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알츠하이머 이유 출석 거부 전두환’강제 구인 밖에 없다

입력 2018.09.04. 14:40 수정 2018.09.04. 14:48 댓글 0개
김경은 법조칼럼 변호사(김경은 법률사무소)
김경은 변호사(변호사 김경은 법률사무소)

회고록 파동을 일으킨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판 하루를 앞두고 느닷없는 알츠하이머 파동까지 일으키는 해프닝을 벌였다. 전 전대통령은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지난 27일 형사재판에 불출석 한 것이다. 전 전 대통령이 나오지 않자 재판부는 신원을 확인하는 피고인 인정신문, 공소 사실 확인 등 재판의 필수적인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재판부는 재판을 연기하고 10월 2일 오후 2시 30분에 전 전 대통령에게 다시 출석할 것을 명했다. 이는 피고인 측이 주장하는 알츠하이머 병이 불출석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피고인 소환장에는 피고인의 이름, 주거지, 피고인의 죄명, 출석 일시, 장소와 함께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본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 따라서 전 전 대통령이 이유 없이 다음 재판에도 나오지 않으면 강제 구인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전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출석을 거부한 적이 있다. 검찰은 5·18 사자 명예훼손 관련 혐의로 피소된 전 전 대통령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으라고 두 차례나 소환 통보를 했으나 전 전대통령 측은 “사실에 근거해 회고록을 썼다”는 취지의 진술서만 검찰에 대신 제출하고 건강 상의 이유 등을 대며 검찰 소환조사에 불응 했다.

수사기관은 전 전대통령이 허위인줄을 알면서도 허위 내용을 수록했다고 보고 공소를 제기했다. 전 전대통령은 회고록에 보면,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으며 헬기사격 및 민간인에게 발포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故 조비오 신부는 “생전에 1980년 5월 21일 광주에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는데, 전씨는 조 신부를 가리켜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가 아니다”라고 표현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가 됐다.

이에 대해 법원은 전씨가“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가 아니다”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지, “광주에서 헬기사격은 없었다”는 허위 사실을 알고도 쓴 것인지 등을 재판정에서 직접 확인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느닷없는 알츠하이머 병이 들어 재판에 출석 하지 못하겠다는 배짱을 부리고 있다.

만약 일반이었으면 어땠을까. 아마 검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강제 소환을 통해 조사가 이뤄지거나 구인영장이 발부되었을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그에 맞는 충분한 예우를 받아 왔지만 강제 구인을 막는 혜택을 과하게 누리고 있는 셈이다.

예우에도 한계가 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까지는 전씨의 출석을 거듭 요청했다. 수사기관에서도 2차례나 전씨의 출석을 촉구했다가 거부 당했다. 갑작스러운 재판 불출석과 재판 연기가 이어지자 강제구인을 해서라도 이제는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람이 회고록은 어떻게 썼는가. 회고록을 쓸 정도로 의식이 확실한 사람이 재판장에 나오지 못한 다는 것을 누가 믿겠는가. 앞으로 전 전 대통령이 건강문제와 광주에서 진행되는 재판에 대한 부담감 등을 이유로 법정에 계속 나오지 않는다면 이제는 강제구인을 해도 하나도 이상 할 것이 없다. 더 이상은 일반 시민들의 법 감정으로도 용납하기 어렵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이 광주 시민에게 용서를 구할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알츠하이머 병이 도졌다고 이야기 하며 출석을 거부하더라도 역사는 용서하지 않는다. 그런식의 변명은 역사를 거꾸로 되돌려 보려는 속임수일 뿐이다. 이제 남은 것은 강제 구인 밖에 없다. 역사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강제 구인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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