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리얼시승기] '더K9' 타고 광주 한바퀴

입력 2018.09.03. 11:00 수정 2019.04.16. 15:57 댓글 0개
실속으로 꽉 채운 럭셔리 세단 기아 THE K9 3.3T
운전석이 VIP석... 기품·승차감·성능 '몽땅 잡았다'

동료가 '더K9'을 뽑았다며 우쭐거린다. 보통의 최상위(플래그십) 세단이 뒷자리 '사장님석'에 방점을 찍은 것과 달리 더K9은 '운전석이 VIP석'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자랑이다.

자동차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나 박 과장, 더욱이 K7 오너로서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순 없다. 더욱이 2012년에 나왔던 1세대 모델 이후 6년 2개월만에 등장한 풀 모델 체인지 차량 아닌가. 시승기회를 얻어 주행코스로 인기가 많은 무등산을 돌아 호남고속도로까지 달렸다. 

차량은 2018 THE K9 3.3터보 중에서도 최상급, 그랜드 마스터즈 모델이다. 


독일차를 위협할만한 탱탱한 승차감과 날카로운 조향감각을 갖추고도 포장이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K9은, 더K9을 출시하며 이러한 지적을 씻어내려 노력한 듯하다.

품격있으면서도 실용적으로

강하게 응축된 고급스러움과 품격의 무게를 디자인적으로 풀어냈다는 기아차의 설명처럼 정교하게 잘 다듬어진 외관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 엠블럼을 장착한 더K9은 특히 LED헤드램프와 라디에이션 그릴에서 시작하는 후드에 풍부한 볼륨감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운전자와 동승자의 거주 공간인 내관은 더 신경을 썼다. 기아차 특유의 곡선 핸들 컨트롤러를 원목으로 처리해 고급함을 더했고 탄탄한 가죽 시트가 세련미를 완성시켰다. 정밀하게 디자인 된 센터페시아(내비게이션 등 각종 조작 버튼이 있는 부분)는 편리성과 디자인적 요소를 동시에 뽐냈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해 음향성능에도 신경을 썼다.


뒷좌석 우측의 '일등석', 운전석으로

더K9은 뒷좌석 우측에 있던 '일등석'을 운전석으로 옮겼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이 인상적이다. 과거 '물침대'라는 평가를 받았던 속칭 '각그랜저'나 초창기 에쿠스 모델과는 전혀 다른 승차감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출렁임을 최대한 억제했다. 서스펜션의 진가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발휘된다. 순식간에 자체 진동을 분산시켜 승차감을 확보했다. 

'운전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오너 드리븐'에도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그러면서도 차로의 가운데만을 찾아 달리게 하는 ‘차로 유지 보조장치’가 있어 운전이라는 '노동'의 부담을 최소화 시켰다. 

그렇다고 뒷좌석을 신경 쓰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다기능 암레스트, 리클라이너 기능까지 더해 쇼퍼드리븐카로서의 정체성도 확실히 하고 있다. 


거대한 캘리퍼, 안정감 주기에 충분

브레이크도 남다르다. 검은색의 웅장한 캘리퍼의 외관만으로도 '믿음직한 녀석'이다. 스팅어나 G70 처럼 빨간색에 화려한 브렘보 브레이크는 아닐지 몰라도, 2톤이 넘는 거대한 차체를 순간 얌전하게 하는데 충분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 

고속도로에서의 돌발상황도 의연하게 대처한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 앞에서도 중후함을 잃지 않는다. 마치 상대차를 어린아이 달래 듯, 성급하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브레이킹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차체의 흔들림이나 조향의 불안감은 없다.



더K9이 '더 럭셔리'해지고, '더 안락'해졌더라도 이 녀석의 기본적인 아이덴티티는 ‘자동차’.

그러므로 잘 달리고 잘 멈춰야 한다.

구불구불 무등산자락 도로와 시원하게 뚫린 호남고속도로는 주행성능을 테스트해보기 좋은 코스. ‘스팅어’과 동일한 4.9초 제로백을 자랑하는 더K9 3.3T모델을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가볍게 엑셀을 밟았다. 별다르게 깊지 않았는데도 110km까지 순식간에 치고 나간다. 그럼에도 rpm은 1700수준으로 억제된다. '흔들림 없는 편안함'이랄까.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게

주행모드는 COMPORT-SPORT-ECO-CUSTOM으로 설정이 가능하다.

