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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뮤지컬, 상업작 빰쳤다···지창욱·강하늘·성규 '신흥무관학교'

입력 2018.08.14. 18:53 댓글 0개
이희준 작가, 김동연 연출 유명 창작진
왼쪽부터 성규, 지창욱, 강하늘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제게는 의미가 있고 뜻 깊은 작품이에요. 즐겁고 신나게 작품에 임하고 있습니다. 동료 병사들, 선배님들, 오랜만에 만난 배우 동생들과 으쌰으쌰하면서 같이 울기도 하고 같이 웃기도 하면서 정말 열심히 작품을 만들고 있죠."(지창욱)

상업 뮤지컬에서도 보기 힘든 스타 캐스팅이다.

9월 9~22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하는 육군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에 지창욱(31), 강하늘(28), 그룹 '인피니트' 멤버 성규(29)가 출연한다.

강하늘은 14일 용산동 육군회관에서 "본 부대에서 군생활을 하다 보면, 연극이나 연기 지망생들이 많다"면서 "모두에게 기회를 주지 못했지만 오디션을 통해 뽑힌 장병들과 함께 하게 됐다는 것이 가장 인상 깊어요. 지금도 즐겁게 작업하고 있고, 그것이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군대가 최고의 연예기획사라는 말이 실감난다.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공연제작사 쇼노트와 국립박물관 문화재단이 주관한다. 지창욱과 강하늘은 상병, 성규는 일병이다. 이들은 원캐스트로 나선다.

지창욱, 강하늘, 성규를 비롯해 이번에 출연하는 군인 배우들은 캐스팅이 된 것이 아니다. 공식적인 오디션 절차를 걸쳐 뽑힌 이들이다.

지창욱

세 사람은 이미 무대를 오가며 실력을 다졌다. TV와 영화에서 유명한 배우인 지창욱은 '그날들' 등 뮤지컬로 호평 받았다. 영화 '동주'로 유명한 강하늘은 2006년 뮤지컬 '천상시계'로 데뷔한 무대가 기반인 배우다. '내꺼 하자'로 유명한 한류그룹 인피니트의 리더 겸 메인보컬인 성규는 뮤지컬 '올슉업' '인더하이츠' '광화문연가'를 통해 뮤지컬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 '신흥무관학교'에서 지창욱은 신흥무관학교의 뛰어난 학생 '동규', 강하늘은 신흥무관학교에서 훌륭한 독립군으로 성장하는 '팔도', 성규는 일본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어간 장군 '지청천' 역을 맡는다.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캐릭터가 주어졌지만 군대 계급 중 가장 낮은 이병 신분인 성규는 바짝 군기가 들어 있다. "대한민국 육군으로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많은 분들을 관객들이 기억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연습하겠습니다. 그 분들이 부끄럽지 않게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강조했다.

강하늘

군대 선임인 지창욱과 강하늘이 잘 챙겨준다. "처음에는 제가 신병의 입장에서 함께 하게 돼 '저 혼자' 조심스러운 것이 있었다"고는 했다. 그러다가 "함께 연습을 하고 땀을 흘리다 보니 편안해져서 허물없이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며 웃었다.

뮤지컬의 배경인 신흥무관학교는 독립운동사에서 중요 존재다. 항일 독립 전쟁의 선봉에 선 학교다. 뮤지컬은 이 학교를 소재로, 일제에 항거하고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건립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평범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작진은 1907년부터 1920년까지 경술국치 전후 역사적 흐름을 철저히 고증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래도 너무 무겁게 그리지는 않았다.

'내 마음의 풍금' '사춘기' '마마 돈 크라이' 등의 작가 이희준이 대본을 썼다. 이 작가는 "신흥무관학교를 거쳐간 분들이 3000~ 4000명이 된다고 해요. 그분들을 무대에 살려낸다면 '어떤 노래를 하고 싶을까'를 생각했다"면서 "그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거나 가벼울 리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불굴의 정신도 있고 부대끼면서 살아갔던 일상도 같이 있을 거라 생각했죠"라고 설명했다.

성규

육군이 창작 뮤지컬을 제작한 역사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제60주년 국군의 날 기념으로 2000년 당시 DMZ에서 발생한 실화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마인(MINE)'을 선보였다. 2010년에는 흥남철수작전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생명의 항해', 2012년에는 6·25동란 당시 낙동강 전투를 소재로 다룬 뮤지컬 '더 프라미스' 등 3편의 창작 뮤지컬을 만들었다.

자칫 무거운 소재와 함께 군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로 '촌스럽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평을 들었다.

강하늘은 "신흥무관학교에 군인 신분으로 참여하는 것은 맞지만 이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연기자와 창작자의 예술가 집단이라고 생각했다"며 기존 상업 뮤지컬과 수준 차이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뮤지컬 '신과 함께' '무한동력', 연극 '알앤제이' 등으로 대학로에서 각광 받는 연출가인 김동연도 "뮤지컬 작품으로서 흥미와 감동이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역사를 살려낸 이야기라고 해서 무겁거나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이희준 작가, 박정아 작곡가가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남기를 바라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김 연출은 "가장 뜨거운 청춘들의 이야기"라고 특기했다. "흔히 장병들을 '군인 아저씨'라고 하잖아요. 근데 이번에 이 청춘들과 함께 하니까 '군인 아저씨'라는 말이 틀린 것 같더라고요. 신흥무관학교에 있는 어린 친구들과 같은 나이 대의 배우들이 그들이 느꼈을 감정을 함께 느끼고자 노력했어요."

'나팔' 역의 이태은, '혜란' 역의 임찬민 등 여자 배우들과 독립운동가 '이회영' 역의 이정열 등 상업 무대에서 활약 중인 배우를 포함해 총 39명이 무대에 오른다. 박정아 작곡가,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이우형 조명 디자이너 등 쟁쟁한 스태프가 함께 한다. 군인들의 무료 관람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방 투어도 예정됐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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