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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첫 퇴장' 레버쿠젠, 4부 리그팀에 승부차기 신승

입력 2014.10.30. 13:55 댓글 0개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22)이 처음으로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소속팀 레버쿠젠은 4부 리그 팀을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겨우 이겨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3라운드(16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30일 오전 3시(한국시간)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MDCC 아레나에서 열린 FC마그데부르크(4부 리그)와의 2014~2015시즌 DFB 포칼 2라운드(32강)에서 선발로 출전해 후반 33분까지 78분을 뛰었다.

후반 33분 레드카드를 받을 때까지 왼쪽 공격수로 뛴 손흥민은 적극적인 공격과 압박으로 제몫을 했다. 앞서 전반 20분과 43분에는 위력적인 슈팅으로 마그데부르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한 순간에 흥분한 마음을 다잡지 못해 퇴장을 당했다.

상대 선수와 공을 두고 경합 중이던 후반 33분 심판의 휘슬이 울린 이후에 상대 선수를 발길질했다. 상대가 먼저 시비를 걸었지만 심판은 과격한 행동을 한 손흥민에게 경고 없이 곧장 레드카드를 꺼냈다. 손흥민은 억울함을 토로하며 경기장을 나가는 순간까지 강하게 항의했다.

지난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손흥민이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을 당한 건 리그 등 모든 대회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경고누적으로 인한 퇴장도 없었다.

레버쿠젠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연장과 승부차기를 통해 승리를 챙겼다. 120분 동안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레노의 활약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최근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6경기 연속으로 풀타임을 뛰었고, 10월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A매치(2경기)에도 출전했다.

장거리 이동과 시차 적응을 하면서도 빠짐없이 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지난 23일 제니트(러시아)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6일 샬케04와의 리그 경기를 3일 간격으로 뛰며 험난한 일정을 소화했다.

로저 슈미트 감독이 손흥민의 체력적인 부담을 고려해 이날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슈미트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로 기용하며 강한 신뢰를 나타냈다.

레버쿠젠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하칸 칼하노글루가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손흥민은 여세를 몰아 전반 20분 스테판 키슬링의 헤딩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오른발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쉽게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레버쿠젠은 일방적인 볼 점유율과 공세로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마그데부르크의 한 방이 매서웠다. 수세에 몰렸던 마그데부르크는 효율적인 역습을 통해 전반 28분 크리스토프 시프케스의 만회골로 균형을 맞췄다. 뒤이은 압박도 탄탄했다.

손흥민이 전반 43분 페널티박스 정면 외곽에서 때린 오른발 강슛도 골키퍼에 걸리면서 레버쿠젠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전은 1-1로 끝났다.

슈미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선제골의 주인공 칼하노글루를 빼고 로비 크루스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인 레버쿠젠은 후반 들어 더욱 적극적인 공격으로 마그데부르크의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당연히 이겨야 한다는 부담 탓에 레버쿠젠은 시간이 갈수록 서둘렀다.

레버쿠젠이 수적 열세에 몰리는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33분 손흥민이 상대 선수를 발로 차면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손흥민은 상대 선수가 먼저 신체적인 접촉을 가하자 격하게 반응했다.

공방전을 펼치다가 결국 승부는 연장에 돌입했다. 한 명이 적은 레버쿠젠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나타났다. 레버쿠젠은 연장 후반 6분에 니클라스 브란트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연장 후반 10분 키리아코스 파파도풀로스의 극적인 헤딩 동점골로 승부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레버쿠젠은 승부차기에서도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첫 번째 키커 스파히치와 네 번째 키커 키슬링이 실축해 1-3으로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골키퍼 레노가 마그데부르크의 네 번째, 다섯 번째 키커의 슛을 모두 막아내 기사회생했다.

이어 레노는 5-4로 앞선 상황에서 마그데부르크의 일곱 번째 키커의 슛까지 막아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회 1라운드(64강)에서 분데스리가 소속의 아우크스부르크를 1-0으로 꺾은 마그데부르크는 레버쿠젠을 상대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 중인 레버쿠젠은 4부 리그 팀을 상대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고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졸전을 펼쳐 환하게 웃지 못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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