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8천700만년 시간이 빚어낸 ‘상상 그 이상의 놀라움’

입력 2018.10.01. 08:28 수정 2018.10.01. 18:18 댓글 0개
<전라도 정도 천년, 광주·전남 세계유산으로 다시 날자> 무등산 주상절리대
지난 4월 세계지질공원 확정…국내에서 3번째
등재땐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관광객 증가 효과
광주시 “어려운점 있지만 문화재청과 협의 예정”
지난 4월 무등산 지질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확정됐다. 이제 무등산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세계유산 등재만이 남았다. 사진은 무등산 입석대 주상절리대.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이 사랑하는 무등산.

무등산은 지역민들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산이다. 의향, 예향, 미향으로 특징되는 광주의 뿌리가 무등산이기 때문이다. 지난 1988년 영암 월출산 이후 25년만인 2013년 3월 4일 국립공원으로 승격한 무등산은 해발 1천187m의 높이에 4천12종 생물자원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특히 지난 4월 무등산권 지질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확정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무등산 주상절리대 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확정

유네스코는 지난 4월 12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무등산권 지질공원을 세계지질공원으로 확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137번째이고 국내에서는 제주도, 청송군에 이어 세 번째다.

무등산권의 세계지질공원 확정은 수려한 자연 경관 뿐 아니라 지질학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이다.

무등산권 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음에 따라 광주·전남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무등산권의 경우 제주도나 말레이시아 랑카위 등 보다 지질명소나 역사문화자원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앞서 무등산권 지질공원은 국내에서는 6번째로 지난 2014년 12월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광주시와 담양군 전체, 화순군 일부를 포함한 1천51.36㎢의 면적에 걸쳐 형성돼 있다.

지질공원 내에 서석대, 입석대, 화순 공룡화석지, 운주사, 적벽 등 20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역사문화명소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담양 죽녹원 등 42곳이 포함됐다. 이중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돌기둥이 절경을 이룬 입석대와 서석대는 무등산의 상징물이다. 특히 무등산권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데는 정상 부근에 세계적 규모의 주상절리대가 분포하고 있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전남도와 광주시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4년 12월 환경부로부터 국내 6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그 이후 2016년 11월 유네스코에 세계지질공원 인증신청서를 제출했고 2017년 서류 심사와 국제심포지엄, 현장 실사 등을 거쳐 2018년 4월12일 드디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무등산권 지질공원의 세계화를 위해 무등산권 지질자원과 관광자원을 연계한 관광스토리텔링 구축, 유네스코 지오브랜드 개발, 해외 세계지질공원 학술교류 및 국제전문가 컨설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무등산 주상절리대

무등산 정상에는 돌기둥 수십 개가 하늘을 찌르듯 솟아있다.

무등산 주상절리대로 2005년 12월 16일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됐다.

주상절리는 암괴(巖塊)나 지층에서 기둥 모양의 절리가 지표에 대해 수직으로 형성돼 있는 형태를 말한다. 용암이 분출돼 굳어진 화산암 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무등산에는 석영안산암으로 이뤄진 국내에서 가장 두꺼운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다.

그 중 해발 1천100m에 자리 잡은 서석대와 1천17m에 있는 입석대는 기둥 모양 혹은 병풍 모양을 하고 있어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석대와 서석대의 주상절리는 돌기둥 하나의 크기가 지금까지 남한에서 보고된 것 중 최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해안가가 아닌 해발 1천m 이상의 고지에 발달한 주상절리대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

입석대는 단면이 오각, 육각 혹은 팔각형의 절리를 이루는 둘레 6∼7m, 높이 10여 m의 독립된 돌기둥 수십 개가 수직으로 솟아있다. 입석대의 돌기둥 하나의 크기는 남한의 주상절리 중 제일 큰 것으로 평가된다.

서석대는 돌병풍 모양으로 동서로 길게 발달해 있는 용암층이다.

이 같은 대규모 주상절리는 중생대 백악기인 8천700만년 전 무등산에서 화산이 분출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규명됐다. 세 차례 이상 분화가 이뤄지면서 정상부인 천왕봉과 입석대·서석대·광석대·신선대 등에 주상절리대가 형성됐다.

▲세계유산 등재만 남았다

광주시는 1단계 국가지질공원 인증과 2단계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이어 3단계로 세계유산 등재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1단계와 2단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남은 것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뿐이다.

3단계까지 이뤄지면 무등산은 세계적 명산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광주시는 지난 2010년부터 무등산 주상절리대가 해발 1천m 이상 고산 정상부에 발달해 지구 기후환경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자연유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해 왔다.

이와 관련, 시는 지난 2010년 8명의 전문가 TF팀을 구성한데 이어 2011년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한 세미나를 개최했고, 2012년부터 무등산의 생성과 변화과정 연구 및 국내외 사례조사를 통한 등재방안을 연구하는 용역을 진행하는 등 무등산 주상절리대 등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 왔다.

무등산이 세계지질공원에 이어 세계자연유산에 까지 등재될 경우 광주ㆍ전남의 브랜드 가치 상승은 물론이고 관광객 증가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유산 등재는 먼저 문화재청에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록하고 통과되면 정식목록 절차를 거친 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신청하게 되며 위원회 회의를 거쳐 선정된다.

다만, 한 나라에서 1년에 1곳씩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무등산 주상절리대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국내 잠정목록에 등재 절차를 우선 밟아야 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무등산 주상절리대 등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1단계 국가지질공원, 2단계 세계지질공원, 3단계 세계자연유산이라는 광주시 용역 결과물”이라며 “1년에 국가별로 1개 밖에 신청하지 못하는데다, 문화재청이 국가적 차원에서 세계유산 등재를 검토하고 있으며 예비목록 미등재, 재산권 침해 문제 등의 어려운 점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번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계기로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관련해 문화재청과 협의를 할 예정이다”며 “세계유산이라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규모와 범위,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유산 전문가들은 “세계문화유산은 세계자연유산에 비해 약 4배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자연유산의 등재가 비교 우위를 뚜렷히 입증할 근거 제시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 문화유산이 각 나라마다 고유하고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등재의 타당한 논리를 제시 할 수 있지만, 자연유산는 전세계의 무수히 많은 자연 가운데 가장 탁월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학술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naver.com
김영솔기자 tathata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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