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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안태근은 범죄자일뿐…손바닥으로 하늘 못 가려"
입력 2018.07.16. 17:40 수정 2018.07.16. 17:47 댓글 0개안태근 퇴정은 불허…법원 "방어권 중요"
신문 마친 후 "언젠가는 진실 밝혀질 것"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자신에 대한 '인사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안태근(52·20기) 전 검사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건이 불거진 후 두 사람이 법정에 같이 앉은 건 처음이다
서 검사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검사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비공개 신문, 차폐시설 설치 등 보호조치를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허락했다.
이에 증인신문은 가림막이 설치된 채 이뤄져 두 사람의 대면은 이뤄지지 않았고, 신문 내용 역시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서 검사는 신문을 마치고 나와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게 "가해자(안태근)가 검찰에서 절대 권력을 누렸고 현재까지도 그 권력이 잔존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는 저에게 범죄자일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 전 검사장이 혐의를 계속 부인하는 것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 검사는 이날 신문 중 안 전 검사장이 법정에서 나가있을 것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이 부분은 허락하지 않았다.
안 전 검사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 퇴정에 대해 "사건 성격이나 증인 입장에서 피고인과 대면하기가 난처하다는 사정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며 "하지만 피고인으로서는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위해 공판 내용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 또 인사상의 여러 내용들은 피고인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부분이기 때문에 대면권이 보장됐으면 한다"고 반대했다.
이 부장판사는 "형사재판 절차에서 피고인 방어권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에 퇴정은 명하지 않겠다"면서 차폐시설과 비공개 신문만을 허락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열린 2차 공판에서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가 2015년 8월 서 검사가 내지도 않았던 사직서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었다는 증거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부장판사는 안 전 검사장이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증거가 등장하자 서 검사를 불러 증인신문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한 이후 2015년 8월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시 검찰 인사 등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다.
검찰은 안 전 검사장이 인사권을 남용해 서 검사가 수십 건의 사무감사를 받고, 당시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전 검사장 측 변호인은 지난 5월 열린 1차 공판에서 "피고인은 술에 취해 언론보도로 알려지기까지 서 검사 강제추행 사실에 대한 어떤 인식조차 없었다"며 "자신의 추행 사실을 알았다면 문제가 커지지 않게 피해자를 조심스럽게 대했을 것이다. 보복인사를 감행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지난 1월 말 JTBC '뉴스룸'에 나와 자신이 서울북부지검 소속이었던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선배 검사가 자신을 성추행했고 이후 인사 불이익까지 줬다고 털어놨다. 이후 선배 검사는 안 전 검사장으로 드러났다.
서 검사의 폭로는 일명 '미투' 운동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시발점이 됐다.
그는 지난 13일 단행(19일 시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성남지청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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