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패인 나무기둥에 전달된 80년 광주의 아픔
입력 2018.10.05. 15:06 수정 2018.10.05. 15:17 댓글 0개병원 2층 정신병동 일대‘영원한 지금’주제 작품
5·18민주화운동 참상과 희생자 트라우마 그려
기다랗고 낡은 나무들이 기둥처럼 방 한가운데 서 있다.
3.3~6.6㎡(1~2평) 남짓한 조그만 병실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나무기둥은 때로는 벽에 기울어져, 때로는 바닥에 널브러져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 형용할 수 없는 무언의 말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천장이 무너져 험악한 모습을 한 대형 병동에는 콘크리트 기둥을 지지대 삼은 나무 기둥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 처철한 아픔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2018광주비엔날레 GB커미션에 참여한 알제리계 프랑스인인 카데르 아티아의 ‘영원한 지금’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5·18민주화운동이 역사적 현장으로 5·18사적지인 옛 국군광주병원에 전시되고 있다. 특히 작품이 전시된 2층 병동은 옛 국군광주병원 운영 당시 정신병동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남다른 의미를 전달한다.
카데르 아티아는 이곳에서 관련 작품 1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작품의 의미 전달을 위해 한옥의 부자재로 쓰였던 나무 기둥을 모아 사용했다. 특히 나무 기둥 곳곳에 철심을 박아 지난 80년 5월 광주에서 희생당한 광주시민들의 아픔을 드러냈다.
폐허로 방치돼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병원의 암울하고 음침한 모습은 옛 국군광주병원이 계엄사에 연행돼 심문하는 과정에서 고문과 폭행으로 부상당한 시민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카데르 아티아는 개인적 삶의 터전인 프랑스와 이민자 2세로 이질적인 문화 영역에 기반한 작품을 주로 제작해 왔다. 이민자와 혼합문화, 개개인과 집단의 정체성 등이 그의 주요 소재다.
작가는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지난 1980년 5월 광주의 아픈 역사의 의미를 작품으로 승화해 드러내고자 했다. 특히 옛 국군광주병원에 설치된 해당 작품들은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참상과 대학살에서 생존한 희생자들의 트라우마를 그리고 있다.
여기에 옛 국군병원부터 군부대 지하실에 이르는 고문과 수감의 장소들이 폐허로 버려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시간이 흘렀음에도 역사적으로 그들의 상처와 이야기를 인정하는 과정이 아직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 사실을 고발한다.
그는 해당 작품 설치를 위해 5·18피해자들을 만나 면담하기도 했다. 광주민주화운동 생존자를 만나 그 상처로 1980년에 머무른 광주 사람과 현대 세계 사람과의 연결을 시도하면서 현대적인 심리학과 전통적인 민속학 등 다학제적인 접근으로 트라우마에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 것이다.
카데르 아티아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옛 국군광주병원을 방문한 관람객 김모(34)씨는 “그동안 개방되지 않았던 5·18역사적 현장인 옛 국군광주병원에서 5월 광주의 아픔을 작품으로 승화된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병원 곳곳에 설치된 작품이 80년 5월 당시 처참한 참상과 아픔을 있는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관람객 최모(54)씨도 “깨치고 부서진 낡은 나무기둥에 철심이 박힌 모습이 지난 80년 광주에서 벌어진 5·18민주화운동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것 같아 슬픔이 느껴진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5월의 의미가 대내외적으로 알려지고 그 날의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uglykid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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