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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소년들, "굴 파기와 유일한 음식인 물 받아먹기, 순번대로 하며 열흘 버텨"
입력 2018.07.18. 23:29 수정 2018.07.19. 08:04 댓글 0개【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태국 북부 탐루엉 동굴에 16일~18일째 갇혀있다가 전원 무사히 구조돼 생환된 '멧돼지' 소년 축구팀의 소년 12명과 코치 등 13명이 18일 처음이자 마지막인 단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달 23일 가벼운 관광으로 동굴에 들어갔던 이들은 갑작스러운 홍수로 빠져나오지 못했으며 10일째인 2일 영국 구조탐사원에 의해 발견된 뒤 8일부터 사흘간 차례로 구조되어 이날까지 치앙라이 병원에서 심신 회복의 치유기를 보냈다.
1시간 정도의 회견에서 답변을 가장 많이 한 25세의 코치 '아케'(애칭)는 아이들이 평소 축구 외에 수영을 자주해 모두 헤엄칠 수 있었으며 첫날 물이 차오를 때 수영을 해서 뒷쪽 둔덕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8일 밖으로 나가는 첫 구조작전 때 모두가 다 건강한 편이었으며 먼저 나가고 싶은 자원자가 있으면 말하라고 했으나 아무도 손들지 않았다고 한다. 코치 아케는 "갇혀 있으면서 서로 긴밀하게 가까워져 먼저 나가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은 것 같다"고 한 뒤 "동굴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던 순이었는지 모른다"고 농담했다.
첫날 물이 3m까지 차오르면서 나갈 길이 막히자 한 아이가 "길을 잃어버린 것이냐"고 물었을 때 코치는 "아니다"면서 로프 등으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뒤쪽으로 나갈 길을 찾는 사이 빠지던 물이 다시 차오르자 코치가 겁 먹지 말라고 아이들을 달랬다.
갇힌 것을 것을 알게 되자 안전을 위해 뒤쪽에 굴을 파기 시작했으며 열흘 가까이 그 부근에 떨어지는 물로만 배를 채웠다. 땅을 파는 것은 탈출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인가 하기 위한 행동이었으며 물을 마시는 것과 땅을 파는 것을 순서를 정해 번갈아가며 했다고 한다.물은 깨끗했다.
동굴에 있을 때나 병원에 있을 때 볶음밥 등 좋아하는 음식 생각이 가장 강했다고 아이들은 말했다. 미얀마 난민으로 영어를 할 수 있었던 14세 소년은 열흘째 날 태국인이 아니라 영국인이 나타나 깜짝 놀랐으며 "기적인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코치는 이 소년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아이들에게 통역해주라고 말했고 이 소년은 이어 들뜨지 말고 "차분하게 기다리자"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11세~16세에 걸친 소년들은 자신들을 구하려다 한 태국 네이비실 퇴역군인이 사망한 사실에 깊은 충격을 받았으며 그의 명복을 위해 단기간이지만 승려 생활을 하기로 한 결심을 다시 밝혔다. 코치와 영어 통역 소년 등 4명은 이곳 미얀마 접경의 마에사이에서 아직 태국 국적을 얻지 못했는데 당국이 선처를 약속했다. 코치에 대한 아동 보호 관련 형사적 조사도 면제될 것으로 보인다.
소년들은 기자회견장에 앉기에 앞서 그 앞에 소규모로 차려진 미니 축구장에서 공을 차는 모습을 연출했으며 회견이 끝안 뒤 국왕 사진에 깊게 머리를 숙였고 이어 두 손을 모아 전 국민들에게 성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당국과 병원은 아이들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 더 이상 이들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지 말 것을 언론에 당부했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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