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樂]몸만 떠나면 되는 힐링여행, '글램핑'
입력 2018.07.25. 17:18 수정 2018.08.14. 09:30 댓글 1개휴가철인가보다. 도심도 텅 비었고, TV에선 여행을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이 연일 방영된다. 객실 너머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 놀 거리 가득한 수영장, 맛있는 음식까지. 내가 떠난 여행도 아닌데 설렌다. 그렇게 눈 호사를 즐기다 문득 드는 생각. ‘엄청 비싸겠지?’ 씁쓸해지며 내린 결론.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해.
‘그냥 시원한 그늘 밑에서 하염없이 쉬다 삼겹살이나 구워먹으면 좋겠다’ 싶은 당신. ‘복잡한 유명 휴양지는 싫은데 밖으로는 나가고 싶은’ 당신.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한 곳이 있다. 그것도 도심 한 가운데 말이다.
이제 휴식을 즐길 마음가짐과 몸만 준비하면 된다. 캠핑장비 없이도 제대로 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글램핑장을 소개한다.
# 도심 속 힐링, 광주 글램핑
복잡한 도시 외곽 휴가지 대신 집이나 가까운 숙박시설에서 휴식을 취하는 새로운 문화를 일컫는 ’스테이케이션’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를 합성한 신조어다.
광주에 제격인 곳이 있다. ‘시티 인 더 파크(도심 속 숲 공원)’라는 테마로 도심 속에서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캠핑 특유의 낭만을 통해 힐링을 동시에 제공하는 글램핑장, 주노글램핑이다.
가장 큰 매력은 도심 속에서 숲 속의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점. 상무시민공원 뒤편 천변로에 위치해 있어 뛰어난 지리적 접근성을 자랑한다.
천연잔디를 심어 최대한 숲 속의 느낌을 살렸고, 글램핑장 중심에 위치한 분수대는 야간 조명 불빛과 어우러져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양한 편의시설이 구비돼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추천한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게임존은 물론어른들을 위한 안마의자 등도 마련해 힐링의 완성도를 높혔다. 글램핑장 한쪽에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한 달에 4번 영화도 상영한다.
최대 4명을 수용할 수 있는 텐트 10개동이 마련돼 있으며 이용금액은 성수기(~9월) 1박 기준 20만원이다. 비수기에는 8만원에 이용 가능하다.
음식을 가져와 먹을 수 있으며 숯과 그릴을 빌리려면 2만원의 추가 금액을 내야 한다. 바비큐 세트도 6만원대부터 마련되어 있다.
글램핑파크숲 역시 도심에 위치해 있다. 서광주세무서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도심이라고 해서 높다란 빌딩 사이에 자리 잡은 황량한 캠핑장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사방이 울창한 숲으로 우거진 덕분에 산림욕장에 온 듯 상쾌함을 가득 머금고 있다.
숲 안쪽으로는 수십 개의 캠핑 텐트가 사이좋게 늘어섰다. 글램핑 텐트부터 카라반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더위를 날려버릴 수영장도 조성되어 있다. 수심은 성인 허리 남짓. 바로 옆에 어린이 수영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가족, 친구, 연인 누구나 편하게 즐기기 좋은 곳이다.
편의점과 화장실 및 샤워장, 바베큐장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으며 각종 바비큐 용품도 대여가능하다.
글램핑파크숲이 자리잡은 캠핑마을에서 캠핑을 즐기기 위한 준비물은 설레는 마음과 식사를 해결할 먹거리 정도뿐이다.
단 나무가 우거진 숲이다 보니 모기 등 철저한 벌레 대비는 필수다.
이용금액은 카라반 2~4인용 15~18만원대. 4~6인용 16~21만원대다. 글램핑은 최저 9만원대부터 15만원 선까지 다양하다.
# 자연을 품은 공간, 전남 글램핑
풀벌레, 뻐꾸기 우는 소리. 쏟아지는 별. 콧속을 자극하는 피톤치드. 광주를 떠나면 글램핑은 더 낭만적이어진다.
광주호를 품었다. 탁 트인 전망에 펼쳐진 호수와 정원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글램핑은 물론 펜션, 음식점, 카페까지 고루 갖춘 담양 퀸즈캐슬이다.
