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정치 개혁을 위한 연동형 비례 대표 도입 서둘러야

입력 2018.08.28. 11:23 수정 2018.08.28. 11:37 댓글 0개
이명기 법조칼럼 변호사(법무법인 21세기 종합법률사무소)

6·13 지방선거가 치러진지 두 달이 지났다. 선거가 치러지면서 좁은 지역사회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전남도지사와 광주시장은 물론 광역의원까지 싹쓸이 하다 보니 견제 없는 독주가 앞으로 좀 걱정이다.

선거결과가 충격적으로 한쪽으로 쏠린 탓에 정치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차기 총선 대비를 위한 현행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기초의회의원의 경우만 중선거구제를 도입하고 나머지 선거는 모두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현행 선거제도는 절대 다수표를 득표한 1인 만이 당선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10%의 고른 득표를 해도 253석의 지역구 한 곳도 승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경우 47석에 불과한 비례대표의석 중 득표율 10%에 따른 의석만 얻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결국 민의가 올바르게 반영되지 못한다는 문제에 직면 하게 된다.

실제 정의당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정당득표율이 7%였기 때문에, 현재 국회의원 정수가 300명이므로 지지율에 따른 의석 배분을 할 경우라면 21석이 돼야 한다. 그러나 정의당이 획득한 의석수는 불과 6석(지역구 2석)이었다.

이런 민의 왜곡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연동형 비례 대표제 도입을 한번쯤 따져 볼 때가 됐다. 현행 소선구제로는 기득권을 쥐고 있는 거대정당에 의해 선거구획정이 좌지우지되기 십상이며 득표율이 의석수에 비례적으로 반영되지 않게 돼 투표가치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변경하는 방식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식이 있다. 중대선거구제는 사표 감소와 소수당의 원내 진출이 용이 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전국적 인물의 당선 가능성이 높고 인물 선택의 범위가 넓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과도한 선거비용 문제와 후보자 난립의 문제 등의 단점도 존재한다.

이에 비해 연동형 비례 대표제는 유권자들이 현재와 같이 지역구와 정당투표를 하고 정당투표에서의 지지율로 정당별 총 의석수만 우선 결정을 한 다음 각 정당의 지역구 당선자수가 총 의석수 미만이면 이들은 자동으로 당선이 확정되고 나머지 의석수는 비례대표로 채우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정당의 지지율과 비례하여 의석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현행 소선거구제가 갖고 있는 사표 발생 문제를 방지하는데 적합한 제도이다. 또한 선거의 기본 형식이 소선거구제와 동일하기 때문에 소선거구제가 갖는 장점을 가져가면서도 중대선거구제가 갖는 후보자난립의 문제나 과도한 선거비용의 문제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물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선거 제도는 아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현행보다 비례대표 의원정수를 훨씬 늘려야 실효적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지역구 위주의 선거제도보다 함량미달의 후보가 쉽게 당선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비례대표 공천에서 지역 주민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현재보다 더욱 더 당내 공천비리에 무방비해질 수도 있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여기에 특정 정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군소정당 난립의 염려와 정국불안이 초래될 가능성도 커진다. 더욱이 초과의석의 문제, 즉 정당의 총 지역구 당선자 숫자보다 정당 지지율에 따라 정당이 확보한 의석수가 적을 경우 초과된 지역구 당선자수 만큼의 초과의석이 발생하는 문제도 그냥 넘길수 없다.

그렇다 해도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경우 정당은 정당 득표율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 하고 싶다. 이는 정당이 실효적인 정책개발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정당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신인들의 발굴에 더욱 적극적이게 되고, 현재처럼 비리와 무능으로 얼룩진 지역 거물 정치인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또한 5%, 10%, 15%의 소수의견도 그 비율대로 의석을 바로 만들어 내기 때문에 더 이상 이유 없이 소수 의견이 묵살되는 일도 사라지게 된다. 다시 말해 국가권력이 주권자인 국민의 눈치를 보게 된다는 말이다.

모든 선거구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민의 왜곡이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대안으로 연동형비례대표제가 힘을 발휘 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운용의 묘를 발휘하면 현행 선거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 정치를 개혁 하는데 연동형비례대표제만한 것도 없어 보인다. 건전한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이제 연동형비례대표제 논의가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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