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고3 시험지 유출 파문 수사 확대

입력 2018.07.16. 17:33 수정 2018.07.31. 11:32 댓글 0개
전 과목 복사본 빼내…추가 범행 조사

광주 한 사립고의 시험지 유출 사건의 파문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해당 사건과 관련 추가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경찰 수사가 확대되고 있으며 교원단체들도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나서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1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 감사 과정에서 모 고교 행정실장 A(58)씨가 기말고사 전체 과목인 9개 과목의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당초 학교 측은 학생들의 신고로 점검을 한 결과 9개 과목 중 5개 과목만 유출된 것으로 파악해, 유출 과목에 한해 17일 재시험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교육청 감사 과정에서 A씨가 전 과목을 유출했다는 진술을 함에 따라 오는 19~20일 9개 전 과목의 재시험을 치를 방침이다.

이 날 중간 조사 점검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시교육청 기자실을 찾은 해당 학교 교장도 “CCTV 내용과 경찰 자료 요청 내용으로 볼 때 전 과목 시험지가 유출됐을 정황이 있어 학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 과목 재시험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찰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서부경찰서는 행정실장 A씨와 학부모 B(52·여)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출국금지 조치했다.

A씨는 “아들을 의대에 보내려 한다”는 B씨의 요구로 지난 2일 오후 5시께 학교 인쇄실에서 3학년 기말고사 시험지를 복사한 뒤 사본을 B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유출 경위와 금품수수 등을 조사하는 한편 추가 범행 여부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교원단체들도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교사노조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고 3학년 시험지 유출사고는 학교의 존립을 흔드는 중대 사건이다”며 “학교 행정실장에 의해 시험지 유출사고가 일어났다면, 학교운영 전반에 걸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광주시교육청은 이 학교를 종합적으로 감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교조 광주지부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건은 성적지상주의 학력경쟁과 사립학교 운영의 비민주성이 빚은 참사다”며 “사립학교 교직원 채용과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공적 견제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유출된 시험지로 기말고사를 치른 해당 학생은 자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주기자 storyoar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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