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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3 시험지 유출사건 구속기소 '의혹만 무성'

입력 2018.08.27. 16:15 수정 2018.08.27. 16:27 댓글 0개
범행동기·윗선가담·금품수수 의혹 등 오리무중
경찰 초동 단계 수사의지력 부족·수사력 한계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광주 서부경찰서는 17일 형사과장 주재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광주 모 고등학교 행정실장·학부모가 가담한 3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시험지 유출 사건을 브리핑했다. 사진은 이날 서부경찰서가 공개한 이 고교 중간·기말고사 시험지. (사진 = 서부경찰 공개 시험지 촬영)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광주 모 사립고등학교 고3 내신 시험지 유출사건이 검찰 수사에서도 별다른 소득없이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사건을 맡았던 경찰의 수사 의지력 부족과 수사력 한계가 실체적 진실을 미궁에 빠뜨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신승희)는 27일 고3 중간·기말고사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업무방해죄 등)로 A고교 행정실장 김모(57)씨와 학교운영위원장 신모(52·여)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4월20일과 7월2일 학교 등사실에 보관돼 있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지를 복사해 신씨에게 유출한 혐의다.

김씨는 시험지 원본을 복사·유출할 목적으로 통제구역으로 관리되는 학교 등사실에 침입해 건조물침입죄도 적용했다.

신씨는 시험문제 중 일부를 정리해 고 3인 아들에게 기출문제인 것처럼 건네 미리 풀어보고 시험에 응시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서도 이들의 대가 수수와 제3자 가담 여부 등은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은 범행 동기를 밝혀내기 위해 김씨와 신씨의 통화내역, 휴대폰 디지털포렌식, 주거지와 병원 등 CCTV 분석, 현금인출 및 사용내역 등을 확인했으나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검찰의 보완 수사가 이미 경찰 단계에서 한 번씩 들여다봤던 내용인 점을 감안하면 검찰 수사의 한계도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지난 달 12일 최초 고발 후 5일이 지난 17일에야 해당 학교를 압수수색했고, 신씨가 운영하는 병원은 이틀 뒤인 19일에 압수수색했다.

수사와 압수수색의 중요 원칙인 속도전과 기밀성을 포기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시험지 유출로 공교육의 신뢰를 무너지게 했다는 사회적 공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수사 18일만에 김씨와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신씨 아들이 유출된 시험문제로 공부했던 불법 과외학원에 대한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경찰 수사가 답보를 보이면서 윗선 개입설과 추가 가담자 여부, 불법 과외학원 및 금품거래 의혹 등 각종 루머가 떠돌았고 진실은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실체는 김씨가 신씨에게 시험지를 건넨 장소가 노대동 도로변이 아닌 김씨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이었다는 것 하나뿐이다.

이번 사건은 학교운영위원장인 신씨가 아들을 의대에 보내려 한다는 부탁만으로 김씨가 두 차례에 걸쳐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내용이 공소사실의 전부다.

사립학교 행정실장으로 정년퇴직을 불과 2년여 앞둔 김씨가 적발될 경우 퇴직금도 받지 못하는 시험지 유출을 돈 한 푼 받지 않고 실행했다고 보기에는 범행동기가 석연치 않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대가 수수 여부와 제3자 가담 여부 등을 규명하기 위해 다각도로 보완 수사를 진행했으나 금품수수 등의 증거를 찾기 어려웠다"며 "김씨와 지휘감독자에 대한 징계조치가 이뤄지도록 학교법인과 광주시교육청에 공소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mdhnew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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