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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北 석탄 환적 선박 中소유…韓,억류 안해"
입력 2018.07.18. 09:57 댓글 0개올해 인천과 군산항 입항했을 때에도 억류안돼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북한산 석탄을 싣고 지난해 10월 한국에 입항했던 파나마와 시에라리온 선박 2척이 실제로는 중국 선박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위반한 이들 선박들은 약 4개월 뒤 한국에서 안전검사를 받았지만, 억류 조치없이 풀려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VOA는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의 안전검사 자료를 검토한 결과 지난해 10월 2일 한국 인천항에 북한산 석탄을 하역했던 파나마 선적의 스카이엔젤호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주소지를 ‘다롄 스카이 오션 인터내셔널 쉬핑 에이전시’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11일 포항에 입항했던 시에라리온 선적의 ‘리치 글로리’ 호의 소유주인 ‘싼허 마린’ 역시 다롄의 사허커우 구의 한 사무실을 주소지로 등록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선박들은 제 3국에 등록돼 운항하는 편의치적 방식이 이용됐지만, 실제 운영은 중국 회사가 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VOA는 지적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올해 초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산 석탄 거래에 중국과 홍콩, 호주, 영국, 버진아일랜드 등에 등록된 여러 위장 회사들이 관여했다고 명시한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문제의 선박 2척은 지난해 10월 한국에 석탄을 하역한 이후에도 한국 항구에 다시 입항한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리치 글로리’ 호와 ‘스카이 엔젤’ 호는 각각 지난 2월20일과 21일 인천과 군산 항에서 안전검사를 받았다. 북한산 석탄 세탁과 운반에 동원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선박이 또 다시 한국 항구에 정박한 것이다.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에 연루됐거나 불법 품목을 운반했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선박에 대해 유엔 회원국이 억류와 검사, 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들 선박들은 결의 채택 약 2달 뒤, 또 불법 사실이 확인된 지 약 4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지만 아무런 제재 없이 풀려났다고 VOA는 보도했다. 당시 인천에서 검사를 받은 ‘리치 글로리’ 호는 ‘문서’와 ‘작업여건’ 등 2건의 항목에서 지적을 받은 뒤 운항을 재개했다. 또 군산 항에 정박한 ‘스카이 엔젤’ 호는 ‘화재안전’과 ‘운항안전’ 항목에서 총 4건의 결함이 발견됐지만 역시 억류로 이어지진 않았다.
VOA에 따르면, 이들 선박들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건 한국뿐만이 아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스카이 엔젤’ 호는 16일까지 중국 바위취안 항에 머무른 뒤 현재 공해상으로 사라졌다. '리치 글로리’ 호도 17일 현재 일본 하리마 항에 정박 중이다.
앞서 16일 VOA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최근 공개한 ‘연례 보고서 수정본’에 러시아 콤스크 항에서 실린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10월2일과 11일 각각 인천과 포항에서 ‘환적’된 것으로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전문가패널은 올해 초 발행한 보고서에서 인천과 포항을 북한산 석탄의 '최종 목적지'로 지목했지만, 이번 수정본을 통해 ‘환적지’로 고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선박인 ‘릉라2’ 호와 ‘을지봉6’ 호, ‘은봉2’ 호와 토고 깃발을 달았던 ‘유위안’ 호는 지난해 7월과 9월 사이 총 6차례 북한 원산과 청진 항에서 석탄을 싣고 러시아 홀름스크 항으로 향했다. 이후 홀름스크 항에 하역된 석탄은 파나마 선적인 ‘스카이 엔젤’ 호와 시에라리온 선적의 ‘리치 글로리’ 호 등에 옮겨 실려 제 3국으로 출발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0월2일 ‘스카이 엔젤’ 호에 실린 북한산 석탄이 인천에 도착했고, 10월11일에는 ‘리치 글로리’ 호가 북한산 석탄 총 5000t을 싣고 한국 포항에 정박했다. 포항에 도착한 석탄은 t당 65달러로 계산돼 32만5000달러어치이다.
북한산 석탄이 인천과 포항에 도착한 이후 다른 나라로 향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사실 여부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VOA는 지적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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