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소년범죄 줄이려면 교정과 치료 분리해야 한다

입력 2018.07.31. 18:12 수정 2018.07.31. 18:18 댓글 0개
오광표 법조칼럼 법률사무소 미래/변호사

최근 서울, 청주 등에서 잇달아 발생한 청소년들이 집단으로 또래 청소년을 집단 감금, 폭행, 고문 등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관대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아 국민 법감정과 동떨어져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미성년자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20만 명을 넘어 긴급 장관 회의가 열릴 정도로 국민들의 분노도 치솟고 있다. 필자도 청소년 범죄를 자주 접하는데 그 범죄 수법이 날로 잔인해지는 데다 수법마저 다양해져 대책이 시급 하다는 생각이다.

청소년 범죄가 늘고 범죄 수법이 잔인해 지는 것도 문제지만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의 상당수가 어느 특정 동에 몰려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는 청소년들이 환경적 요인에 의해 범죄를 저지른 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이 육체적으로 빠르게 성숙하면서 힘이 세졌고, 인터넷과 TV 등을 통해 범죄에 대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범죄 노출 빈도도 높아 졌다. 여기에다 유해 매체가 범람하면서 모방 범죄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우리 지역에서는 특정 동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가정환경, 친구 등의 영향으로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도 골칫거리다.

그렇다면 청소년 범죄를 줄이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필자는 소년 범죄가 환경적 요인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서 교정이 필요한 소년과 치료가 필요한 소년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접근법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 소년 범죄는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을 재판하고 교육하는 제도는 제자리 걸음이다.

우선 소년보호사건을 처리하는 전담 판사수부터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판사는 시간에 쫓겨 법정에 아이들 수십명을 세워 놓고 이름만 확인하고 몇 호 처분인지 불러주기도 바쁘다. 아이와 그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사건을 심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지난 2005년부터 법무부는 결정 전 조사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으나, 이것만 가지고는 소년 개개인의 상황을 파악해 처분을 내리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또 다른 걸림돌은 전국에 보호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법원은 재범 가능성이 있거나 부모가 자녀를 돌보기 어려울 때 아동복지시설이나 소년보호시설 등에 소년범을 보호하도록 한다. 처벌의 의미가 큰 소년원과 달리 시설들은 교육과 상담을 목적으로 한다. 법무부가 아니라 종교단체와 사회복지법인이 시설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법원과 위탁계약을 맺은 시설이 한정돼 있어 아동시설이나 소년 보호시설 정원이 다차면 법원은 시설 보호 처분을 내릴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교화를 하지 못한 채 다시 범죄에 취약한 환경으로 되돌아 가게 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할 방법은 무엇인가. 그 첫 번째 해결점은 법원이다. 소년사건 담당판사를 심리가 가능할 정도로 늘리고, 전담 재판부를 증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년사건의 예산을 다른 가사사건과 완전히 분리하면 고질적인 예산 부족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아동복지시설과 소년보호시설 등 수탁기관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아동복지시설은 아동복지법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소년보호시설은 소년법에 따라 각 지역 법원이 관리한다. 이를 법원으로 통합해 예산 부족 등 고질적인 병폐를 없애 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현실적 대안이다.

마지막으로 교정이 필요한 소년과 치료가 필요한 소년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한 보호시설에 모여 교육을 받는 것은 교정의 효과를 크게 떨어뜨린다. 연령과 범죄 종류에 따라 소년범을 나누고 적합한 보호시설에서 여러 그룹이 동시에 치료내지 교육을 하면 그나마 교화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이다.

현재 언론에서 나오는 잔인한 소년범죄들에 대하여 처벌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대다수다. 물론 범죄에 합당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소년범의 경우 성인과 달리 재범률이 높아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소년범들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라도 교정과 치료를 분리하는 것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분리와 함께 특성화된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과 기관을 증설해 실제적 교화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청소년 범죄는 더 이상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할 때 비로소 문제 해결점이 보이게 된다.

오광표 변호사 (법률사무소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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