광주호 옆에 조성된 이곳은 계단식으로 어느곳에서든 우수한 조망권을 자랑한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아침엔 호수로 쏟아지는 햇살을, 낮엔 시원한 풍광을, 저녁엔 별빛더미를 즐길 수 있어서다.
글램핑 텐트의 탈을 쓴 호텔식 시설이 이곳의 자랑. 각종 편의시설은 물론 바비큐 시설도 이용가능하다.
이용요금은 비수기 평일에 2인기준 13만원으로 최대 4인까지 이용가능하며, 인원 추가시 명당 1만원의 요금이 추가된다. 성수기엔 평일 23만원 주말 25만원으로 이용가능하다.
담양 힐링파크 글램핑장은 몸만 와서 즐기는 최적의 글램핑시설이다. 카라반, 텐트, 민박시설까지취향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더위를 가셔줄 수영장과 족구장, 트램플린과 게임기가 설치된 오락실 등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여기에 독서실과 실내놀이방, 토끼와 강아지가 살고 있는 작은 농장까지 마련되어 있어 온 가족이 즐기기 좋은 곳이다.
이용가격은 성수기 3인기준 주중주말 18만원이다. 최대 5인까지 가능하며 기준인원 초과시 2만원의 초과 요금이 발생한다. 비수기엔 6만원에 이용 가능하다.
라온 글램핑장은 전국 최대 규모의 편백나무 조림지인 병풍산 자락에 위치한 캠핑장이다. 잘 꾸며진 정원과 고급스러운 카페가 글램핑족을 먼저 반긴다.
마치 우리집을 옮겨놓은 듯 편의시설을 모두 갖춘 글램핑 텐트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월성지 호수와 편백숲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 물소리, 풀벌레 소리가 곁들어져 쉼 자체가 힐링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자연 친화적인 시설인데다 도심 근처에 위치해 있어 더욱 매력적인 글램핑장이다.
캠핑장이 지루하다는 말은 다 옛말. 배드민턴장, 물놀이장 등 다양한 놀이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이용요금은 성수기 4인기준 주중 19만원, 주말 22만원 선이다. 8월말부터는 이보다 3~4만원 저렴한 가격에, 한 겨울에는 10만원 선에서 가능하다.
통합뉴스룸=주현정·이준훈·김경인
- 짱뚱어·칠게 시글시글··· 자연이 만든 '생태천국' 신안 증도 갯벌1004섬 신안 1섬1뮤지엄 ④증도갯벌에서 바라본 수평선은 가뭇없이 아득했다. 이곳 날씨란 것이 원래 시시각각 다르다고는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왜바람에 당장이라도 후두둑, 굵은 빗방울을 흩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희미한 바다의 실루엣을 더욱 검고 어둡게 만들었다.갯벌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있었던 듯, 훤하게 속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농게와 칠게는 불풍나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흙장난을 치고, 멋모르는 낙지 한 마리, 물골에서 허우적댔다. 짱뚱어란 놈은 자기를 보아달라는 듯, 갯벌 위에서 펄쩍펄쩍 뛰기까지 하고 있었다.녀석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자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졌다. 비가 내리거나 성격 급한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놈들을 낚아야 할 것이었다. 서둘러 바구니를 등에 메고 갯벌로 걸음을 옮기니 미끄러지듯 펄 속으로 발이 박혀 들어갔다. 휘청-. 이제는 발이 박히는 것에 익숙할 때도 됐건만 매번 중심을 잃고 넘어질 지경이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갯벌에서 몇 걸음 옮겨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낚싯대를 폈다. 최근에 새로 장만한 '신식 낚싯대'를 보자 마음부터 오달졌다.20대 초반이나 됐을까. 짱뚱어잡이를 위해 처음 사용한 낚싯대는 대나무였다. 벌교며 여수, 순천 등 외지 사람들이 와서 짱뚱어를 잡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무턱대고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령 없이 낚싯대를 던지다 보니 무겁기만 하고 낚싯줄이 원하는 만큼 나가지도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썰물 때마다 갯벌에 나와 낚싯대를 던졌지만 허탕을 치기 일쑤였고, 이튿날도 맨손으로 돌아가는 날이 반복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등에 멘 바구니의 무게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그는 새로 구입한 낚싯대를 길게 편 다음 원하는 곳 멀리까지 바늘을 던졌다.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끄는 동안 손끝에 미세한 감각이 전해지자 재빨리 잡아챘다. 낚싯바늘에 짱뚱어의 몸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신안 증도 갯벌도립공원◆"갯벌은 삶의 터전… 복받았죠""새로 낚싯대를 사서 한번 해보니까 역시 좋아요. 하루하루 잡는 양이 달라지더라고요. 