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들녘에 드론 띄우니 노동비용 줄고 생산 느네

입력 2018.08.14. 17:05 수정 2018.08.14. 17:21 댓글 0개
지역 미래 혁신성장, 4차 산업육성에 달렸다 - <9>함평, 멀티콥터(농업용 드론)
하루 3~4명이 하던 6만6천㎡ 여름방제 1~2시간에 끝나
인건비 큰 폭 감소·작업 능률 3배 이상 증가 효과 '톡톡'
군, 드론 활용 벼 재배단지 육성 사업 확대·농업인 교육도
함평에서 벼 농사를 짓고 있는 선진농업인 박경원씨가 농업용 드론인 멀티콥터를 살펴보고 있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은 농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비닐하우스와 시설원예 농가들이 주로 활용하는 ICT농법 뿐만 아니라 드론을 활용해 농약을 방제하는 등 활동은 생활의 편리함을 넘어 높은 생산 증대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농업분야에서의 드론활용은 벼 종자파종과 농약살포, 축산농가를 위한 조사료 파종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등 저비용 고효율 스마트 농업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하지만 농업용 드론인 멀티콥터가 실용화 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드론 자체가 수천만원대로 고가인데다, 법인 위주로 지원되는데 그쳐 일반 농가 등도 다양하게 참여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취재진은 지난 5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등장하고 있는 농업용 드론인 멀티콥터 활용 현장을 찾아 취재했다.

멀티콥터

◆노동력 등 절감 효과

함평군 함평읍 대덕리에서 쌀 농사를 짓고 있는 박경원(34)씨.

박씨는 고향인 이곳 함평에서 올해로 10여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선진농업인이다. 그는 인근 5개 농가와 함께 10ha규모의 논에서 친환경 쌀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올 초 국토교통부 지정 전문교육기관에서 드론 전문교육을 이수받았다. 드론 운영에 관한 전문 자격증도 취득했다. 대규모 논 농사를 보다 쉽고 빠르게 경작하기 위해서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하루 3~4명이 온종일 일해야 할 수 있었던 여름 방제일은 멀티콥터를 사용하면서 하루 1~2시간으로 크게 단축됐다. 농촌 들녘 하루 인건비가 15~20만원 것과 비교하면 60만원 이상 줄어든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뙤약볕에서 하루종일 지치고 힘들게 일을 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연하게 달라진 일상이다.

방제할 때 들어가는 약값도 크게 줄었다. 기존 100만원이 소요되던 방제비는 멀티콥터 사용 후 40만원으로 60만원 가까이 감소되며 생산비 절감 효과를 톡톡하게 드러내고 있다.

방제 뿐만이 아니다. 봄 파종과 시비 등 작업에도 멀터콥터를 다양하게 활용하며 농촌 노동력 해소와 쌀 생산비 절감 등 남다른 영농 성과를 드러냈다.

가을 수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멀티콥터를 이용해 좀 더 쉽고 빠르게 필요한 때 비료와 병해충방제 자재를 사용해 수확단지 내 쌀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최첨단 기술이 도입된 드론을 조종하는 재미는 덤이다.

박 씨는 “농업용 드론인 멀티콥터를 농업 현장에 사용하면서 일이 훨씬 수월해 지고 인건비와 방제비 등 생산비가 큰 폭 절감돼 만족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인력 3~4명이 하루종일 해야 했던 농사일이 오전·오후 1~2시간만 해도 마무리할 수 있게 돼 편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멀티콥터를 활용한 농업이 두각될 것으로 보인다”며 “드론 이외에도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장비가 시중에 나와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드론교육

◆농가 교육·보급 확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함평군은 농업용 드론인 멀티콥터를 적극 보급하며 멀티콥터를 활용한 벼 재배단지 육성에 나서고 있다.

벼 주산단지 작목반과 영농조합법인, 들녘 경영체 등을 대상으로 올해 8곳 중 7곳에 멀티콥터가 선정·지원 보급됐다.

함평군은 멀티콥터를 활용한 벼 직파재배단지 육성으로 농촌 노동력을 해소하고 쌀 생산비 절감을 통한 농가소득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대상 규모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군은 지역 영농법인 등 10곳에 멀티콥터를 지원하는 ‘드론 활용 노동력 절감 벼 재배단지 육성 시범’사업을 지난해에 이어 계속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멀티콥터 활용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 교육도 다각화하고 있다.

군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는 드론을 농작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 농업인들에게 농업용 드론(멀티콥터) 활용 교육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교육은 항공역학과 항공법류, 비행운용이론 등 드론 관련 법류와 시물레이터 사용 방법 등 이론교육 등으로 이뤄진다.

또 방제용 드론 조정법과 같은 실무현장 교육이 함께 병행된다.

군은 드론 교육으로 농업인들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해 다양한 농작업 및 공동 작업에 드론을 활용,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또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로 드론 체험활동도 진행하며 멀티콥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향후 진로로 모색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함평군 관계자는 “드론은 작물 생육 확인, 병해충 예찰, 농업 환경 모니터링 등 농업 분야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 기반인 드론 등 신기술 도입을 통해 스마트농업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가에 지원 한계…정부 지원 확대를

멀티콥터가 농업 전반에 높은 효과를 드러내며 적극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중에 판매되는 멀티콥터 1대 가격은 보통 3~4천만원대로 고가인데다, 지자체 등으로부터 지원받는 대상 역시 법인으로 한정돼 있다.

멀티콥터 구매 지원금도 50%선에 그쳐 농가 자부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영농 수입 등 수익률이 높은 농가를 제외하고 일반 농가에서 드론을 구입해 사용하기에는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이다.

지자체로부터 지원받는 제품도 국산으로 한정돼 있다. 국내 기술 발전을 위해 국산 제품을 구입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이 인정되고 있지만, 기능적인 면에서 일부 수입 제품에 뒤떨어져 오히려 업무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 등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함평군 관계자는 “쌀 농업경쟁력을 향상사키고 농촌인력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멀티콥터 지원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멀티콥터 보급 사업이 아직은 초기단계로 정부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옥경기자 uglykid7@hanmail.net

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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