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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밀문만 닫혔더라면”…세월호 급격한 침몰 원인은?

입력 2018.08.06. 16:49 수정 2018.08.06. 17:34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지난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께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고 있다.2014.04.16. (사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7000톤급 대형 여객선 세월호는 왜 그렇게 빨리 침몰했을까.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6일 이 물음에 “안정기실과 기관실 맨홀 등 열린 부분으로 침수가 시작됐고, 발전기실, 측실도 연쇄적으로 침수가 진행돼 101분만에 침몰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수밀문과 맨홀 등이 제대로 닫혀있지 않아 선체에 급격하게 물이 차올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침몰했다는 것이다.

선조위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저동 세월호 선체조사위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급변침의 배경을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선조위는 세월호 인양 후 기관 구역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물이 들어가는 걸 막아주는 수밀문이 모두 열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세월호 지하층인 E데크 구역은 기관실 및 타기실 등 중요기관이 몰려 있어 어떠한 경우에도 물이 들어오면 안 된다. 이곳 수밀문 2개와 수밀 맨홀 5개가 설치돼 있었다. 맨홀은 출항 전부터 닫혀 있어야 하고, 수밀문은 이상이 생기면 바로 닫도록 규정돼 있다. 수밀문은 조타실에서 원격으로 여닫을 수 있다.

사고 당시 7개의 수밀문과 맨홀이 모두 열려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드시 닫혀 있어야 할 기관구역 수밀문이 열려 있어 선체 내 급격하게 물이 차오르면서 침몰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조타실에서 기관실로 드나드는 경로를 단축하기 위해 수밀문을 열어 뒀다는 게 선조위 측 설명이다. 스태빌라이저실에 고인 물이 열린 수밀 맨홀을 통해 기관실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앞서 세월호의 1/30분 크기로 제작한 모형 배에서 수밀문과 맨홀을 모두 닫고 침수 실험을 한 결과 배가 65도가량 기울어진 뒤 더 이상 침수가 진행되지 않았다.

규정대로 평소 수밀문이 닫혀 있었거나, 기관실 직원들이 침몰 당시 수밀문을 닫았더라면 배는 65도 기운 채 상당 시간 수면 위에 떠 있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규정을 지키지도, 승객 안전을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피해를 키운 셈이다.

선조위는 화물의 고박과 과적 역시 침몰을 가속화시킨 원인으로 꼽았다. 과적을 위해 일정량의 평형수를 제거해 복원성이 좋지 않은 배가 갑자기 방향전환을 하면서 단단히 고정하지 않은 화물이 한쪽으로 쏠려 급격한 침수가 이뤄졌다는 게 선조위 설명이다.

선조위는 다만 '내인설'에 무게중심을 두면서도 '열린안'도 배제하지 않았다. '외부 요인'이 세월호 침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권영빈 상임위원은 "선체 조사 활동 과정에서 기존의 입장으로 설명되지 않는 여러 현상이 있다. 그래서 외력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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