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전남 대표 명소
입력 2018.09.21. 09:32 수정 2018.09.29. 07:51 댓글 1개순천·곡성·해남 등 가을 정취 만끽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걸음이 기쁘다. 가족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긴 연휴에 색다른 흥을 느껴보고 싶다면 고향에서 열리는 지역 축제를 찾자. 일상을 벗어나 느낄 수 있는 힐링부터 축제, 문화공연, 놀이 등 다채로운 추석 행사가 마련돼 있다. 온가족이 함께 한가위의 넉넉함과 풍성함은 배가 될 것이다.
◆세시풍속 만끽하려면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한가위 세시풍속을 체험하고 싶다면 영암 전남농업박물관을 찾자.
농업박물관은 영산호 주변에 세워진 박물관은 농업발달의 역사 및 농경생활, 농업 근대화에 관한 유물자료 등을 전시하는 곳으로 오는 22일 박물관 야외 초가마당 일원에서 '한가위 오색 송편빚기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또 농경문화체험관에서는 추석 연휴기간(22~26일) 동안 투호 던지기와 윷놀이, 승경도 놀이, 널뛰기, 고리걸기, 제기차기 등 재미있는 민속놀이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조선시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순천 낙안읍성에서는 22일부터 26일까지 전통떡(인절미) 만들기 체험과 전통놀이(제기·투호·장기·굴렁쇠 등) 체험장을 운영할 예정이며 가야금 병창과 퓨전 국악, 한국 무용 등 다양한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도 떡메치기 체험과 추석 전통놀이대회가 열린다. 이 외에도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는 23~25일 민속놀이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국립나주박물관은 25~26일 전래놀이지도사와 함께하는 쌍육과 고누, 죽방울 놀이 등 '신나는 우리 전래놀이' 행사를 진행한다.
◆깊어가는 가을 정취 만끽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도 넘쳐난다. 나주 영산포 선착장에서는 돛배를 타고 강바람을 타며 가을정취와 더불어 풍류를 만끽할 수 있다. 추석연휴 기간인 23일과 25일에는 각각 시립합창단과 시립국악단의 공연이 펼쳐진다.
달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산이라는 월출산에서는 가을 단풍과 미왕재의 억새밭 풍경을 볼 수 있다. 자연경관이 뛰어난 해남 두륜산은 억새밭이 무성하며, 다도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가을 명소다. 여기에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두륜산의 수려한 1천120여종의 수목을 감상할 수 있다.
◆내 마음의 힐링이 필요하다면
지친 일상을 벗어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필요한 힐링 공간도 있다.
신안 증도 태평염전의 해양힐링스파는 천일염으로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천일염으로 만든 소금 동굴과 사해와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미네랄 부양욕 테라피 등 천일염을 활용한 힐링 공간이다.
구례 지리산온천랜드는 최대규모 온천시설로 온천수는 인체에 가장 좋은 신비한 원소로 기적의 물이라는 게르마늄과 칼슘, 나트륨, 불소, 마그네슘, 칼륨 등 인체에 유익한 광물질이 함유된 100% 천연 온천수이다. 특히 피부병과 신경통 관절염 등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
초록의 상쾌한 바람과 아름드리 40년생 편백나무가 빼곡이 들어서 있는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장흥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억불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목재문화체험관, 전통한옥 등 아름다운 펜션 단지 생태 건축체험장과 목공예체험장 그리고 치유의 숲 등을 갖추고 있어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찾는 이에게 휴식과 관광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편백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에 의한 심신안정과 스트레스 해소, 아토피 치유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숲 치유체험장 등이 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
21일 시작되는 순천 정원 갈대축제는 10월 28일까지 진행된다.
광활한 갯벌과 갈대밭으로 이뤄진 자연이 준 선물, 순천만에서 가을에만 볼 수 있는 갈대로 뒤덮인 순천만의 장관과 함께 다양한 공연이 어우러진 축제가 열린다.
특히 가을에 펼쳐지는 황금빛 갈대 물결과 수많은 철새가 이곳을 찾으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순천만은 가을에 꼭 가봐야 할 필수 관광지 중의 첫 번째로 손꼽히는 곳이다.
순천만 국가정원 갈대 축제 올해 메인공연으로는 레트로&디스코 퍼레이드쇼+퍼레이드팀 퍼포먼스, 공포체험 '귀신과 함께', 'fall in 감성' 콘서트가 개최되며, 양서, 파충류 기획전시, 동물교감체험과 화훼연출, 라이트가든, 한평정원 페스티벌을 한껏 즐길 수 있다.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곡성 석곡 코스모스 음악회가 21~23일 진행된다.
곡성군 석곡면 대황강 자연휴식공원에서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와 함께 '2018 석곡 코스모스 음악회'가 열린다.
