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의원님들! 대대로 살아온 땅 등기 좀 하게 해 주세요

입력 2018.07.24. 16:49 수정 2018.07.24. 16:53 댓글 0개
조선희 법조칼럼 조선희 법률사무소 변호사

최근 한 의뢰인으로부터 1940년대의 창씨 개명된 이름으로 등록된 토지등기부를 현재 소유자인 자신 명의로 바꿔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전남 장흥 회진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김모씨(60세)는 아버지가 누군가로부터 땅을 사서 그 위에 집을 지어 살다가 물려준 집에서 40년째 살아 왔다. 김모씨는 신축건물을 지으려고 했으나 대지 소유자가 ‘서원중달’이라는 사람 이름으로 등재돼 있어 깜짝 놀랐다. ‘서원중달’은 한중달이라는 사람이 일제 시대 창씨개명을 하면서 한씨를 서원으로 창씨개명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마을에서는 서원중달(또는 한중달)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관할구청을 찾은 김모씨는 청천 병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관할관청은 “대지소유자의 동의가 없는 한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김모씨는 신축건물을 무허가로 신축할 수 밖에 없었는데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이웃이 불법건축물로 신고 하는 바람에 매년 벌금을 물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김모씨는 답답하고 원통한 나머지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을 제 명의로 등기 할 수 없느냐” 고 호소 해왔다.

필자는 처음 김모씨 사연을 듣고 20여년 동안 소유 의사로 부동산을 점유를 해온 경우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취득시효 제도’를 떠올려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을 싸움이었다. 우선은 등기부에 등재된 인적 사항 조회부터 벽에 부닥쳤다. 관할관청 담당공무원은 “등기부상 1944년에 등재된 ‘서원중달’이라는 사람의 인적사항은 개인정보여서 법원의 명령 없이는 조회할 수 없다”고 인적 사항 조회를 거부했다. 이 상태서 김씨가 소송을 하지 않고 명의 등기하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 방법 밖에 없었다. 그 것은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에 의해 처리하는 것이었으나 법은 오랫동안 국회에서 잠자는 중이었다.

필자는 “법이 언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느냐”고 물었지만 담당공무원은 “그것은 국회의원들 한테 물어보시지요“라는 싸늘한 답변만 돌아 왔다.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어 있지 않거나 등기부의 기재가 실제와 불일치하는 부동산을 간편한 절차에 따라 등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이다. 1977년에 최초로 제정(1978년 시행, 기간 6년간 )된 후, 1992년(1993년 시행, 기간 2년간), 2005년(2006년 시행, 기간 2년) 총 3차례에 걸쳐 한시적으로 시행되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유승우의원, 김재원 의원이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각각 발의했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되었다. 현 20대 국회에서는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이 9개나 계류중에 있고 2018년에도 우리지역 출신 천정배, 장병완, 황주홍 의원 등이 같은 법안을 발의 한바 있다. 법안 제안이유로 “이 법을 2019년 1월 1일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다시 제정함으로써 부동산의 권리관계를 바로 잡고 부동산 소유자의 정당한 재산권이 행사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누가 봐도 의뢰인 김모씨는 억울한 사람이다. 그런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국회는 법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김모씨가 자신의 땅을 되찾는 길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다. 많은 법률가들도 부동산 등기 특별법이 빨리 통과 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국에는 실소유자인데도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 명의로 등기를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제발 의원님들은 민초들의 삶을 개선할 민생법안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까맣게 타들어가는 민초들의 바램을 외면하지 말고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만은 이번 회기에 꼭 통과시켜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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