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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제노바 다리 붕괴 사망자 39명…관리 위탁기업 책임론↑

입력 2018.08.15. 22:25 댓글 0개
【제노바=AP/뉴시스】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에서 고속도로 다리 '모란디'가 붕괴됐다. 사진은 이탈리아 소방당국이 공개한 것. 2018.8.15.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의 고속도로 교량 '모란디' 붕괴로 인한 사망자가 39명에 달한 가운데 사고 원인을 관리 부실로 보고 책임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다닐로 토니넬리 이탈리아 교통장관은 이날 붕괴한 교량 모란디가 있는 A10고속도로를 관리하는 민영 기업 '아우토스트라테 페르 이탈리아’의 고위 경영진을 향해 "우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A10 고속도로 관리 계약을 파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우토스트라테 페르 이탈리아에 제노바의 비극에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지난 수년 간 민영 기업의 경영이 국가의 경영보다 좋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오늘날 교량 붕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유럽 최대의 위탁 기업이 나오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역시 이날 앞서 "책임자들은 모든 것을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전날 정오께 제노바에 위치한 모란디 교량의 80m 구간이 무너지면서 그 위를 달리던 차량이 대거 45m 아래로 추락했다. 모란디 교량은 프랑스로 가는 A10고속도로와 이탈리아 밀란으로 향하는 A7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다리다. 1967년 건설된 이 다리는 약 1km 길이로 지난 2016년 보수 작업을 거쳤다.

소방당국은 AFP통신에 "밤새 수 톤의 콘크리트와 강철 사이의 생존자를 수색했다"며 "12명을 구했고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희생자를 찾아 낼 때까지 24시간 쉬지 않고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란디 교량이 있는 리구리아주(州)에 호우가 쏟아지면서 교량 붕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탈리아 당국은 붕괴 원인에 대한 조사를 본격 시작했다.

14일 밤 제노바를 방문한 주세페 콘테 총리는 "사건의 원인에 대한 가설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이같은 비극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지금은 비상사태에 부상당한 사람과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도움을 건넬 공통의 의지를 보여줄 시간"이라고 애도했다. 이어 "이탈리아 국민에 현대적이고 효율적인 인프라를 이용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사건 발생 원인에 대한 진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2004년 이후 이탈리아에서 12건의 교량 및 육교 붕괴 사건이 발생해 모두 7명이 사망했다. 대부분의 경우 원인은 불량한 구조로 꼽힌다.

살비니 장관은 한편 "유럽연합(EU)의 정부 지출 규정이 교량 붕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부의 제약으로 우리가 안전한 도로와 학교를 가질 수 없다면 그 규칙을 따르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EU가 회원국을 향해 정부 부채 및 적자를 적정한 수준 내에서 유지할 것을 권고하지만 각국 정부의 예산 지출 방식에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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