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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라화,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다시 하락세

입력 2018.08.18. 20:41 댓글 0개
【앙카라=AP/뉴시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3일 대통령궁에서 해외주재 터키 대사들을 불러모은 공관장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터키가 경제 본질 가치와는 상관없는 경제적 '포위' 상태에 빠져 작금의 통화 위기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2018. 8. 13.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터키 리라화가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날 외환시장에서 리라화 환율은 3.28% 상승한 달러당 6.0158 리라를 기록했다. 환율 상승은 통화가치 하락을 뜻한다.

리라화는 터키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 이후 폭락을 멈추고 사흘 연속 상승했지만 17일 하락세로 전환하며 달러당 6리라 선을 다시 넘어섰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터키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7일 터키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S&P는 성명에서 리라화의 급락이 터키 경상적자를 확대하고 민간기업에 대한 압력으로 이어져 경제가 악화할 것이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도 터키 신용등급을 'Ba2'에서 'Ba3'로 하향하고 신용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터키 공적기관의 약체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정책 책정의 예견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이 신용등급 격하의 이유라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터키 법원이 2년 가까이 억류돼 있는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 요청을 세번째로 거부한 것도 미국의 제재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터키의 이즈미르주 고등법원은 17일 브런슨의 가택 연금을 해제해 달라는 변호인의 석방 요청 항소를 기각했다. 브런슨은 테러 조직 지원 등의 혐의로 지난 2016년부터 터키에 억류돼 있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장 35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가 브런슨의 석방을 거부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터키는 '친구'처럼 행동하지 않았고, 그들은 우리 국민을 체포할 수 없다"며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브런슨의 석방 협상에 진척이 없자 터키 내무·법무 장관에 대한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했고, 터키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6일 각료회의에서 "터키 정부가 브런슨 목사를 즉각 석방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일이 더 많을 것"이라며 추가 제재도 예고했다.

미국은 터키가 브런슨을 먼저 석방해야 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소식통은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와의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은 브런슨이 석방된 뒤에나 가능하다"고 전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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