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엎치락 뒤치락 막판 총력… 호남 표심 ‘결정적’

입력 2018.08.22. 10:34 수정 2018.08.22. 10:49 댓글 0개
정치판-민주당 전당대회와 지역현안 향방
이해찬 대세론 꺽였다지만 김진표·송영길 두각 한계
여·야 지향점 달라 당 대표 누가되든 협치 어려울 것
무등일보와 뉴시스 광주전남본부는 오는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도전에 나선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 순) 후보의 막판 입장과 선거 판세를 분석하고 향후 중앙정치와 호남정치 복원 등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 왼쪽부터 무등일보 선정태 차창, 뉴시스 배상현 부국장, 무등일보 양기생 부장, 무등일보 김현수 차장. 

민주당 경선 막판 판세 분석

▲도로킹=대세론은 이미 꺾였고 누구도 선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투표함을 까봐야 안다. 송영길 후보측의 주장입니다. 송 후보측은 지난해부터 지속해온 당원들과의 스킨십이 선거운동에서 탄력을 받았고 투표 당일 현장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해찬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것은 대세론의 반증이라며 당대표 승리를 확신하고 있습니다. 김진표 후보는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을 비롯해 친문의 지지와 경기 인천권의 강력한 밑바닥 정서가 현장투표까지 이어져 당권 획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20일부터 권리당원 투표에 들어간 상태에서 각 후보들은 25일 당일 버스 오더를 내릴 수 있는 현역의원 잡기에 선거 막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검은쌀=당 대표에 출마한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기호순) 후보들은 저마다 지지세를 끌어올리려 하고 있지만 쉬어보이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흥행에 실패한 전당대회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아무래도 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게 큰 몫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후보들의 공약이나 메시지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보기 힘든데 그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요. 일례로 계파 중심의 줄세우기 경쟁이나 ‘20년 집권론’ 등이 국민들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봅니다. 후보 지지율로 보면 국민들은 이해찬 후보를, 당원들은 김진표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권리당원 투표는 오늘 마감되는데,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들의 힘이 더 커진 상태입니다. 대표경선 투표 반영비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10%, 일반당원 5%로, 권리당원 비율이 2년 전 전당대회와 비교해 10%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대의원들과 달리 권리당원들은 표심이 한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어, 이번처럼 오리무중인 상황에서는 판세를 분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호남에서는 고흥출신 송영길 의원이 크게 앞선 상태입니다. 호남과 호남 출신 수도권 권리당원이 40% 정도되는 상황이어서 호남 표심의 영향력이 관건일 겁니다.

▲정치10단=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을 만나 당대표 선거에 대해 물어 보면 대부분 “이해찬 의원이 되지 않겠느냐”는 반응입니다. “된다”가 아니라 “되지 않겠느냐”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자신들이 원하지 않지만 대세가 그렇기 때문에 이 의원이 당대표에 당선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가 거론됐을 때부터 여의도 정가는 물론이고 정보지(찌라시)에 건강 이상설이 파다하게 퍼졌습니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지만 이 의원은 “공직을 수행하는 데 이상이 없다”며 이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당대표 경선이 본격화 된 이후 쏟아지는 각종 언론 인터뷰 요청을 전부 거절했습니다. 대면 인터뷰 과정에서 수전증은 물론이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인터뷰를 거부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의원이 주장하는 강력한 리더십은 다른 표현으로는 독선, 독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 때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당대표가 되기 위해 ‘친문(친문재인)’계와 손을 잡지만, 2016년 앙금 때문에 2020년 총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의원 출마를 위해 자택까지 찾아가며 출마를 권유한 A, B 전 의원은 2016년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했습니다. 이들의 절대적인 권유로 이 의원이 출마했기 때문에 이들의 입김이 2020년 공천 과정에 첨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진표, 송영길 의원의 추격은 힘겨워 보입니다. 경제를 외치는 김진표 의원은 오히려 이 의원 보다 5살 많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세대교체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김 의원 측은 최근 이 의원이 ‘1위’로 나온 여론조사가 신뢰성이 없다는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 방식인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10%, 일반 당원 5% 등으로 보정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호남 출신인 송영길 의원은 지역에서도 50% 이상의 지지율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남 출신인 점을 최대한 살려 당원이 가장 많은 호남(광주, 전남·북)을 기점으로 해서 수도권의 호남 향우들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이었는데, 이게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판돌이=각종 여론조사에서 이해찬 의원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진표 의원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당원 5%, 국민여론조사 10%로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는데, 김 의원측은 각종 여론조사가 실제 주요 유권자인 권리당원이 아닌 일반인 대상의 여론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를 통한 당원 표심의 왜곡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호남지역에서는 고흥출신 송영길 의원이 앞서고 있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호남 권리당원은 전체 27%, 수도권까지 포함하면 40%가 호남 표나 마찬가지입니다. 호남 표심이 수도권까지 영향을 미칠지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10일 충북에서 열린 민주당 충북도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 대표 ·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송영길(왼쪽부터), 김진표, 이해찬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새 대표 국회 협치 가능할까

