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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백두산 천지서 아리랑 부르게 될 줄은···"
입력 2018.09.21. 23:31 댓글 0개【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제3차 남북 정상 회담 일정에 제가 참여하게 된 것이 아직도 꿈만 같네요. 천지에서 '아리랑'과 '진도 아리랑'을 부르게 될 줄은 꿈에도 예상 못했어요."
'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원에 포함됐던 가수 알리(34)가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릴 때 배운 판소리가 이렇게 튀어나올 줄은"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알리는 18~20일 열린 이번 평양정상회담 문화예술계 특별수행원에 참여한 가수 중 단연 주목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백두산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깊었는데, 알리는 두 정상 앞에서 천지를 배경 삼아 무반주로 '진도 아리랑'을 들려줬다.
이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돼 이날 하루 종일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R&B 창법과 판소리 발성이 묘하게 뒤섞여, 천연스럽고 구수하게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을 부르는 알리를 넋 놓고 쳐다봤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정숙 여사와 성악가 출신인 리설주 여사는 가만히 아리랑을 따라 부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알리는 지난 4월 우리 예술의 평양 공연 '봄이 온다'에 이어 이번에도 함께 한 유일한 가수로, 리 여사는 알리를 알아보고 인사하기도 했다.
2009년 '365'일로 데뷔한 알리는 가창력으로 내로라하는 가수다. 어릴 때부터 오페라와 뮤지컬에 빠져 산 그는 초등학생 때 4년간 판소리를 배웠다. 중학교 사물놀이반에서 북과 장구를 쳤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바이올린도 켰다.
알리는 "함께 계셨던 분들의 즉흥적인 요청으로 이루어진 일이였는데 여러분들도 좋아해주시니 제가 음악하는 특별수행원으로서 매우 기쁘다"고 했다.
알리는 모든 일정 하나하나 의미있고 소중했던 시간이라면서 "천지를 보러 가는 차 안에서 제비날개 같이 생긴 날개 모양을 가진 새 한쌍이 짝지어 정겹게 날아가는 모습을 봤다"고 기억했다. "함께 가기도 하고 때론 멀찌감치 떨어져 가기도 하였는데 결국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남북관계도 그러한 순간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알리는 "저도 그 순간 속에서 음악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좋은 음악 만들고 싶다는 다짐을 하며 돌아왔다"면서 "빨리 천지의 절경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천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도 함께 게재한 알리는 "좋은 것 보면 제일 먼저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라고 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알리는 "시원했던 천지물에 손을 담그고 생각나는 노래를 이리저리 불러대며 천지의 울림을 느꼈던 그 때를 떠올리면서. '천지의 기운'을 흠뻑 받은 천지의 디바되길"이라면서 "인생에서 손에 꼽을 뜻깊은 일정이였다"고 덧붙였다.
알리는 이번 방북 첫날인 18일 김 위원장의 주최로 열린 만찬에서 '365일'을 불렀다.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아리랑'을 부르기도 했다. 20일 백두산으로 가기 전 삼지연 초대소에서 김형석 피아노 반주에 노래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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