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10년째 방치된 허름한 건물 ‘문화 플랫폼’으로

입력 2018.07.20. 16:35 수정 2018.07.20. 16:41 댓글 0개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께, 새 집 다오.”

10년째 방치된 낡고 허름한 여인숙 건물이 지역 작가들의 문화창작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문화 플랫폼으로 탈바꿈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 대인예술시장 레지던스 스튜디오 대인문화창작소 ‘지음’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는 올 초부터 연말까지 ‘두꺼-B프로젝트’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상반기 활동보고 오픈스튜디오가 개최돼 참여 작가들의 전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 오픈 스튜디오는 상반기 대인예술시장 레지던스 활동을 중간 결산하는 결과보고 자리다.

‘지음’은 지난 1970년대 지어진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여인숙 ‘정강주택’ 건물이다. 지난 10여년 전부터는 아예 운영이 중지된 채 대인시장 내 흉물로 방치돼 왔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집 프로젝트인 ‘두꺼-B프로젝트’ 활동이 시작되면서 이곳은 지역 신진 작가들의 작업공간과 시민들이 누구나 참여해 관람할 수 있는 문화 플랫폼으로 뒤바뀌고 있다. 전시실과 아카이브 전시장, 공동편의 시설도 갖췄다.

이곳에는 8명의 작가들이 입주해 집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양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입주작가는 유복음(작곡), 이재현(설계·디자인), 이태희(회화), 장예슬(회화), 전민준(설치), 정재엽(평면), 채민수(회화), 최향근(사진) 등 작가다.

해당 작가들은 개인들의 창작 활동 이외에도 해당 건물을 직접 고쳐 나가며 건물의 하나의 문화복합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는 기존 레지던시가 작가들에 일정 기간 거주·전시공간, 작업실 등 창작 생활 공간을 지원해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작가들이 해당 건물을 직접 수리하며 문화예술을 기본으로 한 문화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상반기에는 건물 내부를 중심으로 작가들의 작품전시 공간 등을 만들어 개조했다면 하반기에는 건물 인근 외벽을 중심으로 예술작업을 펼쳐 대인시장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촌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틀을 다져 나갈 계획이다.

또 집 프로젝트 이외에도 최근 진행되고 있는 울산 레지던시 등과 교류전과 단체전을 다양하게 진행해 작가들의 작품 활동 기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밖에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과 해외교류활동 등도 다양하게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레지던시 ‘지음’에 입주작가로 참여하고 있는 정재엽 작가는 “40년이 넘은 노후화된 건물로 처음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수도에 녹물이 나오는 등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현재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고 남다른 애착을 느낀다”며 “단순히 창작 활동을 하는 곳이 아닌 해당 건물이 대인시장을 대표하는 문화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해당 건물이 너무 낡아 안전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광주시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 문화공간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입주작가인 최향근 작가는 “생애 첫 작업실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며 “문화창작소 ‘지음’에 이름에 걸맞게 해당 건물이 올 연말에는 낡은 건물이 아닌 문화복합공간으로 변모되는 모습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uglykid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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