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군부정권 때 지정한 흑산국립공원 해제하라”

입력 2018.08.17. 17:02 수정 2018.08.17. 17:53 댓글 0개
흑산주민들, 17일 도의회서 기자회견 갖고 흑산공항 건설 촉구
사진은 흑산도 곳곳에 내걸린 흑산공항 조기착공을 촉구하는 현수막. 흑산권역개발추진협의회 제공

흑산공항 건설 여부가 지연되면서 흑산도 주민들이 국립공원 해제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흑산도 주민들로 구성된 ‘흑산도 국립공원 해제 투쟁위원회’는 지난 달 국립공원 해제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요청한데 이어 기자회견까지 벌이며 불투명한 공항 건설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흑산도 국립공원 해제 투쟁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7일 오후 전남도의회에서 “흑산도에는 멸종위기종 애기뿔소똥구리나 철새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흑산도에 사는 사람도 소중하다”며 “30년 전에는 유인도가 2천여개나 됐지만 지금은 470여개에 불과할 정도로 수 백, 수천 년을 살아온 토종 섬사람들이 사라져 멸종 위기종이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육지라면 아무것도 아닌 복통이나 감기 합병증으로 때를 놓쳐 죽어나간 사람들도 부지기수고, 자식들 만나러 배타고 나가다 침몰해 죽어간 사람도 수 천 명인 이유는 위험하고 불편한 교통 때문이었다”며 “흑산도 사람들은 육지로 나가고 싶어도 1년에 50일은 나갈 방법이 없고 또 60여일은 배 다니는 회수를 제한 받기 때문에 강제로 감옥살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1만5천여 흑산군도 사람들의 숙원사업인 흑산공항 건설이 좌초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흑산공항보다 3배 많은 5천60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 중인 울릉공항은 연말 착공 예정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흑산도보다 더 빼어난 경관자원과 더 귀중한 생태자원을 가진 울릉도는 국가지질공원이라는 이유로 환경단체들도 반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흑산 섬사람들은 국립공원이라는 이유로 이익보다는 규제와 차별을 더 많이 받고 살았다. 군부독재정권시대의 적폐인 흑산도국립공원구역 지정해제를 청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흑산도 국립공원 해제 청원’이 게재됐다.

선정태기자 jtsun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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