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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 최은지 “누워서도 배구 생각이 나네요”
입력 2018.08.11. 16:58 댓글 0개【보령=뉴시스】 권혁진 기자 = 2018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프로배구대회를 꾸준히 지켜본 이라면 이번 대회가 발견한 최고의 원석으로 최은지(KGC인삼공사)를 꼽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2010~2011시즌 드래프트를 통해 V-리그에 뛰어든 최은지는 IBK기업은행, 한국도로공사에 몸 담았지만 주목을 받지 못한 그저그런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두 팀 모두 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 최은지는 중심에서 한 발 떨어져있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최은지는 변화를 택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KGC인삼공사의 유니폼을 입었다.
세 번째 팀과의 궁합은 지금까진 매우 잘 맞는다. 최은지는 이번 대회에서 팀의 주축 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주전으로 뛰지 못한 그동안의 설움을 날리려는 듯 연일 숨겨뒀던 공격 본능을 뽐내느라 정신이 없다.
11일 현대건설과의 준결승전 종료 후 만난 최은지는 “컵대회 직전 감독님의 인터뷰 기사를 봤다. 은지가 마지막 기회 를 잡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걸 보고 뭔가 (느낌이) 오더라”고 회상했다.
이적이라는 선택은 결코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추억을 쌓은 동료들이 맘에 걸렸다. “김종민 감독님과 언니, 친구들 모두 너무 좋았다. 다 괜찮았는데 나는 배구를 해야하는 선수 입장이었다. 좋은 것만 누리고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이왕 프로에 왔으니 이름 한 번 날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날 최은지는 조별리그와 마찬가지로 펄펄 날았다. 한송이와 함께 팀내 가장 많은 16득점으로 팀의 3-0(25-14 25-22 25-23) 완승을 이끌었다. 최은지는 54.16%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뽐냈다. 서브 에이스도 3개 기록했다.
서남원 감독은 최은지가 선전하는 원동력으로 절실함을 꼽았다. 서 감독은 “다른 팀에서는 기회를 많이 못 받았다. 부족한 점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터질 때는 확 터졌지만 범실도 많이 나왔다”면서 “팀을 옮긴 뒤에는 그런 점을 많이 신경쓰고 있더라. 몸 관리도 잘한다. 체중을 빼면서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연습 때도 감독님이 ‘우리 팀에는 때려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범실해도 좋으니 때려라’고 하신다”는 최은지는 최근 행복해보인다는 말에 “많이 행복하다. 누워있어도 계속 배구 생각이 날 정도”라고 웃었다.
KGC인삼공사는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컵대회 우승을 노린다. 팀 성적에 따라 최우수선수상(MVP)와 기량발전상(MIP)의 차이일 뿐 최은지는 무리없이 개인상 하나를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최은지는 “이왕이면 큰 것을 받고 싶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서 감독은 "(리그 때) 알레나가 와도 최은지의 비중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새 제자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줬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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