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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화, 美·터키 대화 재개 가능성에 7% 반등…볼턴 "목사 석방해야 협상"

입력 2018.08.14. 18:03 댓글 0개
20% 폭락 후 14일 오전 장에서 7% 상승
볼턴-주미 터키 대사 회동 소식에 시장 심리 진정
【이스탄불(터키)=AP/뉴시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이 지난 10일 이스탄불에서 터키의 새 경제 모델에 대해 밝히고 있다. 터키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미국과의 무역 마찰에 대한 우려로 리라화가 폭락하면서 리라화 가치는 연초 대비 66%나 떨어졌다. 터키 중앙은행은 13일 리라화 폭락에 따른 금융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낮추고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2018.8.13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주말 동안 약 20%나 폭락했던 터키 리라화가 미국과 터키 간의 대화 재개 가능성에 반등세를 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리라화 가치는 이날 오전 장에서 달러당 6.5258 리라로 전날보다 7% 가량 상승했다.

지난 10일부터 2거래일 동안 약 20%나 폭락했던 리라화는 중앙은행의 시장 안정화 대책과 미국·터키 간의 대화 가능성에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다.

특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주미 터키 대사와 회동했다는 소식이 양국간의 외교 관계 악화를 우려했던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성명을 통해 볼턴 보좌관이 세르다르 킬리츠 주미 터키대사가 만나 앤드루 브런슨 목사 구금과 양국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 워싱턴을 방문한 터키 정부 대표단과 미 정부 관리들 간의 회의에서는 브런슨 목사 구금 사건에 대한 양측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타협이 불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터키에 대해 철강과 알루미늄의 관세를 2배로 올리겠다고 밝혔고, 이는 리라화 폭락을 촉발했다.

킬리츠 대사는 볼턴 보좌관에게 이날 회동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볼턴 보좌관이 "구속된 브런슨 목사가 석방되기 전까지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킬리츠 대사에게 전달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양국 간에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브런슨 목사 사건의 해결 가능성이 열린 것 만으로도 시장 심리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터키와 다른 신흥국 금융 시장도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터키 대표 증시지수인 BIST 100 지수는 이날 오전장에서 2.4% 상승했다. MSCI 신흥국지수도 0.27% 올랐다. 남아프리카 랜드(2.4%), 멕시코 페소(1%) 등 최근 급락했던 신흥국 통화도 반등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터키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 등 자금 유출을 진정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을 경우 리라화가 추가 폭락할 수 있다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안제 프레아프카 코메르츠뱅크 애널리스트는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어제 터키 당국의 정책 대응에 실질적인 부분은 없었다"며 "터키와 미국의 정치적 대립이 어느 정도 해결되더라도 리라는 부분적으로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앙은행과 외환시장 사이의 '고양이와 쥐' 게임이 계속될 것"이라며 "적절한 대책이 없을 경우 리라화는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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