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쉼, 휴식(休息)

입력 2018.07.30. 17:21 수정 2018.07.30. 17:26 댓글 0개
김옥경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2본부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창세기 2장 2-3절)

성경은 또 일주일 만의 쉼 뿐만 아니라 칠년의 안식년과 일곱번 반복된 후의 해를 희년이라고 해 안식(安息)할 수 있도록 했다.

열심히 일을 했으니 일주일 중 하루, 칠년 중 한 해 쉬는 것은 인간이 지닌 축복이자 특권인 만큼 휴식을 취하라는 것이다.

비단 성경에만 이르지 않는다.

이해인 수녀는 ‘휴가’라는 단상에서 “휴가 때는 긴장을 풀고 느슨하게 늦잠도 잘 수 있어 좋다. 한 때는 불면증에 시달리던 나답지 않게 요즘은 낮에도 밤에도 잠을 자주 청하고 쉽게 잠들곤 한다”고 읊었다.

영국 극작가 J포오드는 “휴식이 없는 노동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다”고 했다. 쉬지 않으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위험하다는 말이다.

미국의 영성 신학자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은 “너무 바빠서 도무지 쉴 때가 없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이다”며 되레 쉼에 관한 역설적인 교훈을 남기기도 했다.

‘쉼’은 휴식(休息)이다. 신체적, 정신적 피로의 회복을 꾀하며, 활동을 위해 필요한 체력이나 기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행동이다.

쉼, 휴식 없이는 삶이 피폐해지고 능률이 저하된다.

연구 결과도 있다.

독일 뤼베크 대학의 연구팀은 세계적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충분한 수면이 뇌에 영감을 가져다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수면을 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들에 비해 수학적인 영감을 필요로 하는 퍼즐들을 3배 가까이 더 잘 풀었다는 것이다.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한 연구진은 ‘중간중간 적당히 휴식을 취하는 편이 기억의 효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컨설턴트는 ‘일만 하지 않습니다’라는 제하의 책에 “일의 성과는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 의해 결정된다. 일과 휴식이 반대개념이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것이다”며 덜 일하는 잘 쉬는 사람이 능률도 높다고 휴식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시대다. 이제 쉼은 단순히 쉬는 것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 요소가 됐다. 일하기 위해 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쉬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는 통념이 생겼고, 잘 쉬어야 일의 능률이 오르고 건강해진다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본격 휴가철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주위엔 일에 치여 조직과 상사의 눈치에 제대로 쉼, 휴식을 갖지 못하는 이가 너무나 많다. 우리는 어떤가.

김옥경 문화체육부 부장 uglykid7@hanmail.net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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