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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설립 구체성 누락…'정부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절실

입력 2018.09.10. 15:55 수정 2018.09.10. 17:13 댓글 0개
2022년 3월 개교 '빨간불'…설립 추진 구체성·재정부담 방향 누락
'대통령 공약사업 무색' 지자체에까지 지방비 재정지원 요구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10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 한빛홀에서 열린 '한전공대 설립용역 중간 보고회'에 정부, 지자체, 광주·전남 지역민 등 700여명이 참석해 한전공대 설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 줬다. 2018.09.10 lcw@newsis.com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한전 공과대학(켑코텍·Kepco Tech) 설립 밑그림 윤곽이 나왔지만 재정부담 방향 등이 포함된 구체적인 로드맵이 빠진 추상적인 수준에 그쳐 중앙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 100대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광주·전남 지자체에까지 대학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지방비로 지원을 요구하는 안이 담겨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한전은 10일 오후 전남 나주 본사에서 한전공대 설립 용역사인 'A.T.Kearney(AT커니)'를 통해 '중간(1단계) 용역 결과 보고회'를 갖고 '작지만 강한' 소수 정예 대학을 설립방향으로 밝혔다.

이날 용역사가 밝힌 보고서 내용에는 설립 기본 방향과 의지는 포함돼 있지만 구체적인 착공 예정시기, 재정부담 방향 등 공대 설립을 위한 핵심 로드맵이 누락돼 있어 오는 2022년 3월로 계획된 개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감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중앙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가운데 이번 용역 결과를 도출해 낸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지만, 구체성이 누락된 것에 대해서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공약사업에 대해 한전 측이 3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에만 포커스를 맞춰 소극적인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재정부담 방향과 진행 프로세스에 대해서 좀 더 명쾌한 용역 결과를 제시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수준으로는 목표 기간 내 개교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명확하게 대통령 임기 내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단순하고 추상적인 의지나 방향이 아닌 구체적인 추진 로드맵과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재정부담 방향과 규모, 주체 등이 정리됐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고 피해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결과는 청와대나 정부가 추진방향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중앙정부가 나서서 '범정부 추진기구'를 만들고, 한전공대 설립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1단계 중간용역 보고회를 통해 공개된 한전공대 설립 방향은 연구·교육·산업을 연결하는 핵심 주체로서 에너지 분야에서 오는 2040년까지 20년 이내 국내 최고, 30년 내(2050년) 세계 최고의 공대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대학원은 6개 에너지 전공으로 이뤄진 대학원에 100명씩 600명, 학부 400명 등 총 1000명+α(외국인 학생) 규모로 설립된다. 우수 교수진 확보를 위해 과기대 3배 이상의 연봉(4억원+α)을 보장하고 국내 대학 2배 수준의 연구 시드 머니(10억+α)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10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 한빛홀에서 열린 '한전공대 설립용역 중간 보고회'에 정부, 지자체, 광주·전남 지역민 등 700여명이 참석해 한전공대 설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 줬다. 2018.09.10 lcw@newsis.com

공대의 외형적 규모는 미래성장을 고려해 '대학+클러스터+대형연구시설이 공존'하는 콘셉트로 구상됐다. 세부적으로는 캠퍼스 40만m², 산학연 클러스터 40만m² , 연구시설 40만m² 등 총 120만m² 규모로 설립해 세계 최고의 에너지 특화 클러스터 중심 대학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뜨거운 이슈인 공대 설립 입지는 2022년 3월까지 조기 개교 목표 달성을 위해 '신속한 인·허가'가 가능한 '국·공유지'를 1순위로 꼽았다.

에너지특화 클러스터 중심대학으로 '산학연 원스톱 플랫폼 구축과 확장'이 용이하고, 세계적인 석학과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서는 '글로벌 수준의 정주여건과 접근성'도 우선 고려돼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부지 선정 방안으로는 최단기간 내 입지 선정을 위해 '광주시와 전남도가 합의 추천'하는 안이 최선이라는 결론이다. 일정기간 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계획된 조기 개교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광주·전남 합의 추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경우 차선책으로 '용역을 수행 중인 전문가'를 통한 입지 선정안을 내놓았다. 이는 한전이 부지를 자체 선정할 경우 전문성과 공정성 시비가 일 수 있고 수용 불가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전은 설립타당성과 방향을 제시하는 이번 1단계 용역 결과와 관련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입지선정 과제가 포함된 2단계 용역을 오는 12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대학 입지 선정 절차는 오는 2019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고 학교법인 설립허가 신청 등 과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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