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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핫이슈] 말레이시아 법원, 김정남 암살범에 '최후변론' 명령

입력 2018.08.18. 07:00 댓글 0개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용의자 도안 티 흐엉(왼쪽)이 1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경찰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2018.08.16

【서울=뉴시스】말레이시아 고등법원이 16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시티 아이샤(26)와 도안 티 흐엉(30)에게 앞으로 열리는 재판에서 최후변론을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초 법원이 용의자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릴지, 아니면 재판을 계속 받으라는 결정을 내릴지 여부가 주목됐던 만큼, 이같은 결정은 사실상 유죄 판결 쪽에 무게를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즈미 아리핀 판사는 이날 2시간 넘게 낭독한 판결문에서 자신은 "용의자들이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다고 한 (피고들의)주장에 설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검찰이 지난 6개월동안 이어진 재판에서 두 명의 여성, 즉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 및 4명의 북한 인들이 "김정남을 체계적으로 살해하기 위해 잘짜여진 음모에 가담했다는 추론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들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판사는 두 용의자가 김정남을 암살할 의도가 없었다는 변호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여성이 신경제 VX로 "김정남의 눈을 공격한 사실로 (살해)의도를 추론할 수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독극물이 눈을 통해 더 빨리 체내로 흡수된다는 점을 두 용의자가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판사는 또 김정남을 공격한 이후 두 사람이 동시에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서 손을 씻은 것도 김정남의 죽음을 초래하려 했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판단했다.

판사는 "두 사람이 화장실로 달려갔던 급한 행동은 오로지 손에 묻은 독을 씻어 내려는 것이었다는데 조금의 의심도 없다"며, 공항 내 CCTV를 보면 두 사람이 손을 씻기 전에는 매우 걱정스러워하고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화장실을 나올 때는 안도한 표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한 행동을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이 (피고 측이 주장한 북한에 의한) 정치적인 암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이를 입증할만한 확고한 증거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판사는 "따라서 나는 (피고들이) 변론에 들어가도록 명한다"고 밝혔다. 검찰 측이 제시한 두 용의자의 김정남 암살 시도 증거가 타당한 것으로 판단되니, 피고들은 앞으로 열리는 재판에서 변론을 하라는 이야기이다.

아즈미 아리핀 판사는 11월 1일 재판을 재개하며 최종 선고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론은 시티 아이샤부터 시작하며, 도안 티 흐엉도 법정에 설 예정이지만 변론 날짜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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