로 팽팽히 맞섰다. 한 감독은 "박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장 감독도 호각세를 예상했다.

한화는 장기전을 각오한 모양새다. "준플레이오프가 몇 차전까지 가겠느냐"는 질문에 한 감독은 다섯 손가락을 모두 폈다. 장 감독은 4차전을 예상했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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