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학교폭력 법률 개정, 학부모 입장을 우선해 정비되길 바란다.

입력 2018.09.11. 13:12 수정 2018.09.11. 13:22 댓글 0개
문창민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강문)

전국적으로 학교폭력 피해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강력 범죄도 늘고 있고 학교 폭력이 초등학교에서 늘고 있어 학부모들의 마음도 불안하다. 광주시도 예외는 아니다. 광주시교육청의 2018년 8월 ‘2018 1차 학교 폭력실태 조사’에 따르면 광주 지역 초·중·고교생들의 학교폭력 피해 사례가 지난해에 비해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증가 추세에 있는 학교 폭력을 좀 더 효과적으로 예방과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추진키로 하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개정안의 주된 내용 중 하나가 ‘학교 자체 종결제’다. 학교 폭력 중 사소한 말다툼이나 말싸움, 어깨 부딪힘 등 단순·경미한 폭력(전치 2주 미만의 상해,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복구된 경우, 고의적이거나 지속적인 사안이 아닐 것, 집단폭력이 아닐 것, 성폭력이 아닐 것)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 해보려는 노력이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학폭위)를 거치지 않고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도다.

모든 유형의 학교폭력을 법의 잣대로만 평가하고 처벌하려는 것에서 경미하고 화해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처벌이 아닌 화해의 장을 만들어 보려는 노력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경미하고 화해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도 판단을 학교 스스로 하는 것은 자칫 정실에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학교 자체적 판단 능력을 키우면 가능하겠으나 우리 학교 사정상 힘 있는 학부모에게 힘이 실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학교가 아닌 법조인, 경찰, 교사, 학부모, 교육청 소속 공무원 등 다양한 분양의 전문가로 구성된 기구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자료 제공에도 있다. 전문가로 구성된 기구에서 판단의 기초로 사용하는 자료를 대부분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것도 문제다. 최근까지 상당수 학교가 학교 폭력 정보를 은폐·왜곡해 문제가 돼 왔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학교 측에서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한 사실이 드러나면 담당자를 파면·해임 등 중징계하는 내용을 포함시켜 올바른 정보 제공부터 유도해야 한다.

학부모들이 화해를 통한 해결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꺼리는 것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학부모가 권력가이거나 재력가인 경우 학교측에서 그 자제에게 유리하도록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그런 이유로 제도 자체를 유명 무실하게 만드는 주요인도 부실한 자료 제출이 문제였다.

필자가 학교폭력과 관련된 몇몇 사건을 다루면서 학교 폭력과 관련 기구들의 역할에도 의문이 들었다. 관련 법률을 몇 번씩 읽어야 학교폭력과 관련된 기구, 그 기구들의 역할과 권한,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학교폭력에 대해 조치할 수 있는 내용에 따라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종류를 분류하고 그 재심의 권한을 각각 다른 기관에서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절차를 이원화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변호사인 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데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이해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판단이다. 어려운 제도가 정책 집행에 불신만 키우는 꼴이다. 복잡한 절차를 단순화해 학생과 학부모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제도로 개정하는 것도 더 이상 늦추지 말아야 한다.

기왕에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려고 한다면 학부모들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학생이나 학부모 누구나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사건과 관련이 없는 전문가로 구성된 기구에서 폭력성 여부를 판단하게 하고 쉽게 학부모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학창시절 겪을 수 있는 사소한 폭력이라면 법이 아닌 화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판단에 대해서 불복할 경우 일원화된 절차로 법을 알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학교 폭력을 처벌보다 예방과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면서도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 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일 것이다. 결국 학교 폭력은 학교 안에 답이 있다. 학교에 권한을 부여하되 권위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 일 것이다.

최근 법조칼럼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