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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시민단체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놓고 충돌

입력 2018.08.16. 13:43 수정 2018.08.16. 17:42 댓글 11개
시민모임 "숙의없는 공론화 안돼" 시장실 앞 몸싸움
광주시 "중재위 구성, 행정행위 중단까지 다했는데"
市 "공론화위 先구성" vs 시민모임 "숙의 과정 필수"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16일 오전 광주시청 3층 시장실 앞에서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방식에 항의해 시장실로 진입하려는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시청 직원들이 거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018.08.16 goodchang@newsis.com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여부를 두고 광주시와 시민단체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시민권익위원장이 중재를 포기하고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고, 광주시는 "시민단체의 일방적 주장은 안되고, 공론회위원회 구성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급기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단체로 시장실을 항의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마찰까지 빚어졌다.

광주지역 15개 시민단체·정당으로 구성된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은 16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시가 중재자로 내세운 시민권익위원회의 최영태 위원장이 '선(先) 공론화위 구성'이라는 시의 입장만 대변하다 결국 중재 포기를 선언한 뒤 곧바로 미리 준비해온 공론화위원 명단을 발표하는 등 공론화 과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대화 중단을 사과하고 일방적인 공론화위 구성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또 "시는 지하철 공론화 과정에 표본시민들의 직접 참여와 학습, 토론 기회 등 실질적인 숙의 과정을 보장하고, 이용섭 시장은 시민참여형 숙의조사 준비를 위한 대화에 직접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어 "시는 '숙의조사를 위한 공론화위 구성'이라는 시민모임의 일관된 주장을 거부한 채 모든 것을 공론화위원회에 넘겨 논의하자는 모호하고 무책임한 주장만 되풀이했다"며 "시민단체의 공론화 요구를 수용하는 듯 형식적인 공론화기구를 구성한 후 실제로는 여론조사를 통해 2호선 사업을 강행하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는 "공론화 포기, 일방적 공론화 기구 구성 등은 시민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이다"며 "합리적인 방식으로 7인 공론화위 구성이 진행 중이고, 이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공론화 방식과 건설방식까지 결론을 도출하자는 것인데, 시민단체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여서는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최영태 위원장은 "공론화위는 양측의 의견을 들어 법률가와 통계전문가, 갈등 관리나 여론조사 분야 전문가, 도시계획이나 인문사회 분야 전문가 등 최대한 중립적인 인사 10명 안팎으로 구성 중"이라며 "시민단체에서 요구한 시민참여형 250인 숙의조사든, 일반시민 여론조사든 공론화위에서 결정하는 대로 시는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재와 공론화를 거쳐 '찬바람 불기 전에 2호선 건설방식을 결정하겠다'는 게 시의 기본구상이다.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16일 오전 광주시청 3층 시장실 앞에서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방식에 항의해 시장실로 진입하려는 시민단체 측과 시청 직원들이 거친 몸싸움을 벌인 가운데 이용섭 시장(오른쪽에서 3번째, 문앞)이 "통제를 풀라"며 직원들을 말리고 있다. 2018.08.16 goodchang@newsis.com

이 시장은 현장에서 시민단체 대표들과 만나 "중립위를 만들어 달라 해서 중립적인 인사들로 중재위를 구성했고, 모든 행정행위 중단해 달라고 해서 모든 용역을 중단했다"며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만능은 아니지 않느냐. 많은 시민들이 (2호선 건설을) 원하고 있지만 다소 돌아가더라도 보다 많은 의견을 모으기 위해 공론화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항의시위 과정에서 시장실로 진입하려는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시청 공무원들 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빚어지는 등 거친 물리적 마찰이 발생했다.

소란이 커지자 이 시장이 직접 나섰고, 이 과정에서 이 시장이 "이런 일방적 요구 방식은 안된다.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냐"고 항의했다가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언쟁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도시철도 2호선은 2002년 최초 승인·고시된 이후 16년 동안 '건설이냐 백지화냐' 논란을 비롯해 운행 노선, 건설방식, 차량 형식 등을 놓고 지리한 논쟁을 벌여 현행 저심도 경전철 방식이 확정됐다. 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광주역∼첨단∼수완∼시청 구간의 41.9㎞ 순환선을 오는 2025년까지 저심도 경전철 방식으로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기본설계상 예상 소요 사업비는 2조549억원이다.

이에 시민모임 측은 저심도 방식으로 건설할 경우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과다 소요된다며 줄기차게 재검토를 요구해 왔고 결국 시민공론화까지 이끌어냈다. 시민모임은 노면 전차인 트램(TRAM)이나 간선급행버스체계 BRT(Bus Rapid Transit)를 염두에 두고 있다.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16일 광주시청 3층 시장실 앞에서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방식에 항의해 시장실로 진입하려는 시민단체 측과 시청 직원들 간에 거친 몸싸움이 벌어진 가운데 이용섭 시장(맨 왼쪽)이 "막지 말라"며 직원들을 떼놓은 뒤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따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8.08.16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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