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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AG 대표팀,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다면?

입력 2018.08.11. 06:01 댓글 0개

[OSEN=김태우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대표팀 선수들은 일찌감치 결정됐다. 확정된 시점은 지난 6월 11일이었다.

사실 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은 좀 더 시간을 가지길 원했다. 대회까지 두 달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변수가 출현하기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의 방침상 조기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선 감독도 명단 발표 당시 대회 시작 전까지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인정했다. 그리고 선 감독의 예감대로 실제 그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교체는 부상 외에는 방법이 없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인정할 만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허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지난 4월 제출한 예비 엔트리 내에서만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허벅지 부상을 당한 최정(SK), 옆구리 부상을 당한 박건우(두산) 정도가 교체 대상이다. 그런데, 만약, 부상이 아니더라도 성적 부진을 이유로 명단을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오히려 선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홀가분해질 수 있다. 현재의 성적을 기점으로 판단하면 되고,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 위주로 명단을 짜면 된다. 대표팀 금메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 건재 과시, 예정대로 인도네시아 앞으로

당시나 지금이나 별다른 이견이 없는 선수들도 제법 된다. 포수 포지션이 그렇다. 양의지(두산)와 이재원(SK)은 그때나 지금이나 이 포지션 투톱을 달리고 있다. 양의지는 105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 20홈런, 6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55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향해 달려간다. 이재원도 98경기에서 타율 3할3푼1리, 14홈런, OPS 0.936을 기록했다.

야수 중에서도 기량을 증명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주전 1루수로 거론되는 박병호(넥센)의 후반기 괴력은 선 감독을 미소 짓게 하기 충분하다. 주전 2루수 안치홍(KIA)도 꾸준한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 성적이 주춤하기는 하지만 주전 유격수 김하성(넥센)의 전체 성적은 여전히 리그 최고를 다툰다. 김재환(두산), 손아섭(롯데), 김현수(LG) 또한 성적에서 특별한 이견이 없어 보인다. 박민우(NC)는 대표팀 선발 이후 예상대로 성적이 올라왔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이자, 토종 최고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양현종(KIA),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이후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내며 자격을 증명한 박종훈(SK)이 선발을 지킨다. 박종훈은 6월 11일 이후 평균자책점이 2.45로 리그 전체 1위다. 함덕주(두산)는 올 시즌을 통틀어 가장 꾸준한 투수이며, 최근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정우람(한화)은 여전히 리그 구원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다.

대표 선발 이후 성적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이용찬(두산), 최충연(삼성), 박치국(두산)의 시즌 전체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교체를 거론하는 여론도 많지 않다. 다만 6월 이후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 경향은 있는 만큼 좀 더 자신들의 베스트를 찾아갈 필요는 있다.

▲ ‘논란 점화’ 金 위해 분발이 필요한 선수들

이와 반대로 아시안게임 대표 확정 이후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혔다는 것은 분명 6월 초까지 나름대로의 실적이 있었다는 의미인데, 이 페이스에서 지나치게 벗어나는 것은 위험 징조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만약 교체가 자유롭게 가능했다면 논란이 됐을 수도 있는 선수들이다. 현실적으로 부상이 아닌 이상 교체가 어려운 만큼 스스로 분발하는 수밖에 없다.

양현종과 더불어 ‘원투펀치’로 기대를 걸었던 차우찬(LG)은 가장 당황스러운 선수다. 여전히 자기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고관절 쪽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명단이 확정된 뒤 차우찬은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29의 심각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차우찬이 명단에서 낙마할지는 다음 주 있을 멤버 교체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선발 당시 우완 중에서 그나마 나은 성적을 내고 있었던 임찬규(LG)의 성적도 많이 떨어졌다. 임찬규는 명단 발표 후 8경기(선발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41로 부진했다. 임기영(KIA)의 경우 최근 컨디션이 다소 올라온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전체 성적만 놓고 보면 자신의 베스트는 아니다. 공교롭게도 또 하나의 LG 투수인 마무리 정찬헌도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8.05까지 치솟았다.

이들이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은 대체 자원들의 성적이 좋기 때문이다. 선발로는 최원태(넥센)가 있고, 불펜으로는 심창민(삼성)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자연히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야수 중에서도 오지환(LG)의 타율이 대표 선발 후 45경기에서 2할4푼1리까지 떨어졌으며, 박해민(삼성)도 46경기에서 타율이 2할4푼6리에 머물고 있다. 수비 비중이 큰 포지션이기는 하지만 다소간 아쉬운 성적이다. 이 정도 성적을 내는 야수들은 예비 엔트리에도 충분히 많다.

이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가운데, 이탈이 확실시되는 최정과 박건우의 빈자리를 누가 메울지도 관심이다. 3루에는 허경민(두산), 황재균(KT), 이원석(삼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공격이 중요시되는 포지션인데 단순히 6월 11일 이후 OPS만 놓고 보면 이원석(0.909), 허경민(0.870), 황재균(0.848) 순이다. 다른 지표에서도 공격만 놓고 보면 이원석이 다른 두 선수보다 약간 앞서 있다.

박건우의 대체 자원의 경우 중견수를 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정후(넥센), 민병헌(롯데)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정후는 최근 26경기에서 타율 4할2푼7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으나 박건우가 오른손 타자라는 점에서 선 감독의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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