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열린도시 열린사회 광주를 위한 제언

입력 2018.07.23. 16:37 수정 2018.07.23. 16:41 댓글 0개
박인철 경제인의창 광주신세계 관리이사

자치단체장들의 임기가 새로 시작되며 지역 발전을 위한 여러 정책 방안들이 속속 수립돼 나오고 있다. 수년간 해결되지 못한 광주의 주요 현안들은 여전히 팽팽히 대립되며 쟁점의 한가운데 서 있다. 갈 길이 먼 민선 7기 광주시의 고민이다. 이들 현안들은 여론이 하나로 모아지지 못해 사업 추진이 막혀 있는 경우와 기업의 투자 유치가 안돼서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도시철도 2호선은 역대 3기의 시장 임기에 걸쳐 해결을 못하고 민선 7기까지 왔다. 재정 적자를 우려하는 일부 NGO단체 활동가들의 반대는 민선 7기에서도 거세다. 침묵하는 다수 시민들은 도시철도 2호선이 교통의 편리함으로 삶의 질이 더 나아질 거라며 더 나은 도시 미래를 위해 빨리 추진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어등산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유는 기업이 투자를 안 하기 때문이다. 어등산 전체부지 12만평을 매입해서 상업시설로 활용 가능한 면적이 고작 7천여평이다. 어느 기업이 여기에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 모든 현안 해결에 있어 어떤 방안이 실리인지를 찾아 보고 현세대가후세대에게 어떤 도시를 물려줄 것인지에 가치 판단기준을 두고 결론을 내렸으면 한다.

광주는 의향, 예향, 미향이라는 우리 스스로 매긴 만족과 프래임에 갇혀있다. “광주는 이제 예향, 미향을 넘어 부향이 되어야 한다” 라고 일갈한 어느 언론인의 글이 떠오른다. 우리 스스로 정의 내리는 광주 정신과 인권에만 혹시 몰입돼 있지는 않는지 우리 도시의 모습을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국토의 균형발전에 소외되었다고 말하면서 정작 지역발전을 위한 시설이 들어오려고 하면 반대해 막아낸다. 자녀들의 취업 걱정을 하면서도 기업의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강하다.

정치인은 다수의 시민을 위한 정책을 짜야 하는데 목소리를 높이는 반대 입장에 더 귀를 기울인다. 인구 140만 이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고 랜드마크가 없는 도시도 드물다. 명분에 사로 잡혀 실리를 놓친 사례들이 많다. 광주송정역을 보라. 어느 광역시 역사 건물의 규모가 저렇게 적은지, 심지어는 익산시 역사 건물보다도 규모가 더 적다. 주차장은 말할 것도 없고 화장실도 이용객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분식과 커피점 외에는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다. 광주역 존치와 대전 경유를 놓고 우리끼리 옥신각신 싸우다 정작 챙겨야 할 가장 중요한 편의시설인 역사를 놓쳤다. 지역의 특색과 지역의 상품들을 선보여 돈을 쓰고 가게 하는 관문의 역할을 해야 할 역사 건물이 승하차 외에는 아무런 기능이 없는 역사가 되어 버렸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아시아문화전당 건물에 대한 평가는 각각 다르겠지만 건물이 지하에 펼쳐진 부분도 아쉬움이 남는다. 5·18의 역사적인 현장에 감동적인 건축물이 더해졌으면 훨씬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도시의 건축물들은 문화풍경이 되고 세계적인 도시들은 건축물을 통해 도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퐁피두센터. 구겐하임 미술관, 파밀리아 성당 등 세계적인 건축물들은 그 시대의 모든 것을 담아 후대에 남겨주는 예술이고 문화고 정신이 됐다. 지상을 공원화한 반대급부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7천여억원을 들인 아시아 문화전당이 랜드마크적인 상징물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광주는 소모적인 논쟁에 가로막혀 실리를 놓치는 경향이 너무 많다.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경쟁한다는 생각으로 도시를 만든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도시 정책들이 수립되고 실현돼 나갈 것이다. 광주는 민주화 인권의 상징으로 외국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관광객들을 불러 모아 돈을 쓰고 가게 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도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개발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인 시각이 도시 발전을 가로막은 측면이 있다. 인프라구축과 기업 투자 유치 면에서 타 도시와의 경쟁에 뒤쳐져 있다. 생산 인구의 유출과 시민들의 역외 쇼핑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는 더 열려야만 한다. 외지인들을 대하는 태도는 인정 많고 개방적인데 정작 투자 유치 부분에서는 폐쇄적이고 현실 안주 내지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도시에서 우리는 뭘 준비하고 뭘 만들어 무엇을 우리 후세대들에게 물려 줄까.’ 라는 관점으로 접근해 생각을 모은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광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근 20년동안 광주에 큰 변화가 없었다. 정체된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모든 주요 현안사업이 민선7기 초기에 빨리 결론을 내려야만 한다. 계속 논쟁만 하다가는 또 실리를 놓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소통과 교류’, ‘개방과 수용’. 이는 우리의 도시와 사회를 활성화 시키고 이끌어나가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도시 구성요소 상호 간의 원활한 소통과 교류는 우리의 도시와 사회를 성장 발전시킬 것이며, 단절과 고립은 우리의 도시와 사회를 퇴보시킬 것이다. 미래지향적 관점으로 우리 도시와 사회의 갈등 요인을 극복해 나가고, 다양한 도시의 공간을 상호간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로서 조절해 ‘열린 도시, 열린 사회’로 만들어 간다면 지금보다 더 경쟁력 있는 광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