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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회고록의 ‘ 5·18왜곡’, 법원은 인정했다
입력 2018.09.13. 17:47 수정 2019.03.11. 16:11 댓글 0개“허위사실로 인정된 명예훼손 표현 삭제 없인 출판·배포 금지”
5월단체도 환영 목소리…“왜곡에 대한 심판만으로도 의미 커”
전두환 회고록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5·18왜곡’이었다.
논란을 빚어왔던 북한군개입·헬기사격·계엄군 총기사용·광주교도소 습격 등에 대해 모두 허위사실로 인정하면서 5월단체를 비롯한 고 조비오 신부 유족인 조영대 신부에게 7천만원을 배상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광주지법 제14민사(신신호 부장판사)는 13일 5월단체와 조영대 신부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아들 전재국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5월 3단체와 5·18기념재단에는 각각 1천500만원,조 신부에게 1천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번 손배소송의 쟁점을 ‘5·18민주화운동의 성격에 관한 다툼’으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5·18책임 없음 ▲다수의 북한군 개입으로 인한 자위권 발동 차원의 총기 사용▲시민 향한 무차별 발포와 헬기 사격 없음 등의 주장에 대해 ‘역사적 평가가 이뤄진 지 오래’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5·18민주화운동은 신군부가 무리한 진압활동으로 과도하게 총기를 사용해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당한 민주화운동으로 역사적 평가가 내려진 지 오래”라며 “자기 변명적 진술에 기초한 회고록을 통해 사실과 다른 서술로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 전두환은 역사적 평가가 내려진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다른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무력적인 과잉 진압을 한 당사자들의 진술이 아닌 보다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한 검증을 거쳐야 했다”면서 “이에 대한 증거는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 제출됐다고 보기 어렵다.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히더라도 고증을 거친 객관적인 자료가 아닐 경우 역사의 왜곡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5월단체들이 허위사실로 주장한 표현 중 1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표현들을 삭제하지 않고서는 출판, 배포 등을 금지했다.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5·18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헬기 사격을 부정했으며, 자신을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5·18단체와 유가족은 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회고록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법원은 앞선 두차례의 출판·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데 이어 이번에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2차례 손해배상 소송 중 대상물이 일부분 겹치는 ‘중복소송’에 해당하다는 부분이 있다며 4천만원씩 지급할 것을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는 각하했다.
5월단체는 이번 재판 결과에 환영하고 있다.
5·18왜곡에 대한 법의 심판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입장이다.
김후식 5·18 부상자회장은 “배상 액수를 떠나 5·18 왜곡에 대한 법의 심판이 이뤄졌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법으로 왜곡을 바로 잡으면 일부 단체의 왜곡집회 등도 자연히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기봉 5·18 기념재단 사무처장도 “이번 판결이 5·18 왜곡을 바로잡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판결을 통해 왜곡이 확인된 만큼 전두환씨는 스스로 회고록을 수거·폐기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이번 소송외에도 회고록에 허위사실을 써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돼 현재 광주지법에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도철원기자 repo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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