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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용준 하나금투 리서치센터장 "코스피, 9월 이후 2600 간다"

입력 2018.07.20. 05:00 댓글 0개
"'美 금리 인상→강달러'로 국내 주식 일드갭 사상 최대"
"이익 대비 주가 저렴해…美中 협상 국면 나타나면 반등"
"수출 기업 중심 이익 기대감↑…4분기 실적 호전주 주목"
【서울=뉴시스】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 = 하나금융투자 제공)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50% 확률로 9월 전후엔 미-중 간 무역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봅니다. 시장은 9월 이후 안정되고 11월 중간선거 때까진 좋은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조용준(53) 하나금융투자(하나금투)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8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이 워낙 낮아진 상태라 환율이 안정되면 반등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나금투 리서치센터의 이같은 전망은 기본적으로 G2 무역 갈등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중국이 거의 모든 산업에서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는 데다 탄탄한 내수 시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통상 전쟁에서 굴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 센터장은 "5년 전엔 현대차, 기아차가 중국에서 지리자동차의 2배를 팔았는데 지금은 반대로 지리자동차가 현대·기아차의 2배를 판다. 4배가 역전된 것"이라며 "중국 차가 GM을 이길 날도 머지않았기에 미국으로선 중국을 막지 않으면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치르기 전 전리품을 얻어내야 할 것이기에 전쟁 중에서도 쉬어가는 순간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조 센터장은 양국 간 협상이 9월께엔 마무리되고 그간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불확실성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연방통화준비위원회(FOMC) 이후 금리 쇼크가 있었던 데다 무역 전쟁으로 인한 달러 강세, 위안화 약세 상황이 전개되면서 국내 증시는 본격적으로 주저앉기 시작했다"며 "9월 이후엔 전 고점인 2600포인트, 또는 그 이상까지도 노려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조 센터장은 특히 국내 일드갭(Yield Gap)이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는 점을 짚었다. 일드갭이란 주식 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과 국채 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 간 차이로 주가가 국채에 비해 얼마나 낮게 혹은 높게 평가됐는지를 판단하는 데 사용된다. 일드갭이 벌어졌다는 건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국내 기업 이익이 작년에 30~40%, 올해 10% 올라 누적해서 50%가량 올랐는데 주가는 10%도 못 올랐다"며 "채권금리가 많이 오른 반면 주가는 계속 내려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중국 주식 역시 마찬가지다.

조 센터장은 "요즘 모닝 미팅을 하면 자사 애널리스트들이 저마다 담당 업종 내 추천 종목, 즉 SK하이닉스, CJ제일제당, GS건설 등이 역사적 저점이라 얘기한다"며 "이익 대비 현재 주가가 너무 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은 환율이다. 액티브 펀드 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미세한 환율 변동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프로그램 매매의 비중이 커지면서 증시 변동성 역시 커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강달러 현상이 지속돼 외국인의 기계적인 매도가 이어졌다.

조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무역 전쟁까지 겹쳐 환율 상승 폭이 다소 컸다"며 "환율 되돌림이 나타나면서 안정되는 순간부터 주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증시 부침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 하에 3분기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이후 4분기엔 상대적으로 저평가 정도가 심했으나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반도체(IT), 은행, 건설, 지주 등 업종에 눈을 돌리라는 조언이다.

특히 조 센터장은 원화 약세 국면에 따라 수출 기업들의 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2 무역 전쟁이 국내 수출에 직격타를 날리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증시 부진의 이유로 실적 부진을 꼽는 것 역시 무리가 있는 해석이라 본다.

그는 "심리적 요인으로 시장은 흔들릴 수 있어도 무역 전쟁으로 인해 기업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예측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며 "올해 기업 이익은 작년 대비 10%가량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주가는 지난해 기업 이익이 30~40% 늘었을 때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이기에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 센터장은 최근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중·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위법하게 개입한 혐의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구속된 이후로 국내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실질적으로 도입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합병도 모비스 개인주주들의 손해가 막심하다는 것을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손해 소액주주들의 손해 여부에 관심이 많은 현 정부하에서 어떤 기관투자자들이 창업주주의 뜻을 따르겠나"라며 "스튜어드십 코드는 거의 도입됐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슈와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 52시간제 등 정부 정책들이 주가 부양에 방해 요소가 되진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조 센터장은 "내수 경기에 대한 부담은 생길 수 있으나 모두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 아니겠나"라며 "그런 이슈로 주가가 빠진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1991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3년 동 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1994년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에 입사한 후 2002년부턴 대우증권에서 제조업 부문 팀장으로 일했다. 이후 2006년 다시 신영증권으로 돌아가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한 후 하나금투에선 지난 2013년부터 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다. 2010년 중국 교통대학교 관리경제대학원을 수료, 하나금투에서 '중국 투자 포럼', '중국주식 기업분석 대회' 등을 이끌고 있다. '10년의 선택, 중국에 투자하라', '중국 내수 1등주에 투자하라', '중국 본토 1등주에 투자하라' 등 중국 주식 관련 책을 펴내기도 했다.

suw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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