COMPORT 모드
엑셀은 매우 부드럽고 섬세한 반응을 보인다. 잠재력을 봉인한 채 기회만 기다리던 3.3T엔진이 '지금이야'하며 과격한 페달링에 바로 본 모습을 드러내며 앞으로 치고 나간다. 부산한 핸들링을 감수해야하는 무등산의 험한 도로도 꽤나 부드럽게 주행한다. 

SPORT 모드
북광산IC를 지나 장성까지 이어진 호남고속도로를 'SPORT' 모드로 달렸다. 세미 버킷시트의 날개가 조여오며 차와 몸이 밀착된다. 마치 서킷을 달리는 레이서가 된 듯 기분까지 전환된다. '그르렁' 성난 야생마 같은 엔진음에 rpm은 3000이상을 유지한다. 언제든 달려나갈 준비가 되어있음을 알려준다. 물론 휠베이스가 3미터가 넘어가는 대형 세단으로 스포츠형 세단의 움직임을 재현 할 수는 없겠지만, 직진 성능만은 그것에 필적한다. 

ECO/CUSTOM 모드
물론 K9이 훌륭한 연비를 기대하고 타는 차는 아니다. 하지만 촘촘히 배치된 8단 미션을 적용한 더K9은 ECO모드시 풀사이즈 세단치고는 매우 훌륭한 연비를 자랑한다. 준대형급에서도 시내주행 6km/ℓ의 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EQ900급의 몸체를 가진 더K9은 ECO 모드 선택시 그보다 더 훌륭한 연비를 보여준다.

Comport, Sport, Eco모드가 자동차 스스로 똑똑한 세팅을 지원해주는 기능이라면  Custom모드는 운전자가 자신에 입맛에 맞는 파워트레인 세팅을 상세히 조절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자동차에 일가견이 있는 오너라면 Custom모드로 자신만의 세팅을 만들어서 타는 것을 추천한다. 




최소한 버튼으로 최대 기능을 

‘오너드리븐 세단’ 답게 감성을 자극하는 컬러와 편의공간, 최고수준의 주행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고급차에 기본으로 탑재된다는 ▲운전보조장치(ADAS)외에도 ▲스마트크루즈컨트롤(NSCC) ▲후방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터널연동 자동제어 ▲안전하차보조(SEA)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껏 출시된 국산 자동차중에서 가장 진보한 자동운전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채택한 계기판에서는 주행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 해준다. 낮에도 시인성이 좋은 HUD는 네비게이션과 연동해 교통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주행보조 옵션
고속주행시 적당한 간격을 두고 크루즈컨트롤을 활성화 시키면 계기판과 HUD에 핸들 모양이 뜨며 자동으로 차선을 유지한다. 교통단속 카메라 자동 반응은 물론 앞차와의 간격도 스스로 유지한다. 

시내주행 또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터널을 만나면 자동으로 창문과 공조시스템을 제어한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백미러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후측방화면을 계기판을 통해 보여준다. 백미러로 파악할 수 없는 사각지대까지 완벽히 사라진다.

주차시에는 자동으로 백미러가 각도를 조절하며, 12.3인치의 넓은 화면에서 후방카메라와 어라운드뷰로 완벽하게 주차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Q900은 사실 세간에서 대부분 쇼퍼드리븐카로 인식한다. 이는 더K9이 포지셔닝 해야할 위치를 알려준다. 최고급세단 시장에서 마이바흐가 벤틀리에게 자리를 내어준 것과 일맥상통한다. 운전의 즐거움은 성공한 오너들에게도 놓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행성능에 대한 선택의 폭도 3.3T와 5.0까지 선택 가능한 더K9이 G80에 앞선다. 다만 제네시스처럼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점은 프리미엄카로서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한다. 

특히 EQ900은 부담스러운, 그렇지만 고급차로서의 안락함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40~50대 품위있는 중년들에게 말이다. 

통합뉴스룸=주현정·박진호·김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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