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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전문가 "서울 상위권대 정시 확대할 듯…학습부담 여전"

입력 2018.08.17. 16:12 수정 2018.08.17. 16:16 댓글 0개
서울 상위권大 정시 30~40% 전망
기하·과학Ⅱ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
적성고사 폐지로 중위권 내신부담↑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입시전문가들은 17일 교육부의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대해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들의 정시 비율 확대로 특목고, 자사고, 상위권 일반고, 재수생 강세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했다. 특히 수험생들의 입시 부담이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육부는 이날 정시 수능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대학들에 권고했다. 또 수학 '기하'와 '과학Ⅱ' 4개 과목을 다시 출제범위에 포함시켰다.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단계에서 대학 측이 제시문을 주고 학생이 이를 풀이하는 구술고사도 유지키로 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유웨이중앙교육, 이투스 등 입시업체에 따르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들은 이날 교육부의 대입개편안 발표에 따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을 줄이고 수능 위주 정시 확대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발표를 근거로 정시를 확대해야 하는 대학(2020학년도 기준 정시 30% 미만,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30% 미만)의 수는 전국적으로 38곳으로 추정됐다. 이들 대학이 정시 수능 위주 비율을 30%까지 늘릴 경우 정시모집 인원은 현재보다 6123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19곳, 수도권 10곳, 지방 9곳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들이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정시 비율을 30% 이상 확대할 경우 수시에서 충원하지 못해 이월된

수시이월 인원까지 감안하면 정시 비율은 30% 중반대에서 40%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 경우 특목고, 자사고, 상위권 일반고, 재수생 강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2020학년도 기준으로 서울대는 수능 위주 전형 모집 인원이 1009명으로 현재보다 325명(47.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는 1249명으로 587명(88.7%), 연세대는 1110명으로 109명(10.9%)이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한양대는 770명에서 956명으로 186명(24.2%)이 늘고, 포항공대는 0명에서 99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 중3에 적용되는 2022학년도 대학별 전형계획은 고2 4월말(2020년 4월)에 발표되지만 현재 고1에 적용되는 대학별 전형계획은 내년 4월말(2019년 4월말)에 발표되기 때문에 2021학년도 대학별 입시전형계획안이 2022학년도 대학별 정시 확대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대학 간 눈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의 입시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교육부가 6월 정부안을 발표하며 수능 출제범위에서 빼기로 했던 수학 '기하'와 '과학Ⅱ' 4개 과목이 다시 출제범위에 포함되면서 중3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고1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고1이 치를 2021학년도 수능에는 기하와 과학Ⅱ가 포함돼 있지 않아 재수를 할 경우 출제범위가 늘어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기하와 과학Ⅱ가 수능 선택과목으로 들어가면서 현 중3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학에서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을 경우 특정 과목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선택과목에 따라 수험생들이 골라야 할 선택과목 조합의 경우의 수가 많게는 수백 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2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영역은 독서, 문학을 공통으로 응시하되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중 1개 과목을 수험생이 선택하도록 했다. 직업탐구는 성공적인직업생활을 공통으로 응시하고, 5개 선택 과목 중 1개 과목을 선택하도록 돼 있다. 수학의 경우 모든 학생이 2015 교육과정의 수학Ⅰ과 수학Ⅱ를 공통으로 응시하되 확률과 통계, 미분과 적분, 기하 중 1과목을 선택해 응시하도록 돼 있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사회·과학 계열 구분 없이 총 17개 과목(사회 9개 과목·과학 8개 과목) 중 2개 과목을 선택하도록 돼 있다.

또 현재 중3에게 적용되는 대입전형은 이들이 고2가 되는 2020년 4월말 발표되기 때문에 당장 중3 학생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이 어떤 선택과목을 요구할지 알 수 없어 불안한 상황이다.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단계에서 대학 측이 제시문을 주고 학생이 이를 풀이하는 형태의 구술고사가 유지되는 한 입시 부담을 줄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2022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에서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과목 중 대학이 정한 2~3개를 객관식 시험으로 치르는 '적성고사'가 폐지되면서 중위권 수험생의 내신 준비 부담이 더 커졌다는 목소리도 있다. 상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신이 좋지 않은 중위권(내신 4~6등급)에게 적성고사는 수시모집에서 '내신 불리'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정시가 확대되면 자사고나 특목고의 인기가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반고보다 수능에서 강세를 보이는 자사고나 특목고에 진학하는 것이 수능 준비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여전히 정시모집에 비해 학생부 중심의 수시모집의 비중이 더 높은 만큼 고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사고나 특목고에 덜컥 지원했다가 내신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데다 정부의 특목고·자사고 폐지 추진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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