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바다와 육지가 함께 만든 최고 걸작품 ‘풍요의 뻘밭’

입력 2018.09.11. 11:14 수정 2018.09.11. 11:39 댓글 0개
전라도 정도 천년 광주·전남, 세계유산으로 다시 날자
<6>신안·순천·보성 등 전남 갯벌
신안과 보성, 순천 등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하고 있다. 사진은 순천갯벌 모습.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제공

게, 망둥이, 짱뚱어, 낙지, 조개, 고둥, 갯지렁이 등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곳.

‘풍요의 뻘밭’인 한국의 갯벌이다.

우리나라 갯벌은 다양한 생물 서식지이자 생태 보고로 세계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남해안 갯벌은 연안에 형성되는 일반 갯벌과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서남해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전남 신안과 보성∼순천, 충남 서천, 전북 고창에 분포한 서남해안 갯벌이다.

◆우리나라 갯벌 특징

지난 1일과 2일 찾은 우리나라 대표 갯벌인 전남 무안 갯벌과 신안 갯벌.

바닷물이 빠져 해수면이 낮아지는 썰물를 맞아 갯벌이 활짝 열렸다. 섬 주변까지 길게 이어진 갯벌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끝 없이 넓었고 다양하고 풍성한 생물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삶의 터전과 같았다.

수원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관광객 이모(36)씨는 “아들, 딸과 서남해안 갯벌을 보기 위해 무안과 신안에 왔다”며 “이렇게 멋지고 광활한 갯벌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갯벌은 조류로 운반돼 온 미세한 흙들이 파도가 잔잔한 해안에 오랫 동안 쌓여 생기는 평탄한 지형을 말한다.

갯벌은 펄 갯벌과 모래 갯벌, 펄과 모래가 섞인 혼합갯벌로 나눠진다. 펄 갯벌은 모래 비율이 낮고 펄 성분이 많은 갯벌을 말하고, 모래갯벌은 모래가 대부분인 갯벌을 말한다. 혼합갯벌은 모래와 펄이 비슷하게 섞여 있는 갯벌이다.

많은 섬들의 내측에 형성된 펄갯벌은 지난 8천500년 동안 무려 40m 이상 퇴적돼 있어 홀로세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펄퇴적층이 형성돼 있다.

한국의 갯벌은 많은 섬들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특히 서해안과 남해안에 대규모 갯벌이 발달돼 있다. 서해안과 남해안에 있는 갯벌 면적은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2.4%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종류의 갯벌은 생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하고 멸종위기종 및 고유종의 중요한 서식처로서 역할하고 있다.

보성 장도갯벌

◆전남 갯벌, 전국서 가장 넓어

서해안과 남해안이 함께 맞닿아 있는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갯벌을 갖고 있다. 그 면적이 1천54㎢로 전국 갯벌 면적의 44%를 담당하고 있다.

이어 경기도와 인천 35%, 충남 13%. 전북 5%, 경남과 부산 3% 등의 순이다.

전남에서는 무안군과 영광군, 신안군에 80%에 가까운 갯벌들이 있다.

해양수산부는 전남 갯벌 중 무안갯벌(2001년)을 제1호 연안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진도갯벌(2002년), 보성·벌교갯벌(2003년), 순천만갯벌(2003년), 신안증도갯벌(2010년)을 잇따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특히 1천여개의 섬으로 구성된 신안은 가장 넓은 갯벌을 가지고 있다. 순수한 갯벌 면적만도 331.1㎢에 달해 우리나라 갯벌의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펄갯벌·모래갯벌·암반서식지가 공존하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 남아 있다.

신안 갯벌센터 관계자는 “신안 갯벌은 훼손되지 않은 다양한 서식지와 생물 종을 자연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보호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순천만 갯벌은 자연 갈대 군락과 멸종위기 철새 도래지로 생태관광의 명소가 됐다.

57.02㎢에 달하는 보성∼순천 갯벌은 매우 오랜 세월 동안 퇴적물이 조금씩 쌓여 만들어졌고 입구가 좁고 내부가 넓은, 호리병과 같은 모습이다.

세계 5대 연안습지로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순천만은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를 추진해 아름다운 생태자원을 후손에게 물려줄 준비를 하고 있다.

신안 압해도 송공갯벌

◆등재 추진 과정과 향후 계획

충청·전남 해안의 갯벌 네 곳을 묶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서남해안 갯벌은 지난 2010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대상 지역은 전남 순천시와 보성군, 무안군, 신안군,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이었다.

이후 2014년 충남 서천군과 전남 신안군, 2015년 전북 고창군과 전남 순천시와 보성군으로 변경됐다.

서남해안 갯벌은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생물종 다양성이 나타나며,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 등의 주요 서식처라는 점과 지형적·기후적 영향으로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펄 퇴적층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제시됐다.

2014년 (재)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이 설립된 이후 본격적으로 등재를 위한 학술 연구 및 보호관리 체계 확립, 주민설명회, 홍보 등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로, 지난 9월3일 대상지역 전체로의 습지보호지역 확대가 이뤄졌다.

현재 세계유산 신청서 작성이 진행중이며 최종 영문신청서는 내년 1월께 세계유산센터에 송부될 예정이다.

이후 내년 5월 예비실사와 내년 8월~9월께 현지실사를 거쳐 오는 2020년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등재 효과와 과제는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광주전남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17조 원에 이른다.

이중 전남 갯벌은 7조 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갯벌의 1㎢당 가치가 63억 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가치를 지닌 한국의 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경제적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세계유산 등재는 천연성이 유지된 자연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증을 의미한다.

인류 모두가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세계 유일의 유산으로, 브랜드 가치 상승과 지역 위상 제고와 지역민 자긍심 등이 기대된다.

또 외국 사례 처럼 방문객 증가에 따른 경제 활성화가 예상된다.

예를 들어, 과거 낙후된 지역이었던 네덜란드와 독일, 덴마크의 와덴해 연안 지역은 세계유산등재 이후 연간 방문객은 약 1천만명, 최대관광수익은 7조 5천억원에 이른다. 고용 효과는 3만8천명으로 추정됐다. 현재 와덴해 연안은 낙후된 지역에서 노후에 살고 싶은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등재를 위한 과제들도 많다.

신청서의 완성도를 높이고 기초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재)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관계자는 “ 문화재청 소위원회 검토와 해외 전문가 자문을 받아 신청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세계유산제도에는 현지실사가 포함돼 있다. 해당 지역의 실질적인 관리자는 지자체와 지역주민인 만큼, 세계유산에 대해 보다 많은 이해를 통해 현지실사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전 세계 100대 주요 관광지 가운데 약 70% 가량이 세계유산이다”며 “국내외 사례를 통해 볼 때 세계유산 등재 이후 해당 방문객 증가와 고용창출 등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naver.com

김영솔기자 tathata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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