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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많은 바른미래…총선까지 순항 가능할까
입력 2018.09.24. 09:14 댓글 0개야권재편론·제3지대 동상이몽…당 내홍은 불가피
손학규 리더십 관건…내홍 관리하며 당 안정시켜야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추석명절을 앞두고 고심이 깊은 당을 꼽으라면 바른미래당을 빼놓을 수 없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해졌지만 현재 당세는 이전 제3당시절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40석이라는 괄목할 성과를 거뒀지만 불과 2년 새에 당세가 현저히 꺾였다. 안철수 전 의원의 2017년 대선 패배 충격에 이어 바른정당 통합에 반발한 호남계 의원들의 대규모 이탈했다. 바른정당 역시 일부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돌아갔다. 그 결과 두 당이 합친 지금 당 의석은 30석으로 줄었다.
게다가 두 당의 통합 시너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통합 성패의 리트머스로 여겨졌던 6·13 지방선거에선 안 전 의원이 직접 서울시장 후보로까지 출마했지만 득표율 20% 미만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드는 데 그쳤다.
작아진 규모로 인해 국민의당 시절 가졌던 원내에서의 캐스팅 보터 입지도 위태로워진 바른미래당은 9월초 전당대회를 통해 손학규 신임 대표가 당 방향키를 잡으며 잠시 여론의 주목을 받는 듯했다. 그러나 여전히 당 지지율은 한자리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추석 직전인 2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바른미래당 정당 지지율은 6.0%였다. 해당 조사는 지난 17~19일 전국 유권자 1505명 참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바른미래당은 당초 정기국회 기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탈이념 실용정당을 표방하며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빅이슈에 국회 일정이 묻히면서 계획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바른미래당에선 이미 20대 국회 전반기를 흘려보낸 가운데 이대로라면 2020년 총선에서 전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2022년 대선에 대비해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미리 세를 불려야 하는데, 총선 승리는커녕 낮은 지지율 때문에 제대로 된 후보를 구하지도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바른미래당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늘 정계개편이 거론된다. 통합과 지방선거, 전당대회까지 거치면서도 당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한 바른미래당이 '판을 흔드는' 정계개편을 감수해야만 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계개편 시나리오로는 크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두 당이 중심이 된 야권재편과, 민주당 분열을 전제로 비문 세력과 친여권까지 끌어들여 개편을 도모하는 제3지대론 두 가지가 꼽힌다. 바른미래당 내에선 개혁보수 정체성을 고수하는 바른정당 계열이 전자를, 호남에 기반을 둔 중진 의원 중심의 국민의당 계열은 후자를 선호한다.
야권재편론과 제3지대론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는 기본적으로 차기 대선 구도를 바라보는 시각차에서 비롯된다.
야권재편을 희망하는 세력은 현 집권세력인 문재인 정권과 맞대응할 보수, 야권 단일 세력을 집결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유승민 전 대표가 지난 3월 한 특강에서 "다음 대선 전엔 어떤 식으로든 (보수) 후보 단일화는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제3지대론은 다당제 확립을 기본 전제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제3지대로 구성된 삼분지계(三分之計)를 희망하고 있다. 민주당 친문 세력과 자유한국당 친박 세력을 제외한 중간지대로서 제3지대를 구축, 그 스펙트럼을 넓히는 방식으로 집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아직까지 본격적인 정계개편 거론에는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정계개편에 대한 구성원 간 생각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일단 어느 쪽 시나리오가 실현되든 내홍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유한국당과의 야권재편이라는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호남에 기반을 둔 중진 의원들의 격렬한 반발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일단 해를 넘겨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어떤 식으로든 야권발 정계개편 불씨는 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권여당 지지세가 아직까지 공고한 가운데 차기 총선과 대선 집권을 위해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은 정당을 불문하고 야권에선 공통적이다.
바른미래당은 미약한 당세와 축소된 규모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대표라는, 본선까지 뛰었던 대선 주자를 두 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단 정계개편 불씨가 당겨지면 자연스레 바른미래당은 정계개편 중심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정계개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내홍을 어떻게 관리할지다. 이미 당세가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황에서 분열은 곧 자멸이라는 인식에 당내외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현재 당권을 쥔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다. 정계개편 분수령이 될 총선 시점까지 손 대표가 당 방향키를 확고히 잡아 바른미래호를 순항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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