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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통역자, 의회 청문회 설까?…현실적으로 쉽지않아

입력 2018.07.19. 10:10 댓글 0개
국무부와 법무부, 통역자들의 업무 보호해줘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 기자회견 발언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대통령과 블라디미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90분간 독대 대화에 유일하게 배석했던 통역자 마리나 그로스의 청문회 소환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CNN에 따르면, 그로스의 청문회 소환을 요구하는 의회 내 목소리는 민주당의 진 샤힌, 조 케네디 , 빌 파스크렐 하원의원 등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공화당에서도 밥 코커 상원외교위원장이 그로스 소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CNN에 "(푸틴과의 독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커 위원장도 이것이 쉽지 않은 문제임을 시인했다. 그는 CNN에 의원들이 통역자가 의회서 증언한 선례가 있는지, 그로스가 통역 중 작성한 메모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게 적절한지에 대해서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그로스는 국무부 소속으로, 로라 부시 전 퍼스트레이디부터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등 행정부의 최고위급 러시아 통역관을 일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정책 수석고문인 피오나 힐과 마이클 맥폴 전 주러시아 미국대사 등은 최근 그로스에 대해 "환상적(fantastic)"하다고 격찬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8일 관련 질문을 받고 "그로스를 하원 청문회에 출석시키라는 공식적인 요청을 아직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원들이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통역자를 청문회에 소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통역사협회(ATA) 윤리규정에 따르면, 통역사들이 업무 중 알게된 중요한 정보를 반드시 비밀로 지켜야 한다.

4명의 미국 대통령과 7명의 국무장관의 아랍어 통역자로 활동한 가말 헬랄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기억으로는 의회가 통역자를 소환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법적 사안에 대해 소환된 적은 있지만, 의회에 소환된 적은 없다는 이야기이다. 또 통역자들은 의회의 청문회에 소환당하지 않도록 국무부와 법무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의 그로스 소환 움직임은 사실상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움직임은 종잡을 수없는 트럼프 외교에 대한 의회의 뿌리깊은 불신과 거부감을 재확인해주는 것이란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독대했을 때에도 미 의회 일각에서는 우려론이 제기됐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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