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공모, 공개경쟁 채용

입력 2018.08.21. 18:15 수정 2018.08.21. 18:16 댓글 0개
김옥경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2본부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공개경쟁 채용인 공모에 응시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공채는 다름아닌 공무원 시험이다.

올해 국내 공무원시험준비생(공시생) 규모만 전국적으로 약 4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청년인구(만 20~29세, 644만5천명)의 6.8%에 달하는 수치다.

공모는 과거 과거제에서 비롯됐다. 호족에 양반 귀족 사회였던 당시에는 과거를 보지 않고도 관리가 될 수 있는 음서 제도가 함께 시행돼 능력 위주로 관리를 뽑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전격 도입된 것이 과거제였다.

과거제는 혈연과 지연, 정치적 파벌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능력 위주로 공정하게 인재를 등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명국가의 모범적인 제도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옛날 과거 시험을 보는 날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선비들로 서울은 장사진을 이뤘다. 초시는 지방마다 열렸지만 이후 단계의 시험은 서울에서 실시됐기 때문이다. 특히 복시에 합격한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어전시는 임금 앞에서 치르기 때문에 궁궐 안에서 시험을 치렀다.

과거제는 중국 한나라 시대에 시작돼 우리나라에는 신라 원성왕 4년인 788년 ‘독서삼품과’라는 형식으로 전래됐다.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고려시대부터다. 958년에 고려 광종은 중국에서 귀화한 쌍기의 건의를 받아들여 과거제를 시행했다. 당시 과거제는 신분제를 통해 관직에 진출하던 호족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쓰였다. 당시 과거제는 문관과 기술관을 뽑는 문과와 잡과만 시행되고 군을 뽑는 무과는 시행되지 않았다.

조선 시대에 와서 과거제는 일반적인 관직 진출 수단이 됐고 무과도 시행됐다. 그러다 1894년 갑오개혁 때 사라졌다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고등고시란 이름으로 사실상 다시 태어났다.

과거제와 공모는 대규모 공개 시험을 거쳐 엘리트를 채용하는 공채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동일시 된다. 공모, 공채의 뿌리가 과거제에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공채제도는 1천년 넘게 이어져 온 고유 선발제도라 할 수 있다.

광주시가 오는 22일까지 2개월째 공석인 제11대 광주시립미술관장을 공개 모집하고 나섰다.

시립미술관장은 지금껏 공모를 거쳐 선출됐지만 올해 유난히 관심이 가는 건 이용섭 광주시장이 기존 연고주의와 낙하산 인사를 배제한 최고의 미술관 전문 경영인(CEO)를 임명하겠다는 의중을 강하게 밝힌 데 있다. 낮은 수준인 연봉도 적정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공모 절차를 거쳤지만 시장 최측근 인사가 최종 합격돼 관장직을 수행하던 기존의 관행과 인사 폐단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자격을 갖춘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와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는 말에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사만 현재 20여명이 넘는다.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지역 미술계를 이끄는 수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 미술계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광주미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인물을 원하고 있다. 이번 공모에 지켜보는 이가 많다.

김옥경 문화체육부 부장 uglykid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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