▲판돌이=이해찬, 송영길, 김진표 후보가 각기 이미지가 다릅니다. 이해찬 후보는 원칙을 강조한 강성 이미지라 협치를 제대로 할 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많습니다. 김진표 후보는 경제대표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경제를 고리로 야당과의 협치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송영길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주장하고 있어 야권의 젊은 세대들과 정책공유를 하지 않을까 전망됩니다.

▲정치10단=쉽지 않을 것입니다. 여야의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협치는 말 그대로 여야가 동의해야 가능한데, 정치적 입장과 지지 세력이 달라 힘들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물론 쟁점이 없는 법안 등은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협치란 단어가 주는 상징성가 다소 거리가 있을 것입니다.

이해찬 의원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야당 요구 조건을) 무조건 들어 주는 것은 협치가 아니다”고 했습니다. 이 발언을 접한 한 야당 관계자는 “원래 국회 협상은 여당이 양보해야 하는데”라며 아쉬워했습니다.

그동안 국회 관례를 보면 여야 협상 과정에서 양보할 게 많은 여당이 많이 양보하면서 여야 관계가 정립돼 왔습니다.

이 의원도 본인의 지지 세력 표 단속을 위해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이게 이 의원 본심이라면,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여야 협치는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진표, 송영길 의원은 ‘전략적 협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략적 협치’, 말이야 좋지만 실제 현실에서 실현되기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이낙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2017년 추가경정예산안 등 국회 내 현안을 당시 국민의당 도움으로 풀어 나갔습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지역에서 90% 이상을 상회하던 시절, 호남 지역구 의원이 대다수였던 국민의당은 문 대통령과 척을 지면 본인들이 여론의 지탄을 받을 것으로 우려해 협조한 것입니다.

하지만 20대 국회 후반기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민주당과 한 뿌리인 민주평화당은 현재 ‘민심 그대로 선거구’란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평화당은 선거제도가 개편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2020년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자가 없을 것이란 냉혹한 현실이 앞에 놓여있습니다.

평화당은 민주당이 협조를 요청할 경우 자신들의 최대 관심사인 선거제도 개편을 요구 조건으로 내걸고, 이를 민주당이 받아주지 않으면 적대적 관계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한 달 전 쯤 ‘협치 내각’을 들고 나왔습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다른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미국 출장길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청와대도 공식적으로 ‘협치 내각’을 거론했습니다. 여소야대 정국을 타개할 유일한 해결책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현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누가 입각하겠느냐는 반문이 나옵니다.

입각하면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공동으로 지게 되는데, 이런 악수를 누가 두겠느냐는 것입니다.

▲검은쌀=지난 16일 5당 원내대표들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만나 협치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안들이 많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선 가장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부분은 드루킹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문제입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드루킹 특검의 기한 연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엔 강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또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도 난제입니다. 문 대통령이 9월 3차 남북정상회담 전 국회 비준동의를 공식 요청했는데, 한국당이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야는 지난 5월에도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에 합의했었지만, 합의안 내 문구 조율에 실패하면서 본회의 통과를 이루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는 최근 “일부 야당이 종전협정이 이뤄져도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안 해주겠다고 했는데 그런 사람들하고 어떻게 협치를 하느냐”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와 송 후보도 ‘전략적 협치’라는 당연한 논리를 그럴싸한 언어로 구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협치’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20일 개회한 임시국회에서부터 삐걱댈 것으로 보입니다.

▲도로킹=민주당 당 대표가 누가 되든 협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협치라는 것이 상대방과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는 의미인데 민주당 내 강경 진부 세력이 여기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청와대의 입장도 군소 야당과의 협치에 나설 경우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고민도 있습니다. 최근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의 입각설이 제기되면서 미래당이 발칵 뒤집힌 일이 있다. 협치에 대한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기 쉽지 않은 정치 풍토가 여야 협치가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원칙을 강조한 강성이미지라 협치를 제대로 할 지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김진표 후보는 경제대표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경제를 고리로 야당과의 협치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송영길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주장하고 있어 야권의 젊은 세대들과 정책공유를 하지 않을까 전망됩니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