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樂]문화마켓·한복데이···주말 금남로가 즐겁다
입력 2018.09.12. 11:30 수정 2018.09.19. 14:39 댓글 0개하늘마당·구름다리서 시민참여 문화장터
금남로에서는 광주 한복데이 ‘한판’ 개최
“이번 주말 금남로에서 문화마켓·한복데이 즐기세요."
▲ACC 아시아컬처마켓
가을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문화행사가 광주 도심 한마당에서 잇따라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명소인 하늘마당과 구름다리가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장터로 꾸며진다.
‘ACC 아시아 컬처마켓’은 11월 10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저녁 5시부터 9시까지 운영된다. 아시아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개성 넘치는 생각을 담은 문화콘텐츠를 사고, 팔고, 즐길 수 있는 개방형 문화장터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최하고 아시아문화원이 주관한다.
‘ACC 아시아컬처마켓’을 통해 동명동과 충장로를 있는 사이 공간인 ACC 구름다리(플라자브릿지)와 도심 속의 잔디밭으로 인기가 높은 ACC 하늘마당 일대는 문화상품존, 버스킹존, 먹거리존, 청년스타트업존, 참여형프로그램존 등의 이색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손재주가 뛰어난 시민셀러들의 이색적인 문화상품을 만나고, 맛있는 먹거리와 버스킹 공연, 청년스타트업 프로그램까지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마당으로 구성된다. 문화 소비·향유의 주인공인 시민들이 ACC를 플랫폼으로 시장 운영의 주인이 된다.
또 광주창작콘텐츠산업협회를 비롯해 광주청년창업지원센터의 스토리 캐릭터와 스타트업 프로그램 등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콘텐츠로 구성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홈페이지(www.acc.go.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복입고 시내 누벼볼까?
광주 도심을 색동 한복으로 물들일 축제도 열린다. ‘2018 광주 한복데이 한판(이하 한판)’은 16일 오후 2시부터 8시 30분까지 광주 충장로(금남로 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한판은 광주 시민들에게 직접 한복을 대여해주며 진행하는 거리 축제로, 한복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림과 동시에 단색 도심 속 한복의 색채를 입혀 생기있는 하루로 만드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다. 축제의 이름답게 이 날은 축제 측이 광주 시민들에게 직접 한복을 대여해주는 서비스와 거리 행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매년 다양한 콘셉트의 테마로 진행해오고 있는 축제는 올 해 ‘한국의 도깨비’를 주요 콘셉트로 선정해 진행한다.
주 행사장인 광주 금남로 공원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 날 행사는 시민들에게 직접 한복을 대여해주는 서비스와 동시에 ‘윷놀이 랭킹전’·‘장원급제 퀴즈풀이’ 등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사전 신청을 통해 참가할 수 있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인 윷놀이 랭킹전은 대형 윷을 이용한 통한 토너먼트 형식의 게임으로 총 상금 45만원의 혜택이 있다.
장원급제 퀴즈풀이는 ‘광주’, ‘전통’, ‘한복’ 등과 관련된 키워드로 2행시·4행시 작문 및 받아쓰기가 진행된다. 이를 통한 장원급제자를 선출하며 급제자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증정한다. 축제는 이밖에도 콘셉트에 맞게 도깨비 캐릭터극, 도깨비 음악회, 도깨비 놀이터 등 부대행사를 진행하며 포토존, 푸드존 등을 더불어 운영한다.
또한 이 날은 충장로 곳곳에서 한복을 입은 축제의 자원봉사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각자 조선시대 인물들로 분장한 자원봉사자들은 맡은 역할에 따라 거리극을 진행하는 등 축제를 꾸며나간다. 축제는 이들을 통해 시민들에게 한복의 다채로움과 거리극을 통한 유쾌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축제를 기획한 한판의 한지성 총감독은 “광주한복데이는 광주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문화기획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축제로, 광주의 새로운 문화컨텐츠를 발굴하고 새로움을 찾고자 하는 청년들의 욕구를 발산시켜줄 수 있는 큰 에너지창고와 같다”고 축제를 소개했다.
