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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재판거래' 의혹 질타…'대법관 후보' 두고 공방도

입력 2018.07.18. 16:42 수정 2018.07.18. 16:48 댓글 0개
"재판거래 의혹으로 사법부 신뢰 하락" 지적
한국당 의원들 "대법관 후보자 공정성 훼손"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안철상(왼쪽) 법원행정처장과 김외숙 법제처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18.07.1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명 유자비 홍지은 기자 = 20대 후반기 국회에서 처음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와 청와대 간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신임 대법관 후보자 3명을 두고 '코드인사'라며 공세를 펴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법사위는 18일 오전 10시30분부터 회의를 진행했다. 여야 법사위원들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현안질의를 진행하면서 이같은 목소리를 높였다.

첫 포문은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열었다. 금 의원은 안 처장을 향해 "처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조사단 활동결과 재판에 사법행정이 영향을 미친 사실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거래가 있었나"라고 물었고 안 처장은 이에 "(재판거래를) 인정할만한 자료나 사전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안 처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 청와대 등 상대가 마음에 들어 할 만한 판결을 취합해 작성한 문건이 발견된 것에 대해서는 "대화를 부드럽게 한다거나 기타 여러 가지 접촉하는 사람들의 호감을 받기 위해 일정한 판결을 뽑아서 만든 것"이라며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 의원이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구체적 요건을 짚어내며 "지금 의혹에 대한 법원의 태도는 너무 실망스럽다.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가"라고 묻자 안 처장은 "부끄러운 일로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수사 진행 중인 사건이어서 말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재판거래가 없었다는 말은 계속한다. 이건 수사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의견 아닌가"라며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이런 말을 자제해야 한다. 의견을 표명할 게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결과가 나오면 국민들이 (사법부를) 믿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법원행정처 개혁과 관련해 "법원행정처 폐지까지 나온 것은 그만큼 사법농단 핵심에 행정처가 있고 제왕적 대법원장의 군림이 명백히 드러났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행정처가 소극적이다. 조금 더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또 특별조사단에 대한 법원의 자료제공 등 수사협조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언론에 따르면 행정처 소속 사법지원실 자료 등을 협조하지 못하겠다고 법원입장을 밝혔더라. 법원에서 너무 방어적으로 특권을 누린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안 처장은 이에 "사법남용과 직접 관련 있는 부분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라며 "모든 자료를 제출한다는 것은 직무상 비밀을 다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본다. 언론을 통해 무작정 협조 안하는 걸로 나오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다르지 않겠나"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여상규 국회 법사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8.07.18. yesphoto@newsis.com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지나친 요구일 수 있지만 이제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해 대법관, 고위법관들은 재판거래를 안했다고 논리적으로 강변하지 말고 석고대죄, 진짜 잘못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런 모습 안 보이겠다고 용서를 구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게 사법부의 신뢰를 찾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라며 "신뢰는 이미 다 무너졌다. 어떻게 회복할지 고민해야 한다. 진실을 밝히면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정말 궤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평화와 정의의 모임 간사인 박지원 의원도 "문건이 작성은 됐지만 시행은 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건 죄 아닌가. 기무사 쿠데타 문건을 작성했는데 쿠데타 일어났나"라며 "사법부 뒤흔드는 문건을 작성했고 실행이 안 돼 괜찮다는 논리는 (법조인으로서) 발언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한국당 의원들은 김선수·노정희·이동원 등 신임 대법관 후보자 임명제청과 관련, 사법부의 공정성 훼손이 크게 우려된다며 이를 문제 삼았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김선수 대법관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에서 사법개혁 담당비서관을 지낸 인연과 관련해 "상당히 유감스럽다. 더군다나 당시 현재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했고 당시 민정수석 산하 사법수사관이었다"며 "미국 국민들은 백악관에서 비서관으로 근무한 사람을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로 지명했다면 상상도 못할 것이다. 개인적인 능력을 떠나서 삼권분립을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판사가 부시 정권 백악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전에 청와대에서 근무한 걸 가지고 공정성을 말할 건 아니다. 다양한 대법관이 들어가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꼬집었다.

이완영 한국당 의원은 "3분의 대법관 지명자 임명제청을 앞두고 국민들도 심각하게 본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들끼리 감투 나눠 먹기식이라는 이야기 나온다"며 "특정 단체 출신 쏠림 현상에 대해 대책 보완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과 여당 의원들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 위원장은 송기헌 의원의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이 부족하다. 진보 정부가 들어서면 진보적 성향 대법관이 들어오는 건 당연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거론하며 "사법의 정치화 아닌가. 대법원에선 확고한 중심을 잡아 달라"고 문제 삼았다. 또 재판 거래 의혹을 두고 안 처장을 향해 "이미 끝난 재판을 가지고 어떻게 거래를 하나. 재판 거래라고 상정할 예를 들어보라"며 질타했다.

이에 여당의 표창원 의원과 조응천 의원은 위원장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고, 여 위원장은 "공정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재판 거래 자체 의미를 법원행정처장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물었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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