석곡 코스모스 축제는 지난 2001년 주민들이 처음 시작하여 올해 18회째로, 매년 파란 하늘과 청정한 자연환경 속에서 열려 지난해 3만 여명이 찾아 가을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 음악회는 석곡의 전통문화와 코스모스를 통한 비전과 향연,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코스모스가요제, 공연, 먹거리, 농산물 판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추석 연휴에 코스모스와 함께 가족, 연인, 친구끼리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고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축제이다. 김현주기자 5151khj@hanmail.net
- 짱뚱어·칠게 시글시글··· 자연이 만든 '생태천국' 신안 증도 갯벌1004섬 신안 1섬1뮤지엄 ④증도갯벌에서 바라본 수평선은 가뭇없이 아득했다. 이곳 날씨란 것이 원래 시시각각 다르다고는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왜바람에 당장이라도 후두둑, 굵은 빗방울을 흩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희미한 바다의 실루엣을 더욱 검고 어둡게 만들었다.갯벌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있었던 듯, 훤하게 속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농게와 칠게는 불풍나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흙장난을 치고, 멋모르는 낙지 한 마리, 물골에서 허우적댔다. 짱뚱어란 놈은 자기를 보아달라는 듯, 갯벌 위에서 펄쩍펄쩍 뛰기까지 하고 있었다.녀석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자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졌다. 비가 내리거나 성격 급한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놈들을 낚아야 할 것이었다. 서둘러 바구니를 등에 메고 갯벌로 걸음을 옮기니 미끄러지듯 펄 속으로 발이 박혀 들어갔다. 휘청-. 이제는 발이 박히는 것에 익숙할 때도 됐건만 매번 중심을 잃고 넘어질 지경이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갯벌에서 몇 걸음 옮겨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낚싯대를 폈다. 최근에 새로 장만한 '신식 낚싯대'를 보자 마음부터 오달졌다.20대 초반이나 됐을까. 짱뚱어잡이를 위해 처음 사용한 낚싯대는 대나무였다. 벌교며 여수, 순천 등 외지 사람들이 와서 짱뚱어를 잡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무턱대고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령 없이 낚싯대를 던지다 보니 무겁기만 하고 낚싯줄이 원하는 만큼 나가지도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썰물 때마다 갯벌에 나와 낚싯대를 던졌지만 허탕을 치기 일쑤였고, 이튿날도 맨손으로 돌아가는 날이 반복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등에 멘 바구니의 무게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그는 새로 구입한 낚싯대를 길게 편 다음 원하는 곳 멀리까지 바늘을 던졌다.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끄는 동안 손끝에 미세한 감각이 전해지자 재빨리 잡아챘다. 낚싯바늘에 짱뚱어의 몸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신안 증도 갯벌도립공원◆"갯벌은 삶의 터전… 복받았죠""새로 낚싯대를 사서 한번 해보니까 역시 좋아요. 하루하루 잡는 양이 달라지더라고요. 거기에 요령까지 더해지니 하루에 500마리 이상은 거뜬하게 잡을 수 있었지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짱뚱어에 관심조차 없었거든요. 그냥 갯벌에는 시글시글 흔하니까…."신안 증도 장고리의 이남창(85)씨는 짱뚱어 낚시의 산증인이다. 청년시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증도에서 짱뚱어를 낚아 가정을 이끌었다.짱뚱어가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끌 때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신안의 식당마다 '짱뚱어'를 메뉴로 내걸었고, 물건을 대달라는 업주가 줄을 이을 정도였다. 이 씨가 사는 장고리에서만 5~6명이 함께 낚싯대를 던졌을 뿐, 많은 주민이 짱뚱어잡이에 나선 것도 아니었다.자신이 잡은 짱뚱어를 찾는 발길이 줄기 시작한 것은 수입산 짱뚱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평소 물건을 대달라고 사정하던 업주가 어느 순간 돌변해 "이제 당신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일이 있었다.하지만 이 씨는 개의치 않았다. 수입산 짱뚱어는 자신이 직접 잡은 것과 비교해 그 맛이 월등히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수입산 짱뚱어탕을 팔던 가게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면서 폐업 위기까지 닥쳤고, 다시 이 씨를 찾아와 짱뚱어를 달라고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이 씨는 업주의 행태가 괘씸했지만, "다시는 거래를 끊겠다는 말하지 않겠다"며 읍소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짱뚱어를 공급했다.짱뚱어는 봄에 보이기 시작하지만 낚시는 여름과 가을에 주로 이뤄진다. 짱뚱어가 살이 쪄서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이기도 하다.신안 증도 짱뚱어가 유명해지면서 이를 겨냥한 외지인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이웃 섬은 물론 무안이나 여수 등지에서도 짱뚱어를 잡기 위해 찾아오곤 했다. 이 씨는 "이 지역 것은 곧 내 것인데 왜 너희가 와서 잡느냐"며 쫓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안타까운 점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짱뚱어의 수가 주는 데다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씨는 신안 증도의 갯벌이 곧 삶의 터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우리로서는 복받은 것이지요. 누구는 짱뚱어를 잡고, 누구는 낙지를 잡으며 힘든 시절 견디고 생계를 유지했으니까요. 농사를 함께 짓기도 했지만 수입은 비교가 안 됐어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좋은 갯벌이 지척에 있다는 것이요."갯벌박물관을 찾으면 갯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어로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숭어에 농게·칠게·짱뚱어·갯강구까지…갯벌은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의 모래나 펄로 된 넓고 평평한 땅이 밀물 때는 바다가 됐다가 썰물 때 드러난 곳이다. 육상과 해양이라는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두 세계의 완충작용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모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갯벌은 자연이 만든 천혜의 생명 보고(寶庫)다. 숭어와 농게, 칠게, 짱뚱어, 망둥어는 물론이고 총알고둥, 갯강구, 댕가리, 칠면초 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에 노랑부리저어새 같은 희귀 조류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이 된다.바지락과 낙지, 꽃게, 굴, 백합 등 수집 종에 이르는 갯벌 속 청정자원은 갯벌에 터를 잡고 살아온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원이다.신안 갯벌은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갯벌이다. 국내 전체 면적(2천482의㎢) 중 전남이 42.5%를 보유했는데, 신안에서만 14%(37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신안 갯벌은 대형 저서동물(底棲動物·산호나 성게, 조개, 새우 등 호수나 강, 바다의 바닥에 깔린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이 100종 이상 서식하는 곳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10년 1월 국토해양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됐고, 2011년 9월에는 우리나라에서 17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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