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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한가위’만 같았으면
입력 2018.09.20. 18:50 수정 2018.09.20. 18:52 댓글 0개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풍성한 가을의 문턱에서 그동안 떨어져 있던 가족들과 오붓하게 만나서 회포도 풀고 정도 느끼는 추석은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모두에게 좋은날이었다.
‘8월의 가장 큰 날’에 모여 맛있는 음식도 해먹고, 춤을 추고, 즐겁게 놀았다는 우리 선조들처럼 한가위는 지금도 이웃, 친지, 가족과 함께 잠시 시름을 내려놓고 웃으며 ‘살 찔 걱정 없이 마음껏 먹는’그런 날이어야 하지만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가족끼리 다투다 경찰까지 출동하는 ’가정폭력이 늘어난다.
단순한 말다툼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난 설 연휴 기간 광주경찰청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는 일평균 19.8건에 달했다. 명절에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끼리 한잔 하면서 의견 충돌 등으로 인해 다투는 일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저 수치 역시 전년도보다 늘어난 것이었기에 각박한 세상사가 ‘한가위’에도 웃기보다 얼굴을 찌푸리게 만든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에 마음 터놓고 깊은 속 이야기를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이가 바로 가족이기에 올해부터라도 가족끼리만이라도 좋은 날을 보내면 어떨까.
지금까지 가족들과 싸운 일들을 되돌아보면 ‘그 때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 또는 아쉬움이 드는 경우는 누구나 한번쯤은 있다. 더 이상 가족이 가족이 아니게 될만큼, 원수처럼 싸우는 일도 분명 있었을테다.
그래도 좋은날에는 좋은 일만 생각해보자. 한번 더 참고, 한번만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을 한다면 분명 추석은 우리에게 ‘8월의 가장 큰 좋은날’이 될 것이다.
아울러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귀성 또는 역귀성을 하는 모든 이들이 ‘안전운전’을 했으면 한다. 최근 명절에 대형교통사고는 발생하지 않고, 교통사고도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좋은날’에 가족들을 만나러 가거나 ‘좋은날’에 가족들과 나들이를 가다가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남기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때마다 항상 더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금방 운전대를 잡으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올해 ‘좋은날’에는 꼭 기억했으면 한다. 더 오랜 시간 좋은 내 편과 좋은 시간, 좋은날을 맞기위해서라도 말이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사고 없는 광주·전남’ ‘가족들과 즐거운 한가위를 보내고 일상으로 복귀’등의 이야기만 들었으면 좋겠다.‘날이 적당해서, 날이 좋아서, 모든 날이 좋았다’는 유명드라마의 대사처럼 올 추석은 모두에게 ‘모든 날이 좋은’날이 되길 기대해본다. 도철원 사회부 차장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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