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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 매니지먼트사 7곳 뭉쳤다 '스타즈 온 스테이지'

입력 2018.07.17. 17:46 댓글 0개
정재옥(왼쪽) 크레디아 대표, 이샘 목프로덕션 대표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클래식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사 7곳이 뭉쳤다. 8월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스타즈 온 스테이지 2018'을 펼친다.

각 회사에 소속된 클래식 스타들이 연합한 실내악 공연을 하루 동안 4회에 걸쳐 릴레이식으로 선보인다.

이런 공연을 제안한 정재옥 크레디아 대표는 17일 "(클래식음악 관계자) 서로에게 감사하는 자리에요. 특히 관객들, 스태프 등 후원을 해 준 분들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싶어 마련한 자리죠. 그러다 보니 100인 100색의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의 클래식음악 연주자들이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사의 기능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클래식 음악계 프로듀서 겸 매니저계의 1.5세대라 할 수 있는 정 대표가 이끄는 크레디아는 피아니스트 임동혁, 첼리스트 문태국 등의 클래식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다.

이번에 참여하는 매니지먼트사들 역시 개성을 자랑한다. 목프로덕션은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피아노 경연대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한국인 첫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등 차세대 아티스트들을 매니지먼트하고 있다.

제6회 영아티스트 포럼

'젊은 피아노 거장' 김선욱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빈체로는 해외 오케스트라 초청과 문화마케팅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봄아트프로젝트에는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 아트앤아티스트에는 소프라노 황수미와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등이 소속됐다.

이번 무대에서는 절친한 사이인 임동혁과 선우예권의 피아노 듀오 무대, 김선욱과 노부스콰르텟의 5중주, 황수미와 노부스콰르텟의 협연 등 '클래식계 어벤저스'로 부를 만한 10팀이 20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다양한 조합으로 기악부터 성악까지 레퍼토리의 성찬이다. 낮 12시 공연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실내악의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다.

정 대표는 "음악 자체가 목적이 돼 추억을 남겨주는 시간"이라면서 "롯데콘서트홀은 대관료를 받지 않고, 3일 전부터 리허설을 하게 해줬다. 클래식 업계가 뭉친만큼 굉장한 변화가 생겨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피아니스트 김재원이 주축이 된 젊은 연주자 모임 '클럽M'도 함께 한다.

이샘 목프로덕션 대표는 "처음으로 클래식 기획사들이 앞장 서서 뭉친 공식적인 공연이 아닐까"라면서 "산발적으로 일을 해왔던 기획사들이 경쟁사가 아닌 업계에서 함께 판을 키워나가기 위해 뭉쳤다"면서 "건강한 토양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클래식음악계 예술경영 1세대는 김용현(작고) 국제문화회 대표다. 클래식음악업계가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1980년대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피아니스트 이경숙 등을 매니지먼트하며 업계의 판을 키웠다. 일본에서 공연한 세계적인 클래식 연주자 10명 중 1명 꼴로 한국에 들르던 시절이다.

문태국

1994년 크레디아를 설립한 정 대표는 클래식 인구가 고령화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젊은 관객이 있는 한국에서 희망을 봤다.

"예전에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유명한 아티스트 위주로 클래식 음악이 이벤트성으로 소비됐는데, 이샘 목프로덕션 대표, 윤보미 봄아트프로젝트 대표 등 개인 매니지먼트사가 생기고 크고 작은 공연장이 설립되면서 다양한 K클래식에 관심이 생겨났어요. 25주년을 맞은 한예종 음악원의 교육 방식도 한몫을 해서 한국보다 인구가 많은 일본, 중국 안에서도 한국 연주자를 도저히 따라올 수 없죠."

2세대인 이샘 대표는 "제가 생각하는 매니저의 역할은 모든 비지니스의 컨트롤 타워에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좋은 수준의 무대를 제공해야 합니다"면서 "한국 매니지먼트사의 특징은 공연기획사도 겸해 토털 서비스로 개별 아티스트에 맞는 양질의 무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거죠. 장기간 아티스트와 매니지먼트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고 봤다.

아티스트들도 이번 무대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파블로 카살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한 문태국은 "다른 기획사 아티스트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흔히 있는 기회가 아닌데 음악을 통해서 조금 더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황수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영아티스트포럼'를 열어 꾸준히 이슈도 공유하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인 아티스트들이 대거 상주하는 독일 베를린에서도 열었고 이날 6회째를 맞았다. 봄아트프로젝트 윤보미 대표는 "유망주들이 전문 연주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해요. 막상 한국에서는 상업적인 자리가 적습니다"면서 "기초적인 단계에서 같이 성장하기 위해 캠페인과 여론 형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포럼을 만들었고 8월에 사단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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