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논리와 권리

입력 2018.09.06. 18:01 수정 2018.09.06. 18:11 댓글 0개
선정태의 무등의시각 무등일보 차장

논리와 권리가 부딪치고 있다. 한쪽은 인간이 판단하는 가장 올바른 명제를 들이대며 주장하고 있고, 다른 편에서는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사안이라며 호소하고 있다. 흑산공항 건설을 놓고 벌이는 양측의 경제논리와 이동권 보장이다.

흑산공항 건설에 대해 치열한 공방이 수년째 지리멸렬하게 벌어지고 있다.환경부는 2016년 공항 건설에 관해 심의를 벌였다가 보류했고 2017년에도 재보완을 요구했다. 지난 2월 재보완서를 세번째 제출했지만 이마저도 보류됐다. 그리고 오는 17일 다시 회의를 연다.

실질적인 건설 반대를 뜻하는 보류의 가장 큰 이유는 ‘국립공원으로서의 자연환경 보존 필요성’이다. 공항 건설로 인한 국립공원의 훼손과 흑산도를 거치는 철새와 비행기의 충돌 가능성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최근에는 여기에 경제적으로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도 더해지고 있다.‘신안에 공항을 지으면 누가 얼마나 간다고…. 결국 돈만 날리고 환경은 파괴될 것이다’는 비판부터, ‘섬 절반을 차지하는 활주로에 섬 전체 비행기 굉음에…’라는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한 비아냥도 거세다. (흑산공항 부지는 섬 북동쪽이며, 면적은 0.536㎢로 흑산도 전체 면적 19.7㎢의 2.7% 수준이다.) ‘지금 그대로의 흑산도가 최고다. 공항 만들지 마라’는 정중한 반대 의견도 파다하다.

수익이 날 수 없는 사업에 세금을 쓰지 말자는, 지극히 ‘경제 논리’에서 바라본 것이다. 세금이 허투루 쓰이는 것을 바라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논리가 안타까운 것은 버스와 지하철, 택시를 비롯해 다양한 노선의 국내외 노선 비행기를 쉽게 탈 수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사람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공항건설에 반대하는 주장은 경제·사회적 강자에게만 유리하고 경제적 약자에게는 불리한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제적 강자와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관계가 없는 ‘국립공원 지역’을 보존하자는 주장만 내세우고 있으니 말이다.

흑산도 주민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자. 주민들은 자신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생존의 문제를 경제의 논리로 해석하는, 잘못된 판단을 하지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들이 사는 곳에 버스가 끊기고 지하철이 오지 않는다면 어떻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흑산도 주민의 주장은 철새와 국립공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최소한의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멸종 위기의 철새를 보호하려다 흑산 주민들이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감기나 복통으로 제 때 치료받지 못해 합병증으로 죽는 사람이 생긴다”는 믿지 못할 현지 사정에 놀랄 뿐이다. “육지에 나가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하고 그마저도 1년 중 50일은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한다”는 울부짖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선정태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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