거기에 요령까지 더해지니 하루에 500마리 이상은 거뜬하게 잡을 수 있었지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짱뚱어에 관심조차 없었거든요. 그냥 갯벌에는 시글시글 흔하니까…."신안 증도 장고리의 이남창(85)씨는 짱뚱어 낚시의 산증인이다. 청년시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증도에서 짱뚱어를 낚아 가정을 이끌었다.짱뚱어가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끌 때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신안의 식당마다 '짱뚱어'를 메뉴로 내걸었고, 물건을 대달라는 업주가 줄을 이을 정도였다. 이 씨가 사는 장고리에서만 5~6명이 함께 낚싯대를 던졌을 뿐, 많은 주민이 짱뚱어잡이에 나선 것도 아니었다.자신이 잡은 짱뚱어를 찾는 발길이 줄기 시작한 것은 수입산 짱뚱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평소 물건을 대달라고 사정하던 업주가 어느 순간 돌변해 "이제 당신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일이 있었다.하지만 이 씨는 개의치 않았다. 수입산 짱뚱어는 자신이 직접 잡은 것과 비교해 그 맛이 월등히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수입산 짱뚱어탕을 팔던 가게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면서 폐업 위기까지 닥쳤고, 다시 이 씨를 찾아와 짱뚱어를 달라고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이 씨는 업주의 행태가 괘씸했지만, "다시는 거래를 끊겠다는 말하지 않겠다"며 읍소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짱뚱어를 공급했다.짱뚱어는 봄에 보이기 시작하지만 낚시는 여름과 가을에 주로 이뤄진다. 짱뚱어가 살이 쪄서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이기도 하다.신안 증도 짱뚱어가 유명해지면서 이를 겨냥한 외지인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이웃 섬은 물론 무안이나 여수 등지에서도 짱뚱어를 잡기 위해 찾아오곤 했다. 이 씨는 "이 지역 것은 곧 내 것인데 왜 너희가 와서 잡느냐"며 쫓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안타까운 점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짱뚱어의 수가 주는 데다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씨는 신안 증도의 갯벌이 곧 삶의 터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우리로서는 복받은 것이지요. 누구는 짱뚱어를 잡고, 누구는 낙지를 잡으며 힘든 시절 견디고 생계를 유지했으니까요. 농사를 함께 짓기도 했지만 수입은 비교가 안 됐어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좋은 갯벌이 지척에 있다는 것이요."갯벌박물관을 찾으면 갯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어로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숭어에 농게·칠게·짱뚱어·갯강구까지…갯벌은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의 모래나 펄로 된 넓고 평평한 땅이 밀물 때는 바다가 됐다가 썰물 때 드러난 곳이다. 육상과 해양이라는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두 세계의 완충작용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모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갯벌은 자연이 만든 천혜의 생명 보고(寶庫)다. 숭어와 농게, 칠게, 짱뚱어, 망둥어는 물론이고 총알고둥, 갯강구, 댕가리, 칠면초 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에 노랑부리저어새 같은 희귀 조류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이 된다.바지락과 낙지, 꽃게, 굴, 백합 등 수집 종에 이르는 갯벌 속 청정자원은 갯벌에 터를 잡고 살아온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원이다.신안 갯벌은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갯벌이다. 국내 전체 면적(2천482의㎢) 중 전남이 42.5%를 보유했는데, 신안에서만 14%(37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신안 갯벌은 대형 저서동물(底棲動物·산호나 성게, 조개, 새우 등 호수나 강, 바다의 바닥에 깔린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이 100종 이상 서식하는 곳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10년 1월 국토해양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됐고, 2011년 9월에는 우리나라에서 17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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