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세계적 유산들’ 지역발전 이끈다

입력 2018.07.31. 14:22 수정 2018.07.31. 14:31 댓글 0개
‘전라도 정도 천년’ 광주·전남, 세계유산으로 다시 날자
우리나라 13점 보유…‘인류가 지켜야 할 가치’
이미지 개선· 관광객 증가 등 지역 발전 효과
광주·전남 지자체, 지역 보유 자원 등재 추진
보존과 개발 이중성 극복…“중장기 대책 마련”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평원, 이집트 피라미드, 호주 산호초, 남미대륙 바로크 성당 등…

유네스코가 지난 1972년부터 지정한 세계유산들이다.

세계유산은 우리가 과거로 부터 물려받았지만 오늘도 그 속에서 살고 있으며, 앞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세계적인 자산이다.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모두 다른 어느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우리들의 삶과 영감의 원천이다.

세계유산 등재는 세계 모든 인류가 보존해 나아가야 할 유산임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글로컬 시대를 맞아 세계유산이 지역 이미지 개선과 관광객 증가 등 새로운 성장동력 역할을 하면서 우리나라 각 지역들도 세계유산 등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보존’과 ‘개발’이라는 이중성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되고 중장기적인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유산은 무엇인가

세계유산은 세계유산협약이 규정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으로서 그 특성에 따라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복합유산으로 나누어진다.

국경을 초월할 정도로 독보적이며, 전 인류가 함께 보존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으로 진정성(authenticity)과 완전성(integrity)을 입증하는 유산이어야 한다.

유네스코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과 문화유산들을 발굴 및 보호, 보존하기 위해 1972년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 보호 협약(Convention concerning the Protection of the World Cultural and Natural Heritage; 약칭 ‘세계유산협약’)을 채택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으로 세계유산은 전 세계 167개국에 총 1천73점이 분포돼 있다.

이 중 문화유산은 832점, 자연유산은 206점, 복합유산은 35점이다.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는 총 54점이 있다.

지진으로 폐허가 된 밤 지역의 이란 도시, 군사활동 및 폭발로 손상된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계곡, 도시화로 역사적 도시로서의 가치를 잃고 있는 예멘의 자비드 역사도시 등이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 세계유산은 해인사 장경판전(1995년), 종묘(1995년), 석굴암 ·불국사(1995년), 창덕궁(1997년), 수원화성(1997년), 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 유적(2000년),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등 12점이었다.

올 7월 1일 전통사찰 7개로 구성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의 등재로 우리나라는 모두 13점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우리나라 세계유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세계유산에 등재된 유산은 해인사 장경판전.

해인사 장경판전은 대장경 목판 보관을 위해 지어진 세계에서 유일한 건축물로 15세기에 건립됐다. 효과적인 건물 배치와 창호 계획 등 과학적인 방법으로 600년 넘게 대장경판을 변형되지 않고 온전하게 보관하고 있다.

종묘는 유교 예제에 따라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기반시설로 제사, 음악, 무용, 음식 등 무형유산이 함께 보존돼 있어 문화유산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석굴암과 불국사는 신라인들의 창조적 예술 감각과 뛰어난 기술로 만들어진 불교 건축과 조각으로, 경주 토함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한국 고대 불교예술의 정수를 보여 주는 걸작이다.

창덕궁은 유교 예제에 입각한 궁궐 건축의 기본 양식을 따르면서도 건물의 배치나 진입 방식에서는 우리나라 궁궐 건축의 다양한 특성을 보여준다.

수원 화성은 기존의 우리나라 성곽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동서양 과학기술 등 외국 사례를 통해 포루 등 새로운 방어 시설을 도입하고 이를 우리의 군사적 환경과 지형에 맞게 설치했다.

경주역사유적지구는 불교건축 및 생활 문화와 관련된 뛰어난 기념물과 유적지가 다수 분포돼 신라 문화의 탁월함을 느낄 수 있다.

기원전 1천년에 만들어진 화순·고창·강화 고인돌 유적은 장례 및 제례를 위한 거석문화 유산이다. 이 곳 고인돌은 세계의 다른 어떤 유적보다 선사시대의 기술과 사회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 세계 동굴계 중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는 빼어난 시각적 효과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조선왕릉은 자연, 우주와의 통일이라는 독특하고 의미 있는 장례 전통에 입각해 만들어졌다.

한국의 역사마을인 하회와 양동은 가장 잘 보존돼 있는 대표적인 씨족 마을의 예로서, 조선 시대 유교 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 주고 남한산성은 17세기 극동지역에서 발달한 방어적 군사 공학 기술의 총체를 구현하고 있다.

백제역사지구 유적과 건축물은 한국과 중국 및 일본의 고대 왕국들 사이에 있었던 상호교류를 통해 탄생한 백제 건축 기술의 발전과 불교 확산에 대한 증거를 보여준다.

한국의 산사는 경남 양산 통도사, 경북 영주 부석사, 충북 보은 법주사, 해남 대흥사, 경북 안동 봉정사, 충남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등 전국의 7개 사찰로 구성됐다.

한국의 산사가 지니고 있는 창건(7~9세기) 이후 현재까지의 지속성,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이 세계유산 등재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기준에 해당됐다.

왜 세계유산인가

세계유산 등재는 해당 유산이 어느 특정 국가 또는 민족의 유산을 떠나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유산임을 보여준다. 즉, 세계유산이 지닌 진정성과 완전성을 잘 보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세계유산을 보유한 지역은 국제적인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관광객 증가와 이에 따른 고용 확대, 지역 수입 증가 등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 발전의 호기를 만들 수 있다.

세계유산이 있는 지역 공동체의 자긍심이 높아지고 유산 가치에 대한 재인식을 통해 유산이 훼손되는 것을 막고, 가능한 원 상태로 보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세계유산 등재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이면서 그 지역만의 차별화된 보존 및 발전 전략을 세워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완벽한 보존에 의미가 있다”며 “등재 이후 효과로 지역 이미지 상승과 관광객 증가 등 지역발전의 기회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naver.com

김영솔기자 tathata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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