최민석기자 backdoor20@nate.com·이영주 인턴기자 dalk1482@gmail.com
- 짱뚱어·칠게 시글시글··· 자연이 만든 '생태천국' 신안 증도 갯벌1004섬 신안 1섬1뮤지엄 ④증도갯벌에서 바라본 수평선은 가뭇없이 아득했다. 이곳 날씨란 것이 원래 시시각각 다르다고는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왜바람에 당장이라도 후두둑, 굵은 빗방울을 흩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희미한 바다의 실루엣을 더욱 검고 어둡게 만들었다.갯벌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있었던 듯, 훤하게 속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농게와 칠게는 불풍나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흙장난을 치고, 멋모르는 낙지 한 마리, 물골에서 허우적댔다. 짱뚱어란 놈은 자기를 보아달라는 듯, 갯벌 위에서 펄쩍펄쩍 뛰기까지 하고 있었다.녀석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자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졌다. 비가 내리거나 성격 급한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놈들을 낚아야 할 것이었다. 서둘러 바구니를 등에 메고 갯벌로 걸음을 옮기니 미끄러지듯 펄 속으로 발이 박혀 들어갔다. 휘청-. 이제는 발이 박히는 것에 익숙할 때도 됐건만 매번 중심을 잃고 넘어질 지경이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갯벌에서 몇 걸음 옮겨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낚싯대를 폈다. 최근에 새로 장만한 '신식 낚싯대'를 보자 마음부터 오달졌다.20대 초반이나 됐을까. 짱뚱어잡이를 위해 처음 사용한 낚싯대는 대나무였다. 벌교며 여수, 순천 등 외지 사람들이 와서 짱뚱어를 잡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무턱대고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령 없이 낚싯대를 던지다 보니 무겁기만 하고 낚싯줄이 원하는 만큼 나가지도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썰물 때마다 갯벌에 나와 낚싯대를 던졌지만 허탕을 치기 일쑤였고, 이튿날도 맨손으로 돌아가는 날이 반복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등에 멘 바구니의 무게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그는 새로 구입한 낚싯대를 길게 편 다음 원하는 곳 멀리까지 바늘을 던졌다.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끄는 동안 손끝에 미세한 감각이 전해지자 재빨리 잡아챘다. 낚싯바늘에 짱뚱어의 몸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신안 증도 갯벌도립공원◆"갯벌은 삶의 터전… 복받았죠""새로 낚싯대를 사서 한번 해보니까 역시 좋아요. 하루하루 잡는 양이 달라지더라고요. 거기에 요령까지 더해지니 하루에 500마리 이상은 거뜬하게 잡을 수 있었지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짱뚱어에 관심조차 없었거든요. 그냥 갯벌에는 시글시글 흔하니까…."신안 증도 장고리의 이남창(85)씨는 짱뚱어 낚시의 산증인이다. 청년시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증도에서 짱뚱어를 낚아 가정을 이끌었다.짱뚱어가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끌 때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신안의 식당마다 '짱뚱어'를 메뉴로 내걸었고, 물건을 대달라는 업주가 줄을 이을 정도였다. 이 씨가 사는 장고리에서만 5~6명이 함께 낚싯대를 던졌을 뿐, 많은 주민이 짱뚱어잡이에 나선 것도 아니었다.자신이 잡은 짱뚱어를 찾는 발길이 줄기 시작한 것은 수입산 짱뚱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평소 물건을 대달라고 사정하던 업주가 어느 순간 돌변해 "이제 당신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일이 있었다.하지만 이 씨는 개의치 않았다. 수입산 짱뚱어는 자신이 직접 잡은 것과 비교해 그 맛이 월등히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수입산 짱뚱어탕을 팔던 가게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면서 폐업 위기까지 닥쳤고, 다시 이 씨를 찾아와 짱뚱어를 달라고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이 씨는 업주의 행태가 괘씸했지만, "다시는 거래를 끊겠다는 말하지 않겠다"며 읍소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짱뚱어를 공급했다.짱뚱어는 봄에 보이기 시작하지만 낚시는 여름과 가을에 주로 이뤄진다. 짱뚱어가 살이 쪄서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이기도 하다.신안 증도 짱뚱어가 유명해지면서 이를 겨냥한 외지인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이웃 섬은 물론 무안이나 여수 등지에서도 짱뚱어를 잡기 위해 찾아오곤 했다. 이 씨는 "이 지역 것은 곧 내 것인데 왜 너희가 와서 잡느냐"며 쫓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안타까운 점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짱뚱어의 수가 주는 데다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씨는 신안 증도의 갯벌이 곧 삶의 터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우리로서는 복받은 것이지요. 누구는 짱뚱어를 잡고, 누구는 낙지를 잡으며 힘든 시절 견디고 생계를 유지했으니까요. 농사를 함께 짓기도 했지만 수입은 비교가 안 됐어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좋은 갯벌이 지척에 있다는 것이요."갯벌박물관을 찾으면 갯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어로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숭어에 농게·칠게·짱뚱어·갯강구까지…갯벌은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의 모래나 펄로 된 넓고 평평한 땅이 밀물 때는 바다가 됐다가 썰물 때 드러난 곳이다. 육상과 해양이라는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두 세계의 완충작용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모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갯벌은 자연이 만든 천혜의 생명 보고(寶庫)다. 숭어와 농게, 칠게, 짱뚱어, 망둥어는 물론이고 총알고둥, 갯강구, 댕가리, 칠면초 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에 노랑부리저어새 같은 희귀 조류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이 된다.바지락과 낙지, 꽃게, 굴, 백합 등 수집 종에 이르는 갯벌 속 청정자원은 갯벌에 터를 잡고 살아온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원이다.신안 갯벌은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갯벌이다. 국내 전체 면적(2천482의㎢) 중 전남이 42.5%를 보유했는데, 신안에서만 14%(37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신안 갯벌은 대형 저서동물(底棲動物·산호나 성게, 조개, 새우 등 호수나 강, 바다의 바닥에 깔린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이 100종 이상 서식하는 곳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10년 1월 국토해양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됐고, 2011년 9월에는 우리나라에서 17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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