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도로위의 공포’BMW만 봐도 무섭다

입력 2018.08.16. 16:49 수정 2018.08.16. 17:14 댓글 0개
운전자들, 고속 주행 중 차량 만나면 차선변경 피하기 일쑤
광주지역 리콜대상 차량 3천여대 중 미점검차량 417대 달해
정부광주청사도 주차 제한…광주시 “안전진단 빨리 받아야”
국토부가 긴급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리콜대상 BMW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을 내린 가운데 16일 광주 북구청 교통과 차량등록팀 직원들이 회의실에서 안전진단 미이행 BMW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서 발송 작업을 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6766008@hanmail.net

“운행 중에 BMW차량을 보면 자연스럽게 피하게 됩니다.”

정부가 BMW 리콜대상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 명령을 발동했지만, ‘도로 위를 달리는’ BMW 차량을 본 운전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운행 중에 불이 났다고 알려지면서 일부 운전자들은 주행 중인 BMW 차량을 보면 피하는 등 BMW를 둘러싼 불편한 시선들이 계속되고 있다.

16일 오전 광주의 자동차전용도로인 무진대로를 달리던 운전자 A(40)씨는 자신의 차량 앞뒤로 BMW 520d 차량이 주행하자 자연스럽게 차선을 옮겼다.

제한속도 80km의 고속주행 중이라는 점에서 앞차나 뒷차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어쩌나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내차 앞뒤로 달리던 차량들이 리콜대상이 아닌 최신 차량인지, 아니면 안전점검을 받은 차량인지도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했기에 차라리 피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안전한 고급차의 대명사인 차량인데 이제는 해당차량 마크만 봐도 자연스럽게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 B(38)씨도 점심시간에 한 식당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다가 자신의 옆 칸에 주차된 520d차량을 보고 차량을 옮겼다.

이 운전자 역시 해당 차량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다른 주차공간으로 자리를 피한 것.

B씨는 “예전엔 BMW차량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었었는데 요즘은 그냥 꺼름직하다”며 “주차된 차량에서 불이 났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은 없지만 그냥 불편한 마음이 들어서 그 자리를 피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부터 정부광주지방합동청사도 리콜대상 차량 중 안전진단 미실시 차량에 대한 주차를 제한하고 있다. 지상주차는 허용하고 있지만 지하주차장은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청사 관계자는 “현재 정부에서 내려온 지침 상 지하주차장은 해당차량들은 이용할 수 없다”며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들은 주차 제한과 상관없이 주차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불편한 시선과 제한들이 잇따르면서 BMW차주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안전진단을 받았다는 한 운전자는 “문제가 없다는 점검 결과에 차량을 운행하고 있지만 주변의 시선이 느껴질 때마다 불편한건 마찬가지”라며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왜 불편한 시선을 감수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빨리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광주지역 리콜대상차량 중 현재까지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은 417대로 나타났다.

광주시에 따르면 등록된 리콜대상차량 3천58대 중 미진단차량은 417대로, 대상차량 중 13.6%에 달하는 차량들이 ‘위험할 지도 모른’상태로 도로 위를 주행 중이다.

자치구별로는 동구 23대, 서구 157대, 남구 53대, 서구 85대, 광산구 99대 등으로 파악됐다.

광주시는 점검 및 운행 정지명령 권한이 있는 자치구들을 통해 해당 차주들에게 이번 주 내로 안전 진단을 받도록 등기우편으로 통보할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운행정지명령을 받은 차량이라도 안전진단을 받기 위한 운행은 가능하다”며 “안전한 운행을 위해 대상 차량소유자들은 빠른 시일 내 안전진단을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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