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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대주교 "남북정상회담, 정치·정략적 이용은 역사 흐름 거스르는 것"

입력 2018.09.21. 16:05 수정 2018.09.21. 16:13 댓글 0개
제3차 남북평양정상회담 종교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
"세계수영대회 北선수단 참석·'가을이 왔다' 광주공연 부탁"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차 남북정상회담 종교계 특별 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다녀온 천주교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가 21일 오후 광주 서구 천주교광주대교구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9.21.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차 남북정상회담 종교계 특별수행원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한 천주교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는 21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정치·정략적인 이해 득실을 따져서 자존심을 세우는 것은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이날 오후 광주 서구 천주교광주대교구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민족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획기적인 거사가 아니 었는가 생각이 든다"며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다른 뜻을 갖고 있는 분은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남북정상 회담에 대해 약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는 일부 야당 인사들의 뜻도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좋은 뜻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며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평화를 위해서 발걸음을 옮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하고 마음을 함께하고 뜻을 같이 하기 위해서는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이야기 해야 한다"며 "한반도의 새 하늘 새 땅이 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서로 사심없이 함께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북의 화해에 대해 일부 국가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고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오해 받을 만한 일이 생기면 남북의 당국자들이 먼저 이야기하고 풀어야 하며 어떤 동맹도 민족보다 앞설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주변국가의 협력과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광주가 추진하고 2019세계수영대회 북한 선수단 초청과 '가을이 왔다' 공연에 대해서도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광주세계수영대회에 북한 선수단이 참석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시켜 주었으면 좋겠다고 북측 인사와 정부 관계자에게 부탁했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또 "10월에 예정돼 있는 북측 예술단 서울공연이 광주시민들에게도 보여 주었으면 한다고 의견을 전달했다"며 "마침 옆 자리에서 북측의 인민가수가 앉아있어 광주에 '초청을 하고 싶다'고 전달했더니 거부하지 않고 수락했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기간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천지에서 두 정상이 손을 잡고 웃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며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어주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었고 두 여사가 팔짱을 끼고 내려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주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눴던 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옥류관에 들어오면서 문 대통령에게 저를 물어봤다"며 "문 대통령께서 저 있는 곳을 안내해 줬고 소개를 했는데 김 위원장께서 '반갑습니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장께서는 관광산업이 발달한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북측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잘 개발하면 번창 할 것이다고 조언했더니 밝게 웃었다"며 "모든 면에서 굉장히소탈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평양 시민들도 순수해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로마에서 곧 열리는 바티칸 회의에 참석해 바티칸 외교장관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설명하고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을 하려고 한다"며 "미국주교회의의장과 백악관 등에 편지도 보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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