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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 1년]투기 잡혔지만 강남집값 더 올라…6억 이상 상승도

입력 2018.08.01. 08:34 수정 2018.08.01. 13:57 댓글 0개
강남4구 집값 상승률, 대책 전보다 6배 올라
강남 대치아이파크, 5억 올라…노원현대, 3200만원↑
거제·군산등 지방 집값은 하락…침체 계속될 듯
거래량 급감·불확실성 큰데…정부는 "안정됐다" 평가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문재인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을 1주년을 앞둔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18.07.2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재건축 시장 과열을 잡았지만, 강남 집값이 폭등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투기를 잡겠다는 시그널은 확실한데 강남 집값을 잡았는지는 모르겠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이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갭투자가 줄어들고 재건축 시장이 급등세를 멈추는 등 8.2 대책이 투기 세력을 차단하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책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투기과열지구 지정,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투기 수요를 옥죄는 온갖 규제들이 담겨 있다.

그러나 대책 이후 강남 집값은 오히려 크게 올랐다. 반면 강북 및 지방 집값은 정체되거나 떨어졌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지방에 있는 부동산을 팔아버리고 강남권 등 입지 좋은 곳에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면서 집값 양극화가 심화됐다.

◇강남4구, 대책 전 4천만원→ 대책 후 2억4천만원 상승

1일 뉴시스가 8.2 대책 전·후 강남4구 아파트 중위가격을 비교·분석한 결과, 대책 이후 강남 집값 상승률이 6배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가격은 아파트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 4구 중위 매매가격은 8.2 대책을 발표한 지난해 8월 8억8869만원에서 올해 7월 11억2612만원으로 2억3743만원이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집값은 약 1억2000만원 상승했다.

반면 대책이 발표되기 전인 2016년 8월~2017년 7월까지 1년 동안 강남 4구 중위 매매가격은 4100만원 가량 올랐다. 서울 집값은 약 2100만원 상승했다.

◇강남 대치아이파크, 5억↑…노원현대, 3200만원↑

강남구 개별 단지 중에는 5억원 이상 오른 곳도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7억1000만원~18억6500만원에 거래된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119㎡는 최근 약 5억원 이상 넘게 뛴 23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2016년 7월에는 17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곳이다. 대책 발표 전에는 오히려 가격이 정체돼 있었다가 대책 발표 후 급격하게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도 4억~5억원이 올랐다.

지난해 7월 약 16억4000만~17억4000만원에 거래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5㎡는 최근 4~5억원 가량 오른 2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2016년 7월 14억5000만~15억6000만원에 거래된 곳으로, 대책 발표 후 가격 상승률이 최소 2배 이상 뛰었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현대 전용 85㎡는 지난해 7월 약 4억8700만원에서 올해 7월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3300만원이 올랐지만, 강남권 상승률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문재인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을 1주년을 앞둔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18.07.29. taehoonlim@newsis.com

◇거제·군산등 지방 집값은 하락…침체 계속될 듯

지역 경제가 침체되고 투자 수요도 사라진 지방 주택시장은 계속 가라앉고 있다.

8·2 대책 이후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6.6% 올랐지만, 지방은 1.7% 내렸다. 5대 광역시 등을 제외한 8개 도 아파트값은 평균 3.18% 하락했다.

군산시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9860만원에서 지난달 9500만원으로 360만원 떨어졌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맞은 울산·거제 아파트 가격도 하락했다.

울산시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2억1267만원에서 올해 7월 2억465만원으로 802만원 내렸다.

거제시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1억5400만원에서 지난 7월 1억3500만원으로 1900만원 하락했다.

권대중 교수는 "정부가 강남 4구 집값이 폭등한 상황에서 가격을 잡았다"며 "가격이 오른 것에 대한 근본원인은 해소되지 않았다. 수요가 많고 공급이 부족한데 이에 대한 대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맞춤형 정책을 펴지 않고 모든 지역에 일률적으로 적용했다"며 "미분양이 지방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지방 가수요를 살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교수는 "지방은 인구가 줄고 경제도 안좋아 침체 현상이 수년 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량 급감·시장 불확실성 큰데…정부는 "안정됐다" 평가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5595으로, 전년 동기(1만4460건)의 38% 수준에 불과하다. 강남 4구의 경우 718건으로 전년 동기(3574건) 20%에도 못 미친다.

규제로 인해 매물이 사라지고 거래 절벽이 나타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올 상반기 전국 집값 상승률이 최근 5년간 평균보다 낮다는 이유를 들어 시장이 안정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월 2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는 물론, 지난 7월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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